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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록 ㅣ 경성탐정록 1
한동진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한국 추리소설의 부활을 꿈꾸는 새로운 탐정 이야기' 라는 카피 문구가
전혀 어색하지 않는 책 <경성탐정록>은 명탐정 설홍주와 친구 왕도손이 풀어나가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두 사람의 이름과 관계에서, 난 살짝 이 책이 '셜록 홈즈'에 대한
오마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의 엘러리 퀸을 꿈꾸는 한동진-한상진 형제의 공동창작품 <경성탐정록>의
탐정 설홍주 이야기는 2006년 미스터리 동호회 '하우 미스터리'에 처음 공개한
단편 <운수좋은 날>로부터 시작되었다.
미스터리 팬들에게 '꽤 완성도 높은 신선한 미스터리'라는 평을 들으면서
이곳저곳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현재 설홍주와 왕도손의 스릴 넘치는 추리 스토리를
계속 구상 중이라고 한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추리소설 <경성탐정록>은 1930년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누구나 다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탐정 설홍주와 중국인 한의사 친구 왕도손이
조선인 부호 납치사건, 나체의 여인 살해 사건 등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이다.
몇 년전 개봉했던 공포영화 중에 '기담'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경성이였다.
이 시기의 경성은 일본의 식민지로 암울한 상황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발전을 이룩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적 특징 때문인지 이때 경성의 분위기는 허무와 절망의 뒤섞임 속에서
퇴폐적인 느낌까지 드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바로 이때 경성에서 이름을 날리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설홍주.
그는 만석꾼의 둘째 아들로 자신의 관심을 끄는 사건만을 맡아 해결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모던보이라고 할 수 있다.
난 책을 읽는 내내 설홍주의 캐릭터가 2007년 KBS에서 방송됐던 드라마
'경성 스캔들'에서 선우완역을 맡았던 강지환의 모습으로 보여서
<경성탐정록>을 끝까지 더 흐뭇하게 읽을 수가 있었다 ^^;;
그리고 '셜록 홈즈'에서 셜록 홈즈의 곁에서 사건 해결을 도와주며 큰 힘이 되어줬던 친구
와트슨의 역활을 맡고 있는 인물 왕도손은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듬직하고 신뢰가 갔다.
책 속에 수록되어있는 다섯 편의 단편들의 줄거리를 다 소개하고 싶기는 하지만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으신 다른 독자분들을 위해서 여기서 그만 접기로 하겠다.
일본의 유명 추리 작가분들의 책들을 따라가기에는 아직은 서투르고 미흡한 점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모처럼 발견한 재미있는 국내 추리소설이기에
한국 추리소설의 부활이라는 크나큰 사명을 짊어진 한동진-한상진 형제의 다음 소설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