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발견 1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0
스텐 나돌니 지음, 장혜경 옮김 / 들녘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1942년 7월 29일 제드니크에서 태어나 괴팅겐, 튀빙겐, 베를린에서 역사를 공부한

이 책 <느림의 발견>의 저자 스텐 나돌니는 어린시절부터

존 프랭클린이라는 인물에게 빠져 있었다.

존 프랭클린 그는 누구인가.

그는 영국 해군으로 전쟁에 참전하여 영국군의 승리를 이끈 사람 중 한사람이며

오랜 꿈인 북극 탐험을 시도한 탐험가였지만

결국 북극 탐험에 실패하고 빙하에 둘러싸여 숨을 거둔 실존 인물이다.

저자의 오랜 시간 준비 끝에 출간된 <느림의 발견>은 '1부 : 코펜하겐 1801'이라는

제목만 집필된 상태에서 독일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잉게보르크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것이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상들을 수상할 정도로 이 책 <느림의 발견>은

남들보다는 비록 느리지만 그 느림 속에서 진정한 인생을 발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는 책이다.

스필스비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난 프랭클린은 어린시절 줄을 잡고 서있으라고 하면

나무처럼 가만히 몇 시간이나 미동조차 없이 서있을 정도로 느리지만 강직한 아이였다.

그는 너무 빨리 돌아다니는 아이들과 공을 한번도 잡지 못할 정도로 느려서

매번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거나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다.

그의 아버지는 매번 놀림을 당하는 프랭클린에게

두들겨 맞아야 정신차릴 놈이라고 하면서 꾸지람과 함께 매질을 하곤 했다.

어쩌면 프랭클린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과는 다르게 어머니를 닮아 느린 아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나중에 자기 몫을 하며 살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서

더욱 그를 크게 야단쳤는지도 모른다.

프랭클린은 어느 누구보다도 행동도 말도 느리지만 똑똑하며 느린 속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용할 줄 아는 아이였다.

세상을 보고 사물을 보는 눈이 남다른 아이 프랭클린은

바다를 향한, 항해사를 향한 꿈을 꾸게 되고 결국 그는 배를 타게 된다.

처음엔 그의 느린 속도때문에 배에 적응하기가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꼼꼼히 보고 살피고 외우고 계산하며 훌륭한 해군이 되기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1801년 코펜하겐 전투에서 그는 덴마크 병사를 죽이게 된다.

그는 이 일로 극심한 혼란과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전쟁의 참 모습을 보게 된 프랭클린은 이때부터 탐험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게 된다.

이후 그는 진정한 한사람의 선원이 되어가고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승리에 공헌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곧 영국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해군에게 평화란 곧 실직을 말하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이젠 늙고 힘이 없어진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던 프랭클린은

결국 다시 바다로 나가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재촉하지 않는 땅, 그곳 북극 찾아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뎁포드에서 배를 한 척 맡아 북극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결국 선장 프랭클린의 첫 북극 탐험은 실패로 끝나지만 선원들과 다함께 무사 귀환하게 된다.

그 후 그는 배 한 척의 선장이 아니라 탐험대 전체의 단독 대장이 된다.

프랭클린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며 그는 수많은 역경과 모험 속에서

탐험을 계속해 나가지만 결국 또 한번의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다음 탐험을 꿈꾸며 용기를 낸다.

명성과 명예를 얻게 된 그는 결혼도 하고 반 디멘즈 랜드의 새로운 총독으로 임명되기도 한다.

그는 총독의 일도 항해사처럼 열심히 해나가지만 그의 본성은 바다 사나이였다.

결국 탐험대를 이끌고 다시 바다로 나간 프랭클린은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항로 중에 목숨을 잃고 만다.

비록 역사속에서 존 프랭클린이라는 사람은 실패한 탐험가일지 몰라도

난 그의 삶의 행로를 따라가면서 그야말로 진정한 승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느리다는 것은 비난받는 일인데

1800년대에는 오죽 했을까.

자신의 느린 속에 좌절하지 않고 인생을 개척해나간 프랭클린은

그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을 산 사람이다.

죽음보다 느렸지만 태양보다 빠른 삶을 살았던 프랭클린을 통해서

빠르다는 것만이, 언제나 앞서 나간다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남들보다 느리지만 최고 보다는 최선을 다한 삶,

최선을 다한 삶 보다는 노력하는 삶을 살았던 프랭클린의 느림을

나의 삶에서도 발견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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