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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두행숙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 <레아>의 저자는 파스칼 메르시어로 그가 2004년에 출간한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독일을 비롯 세계 15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사람들이 어떤 한 사람에 대해 하는 말과, 한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해 하는 말 가운데
어떤 말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라는 화두를 던지며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이 책을
난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레아>로 처음 파스칼 메르시어를 만나게 되었는데
난 이 책 한 권으로 그의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스위스의 베른에서 출생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그의 이력때문인지
그의 책에서는 철학적인 느낌이 물씬난다.
<레아> 역시 하룻밤만에 다 읽었지만 책의 여운은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책 표지에도 나와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레아라는 소녀이다.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레아는
우연히 기차역에서 길거리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듣고 바이올린에 매혹된다.
그때부터 레아에게 바이올린은 삶의 전부가 된다.
타고난 천재성과 열정으로 레아는 무서울 정도로 바이올린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첫 콘서트에서 자그마한 실수를 한 레아는 그때부터 무대공포증에 시달리며
서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이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이라고 할수 있는 레아의 아버지 마틴 반 블리에트는
유능한 학자이자 딸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해줄려고 하는 열정적인 아버지이다.
한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한 딸을 보면서 그는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과르네리 델 제수를 딸에게 구해주고자 결심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두사람의 인생은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이 책의 첫 장면은 전직 외과의사인 아드리안 헤르초크가 우연히
프로방스의 한 카페에서 마틴 반 블리에트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렇게 열정적이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아드리안 헤르초크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 책 <레아>에서 저자는
성격부터 시작해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중년의 두남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내면에 숨겨져있던 욕망과 열정을 끌어내어
레아와 마틴의 인생에 동질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어느새 우리는 아드리안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에 동화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 모든것을 내던질 수 있는
열정을 내뿜는 장면에서 난 움찔 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가슴속에 가지고 있지만 섣불리 꺼낼 수 없는 그 위험한 열기에
전염이 되듯 취하고 말았다.
멈추지 못하는 자동차에 올라탄 사람의 심정이 이럴까.
<레아>는 쉽게 읽을 수는 있지만 쉽게 잊을 수는 없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