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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퍼시 캉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끌레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 <머스크>는 생각보다 매우 얇은 두께의 책이기도 했지만
흡인력도 있어서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드는 책이였다.
이 책의 제목 <머스크>는 주인공이 40여년 동안이나 애용하고있는
그라스 향수회사의 향수 이름으로 발정기 사향노루의 하복부 분비선에서
뽑아낸 물질로 만들어내는 천연 향수이다.
책 제목이 <머스크>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 아르망 엠므씨에게 있어서
이 향수 머스크는 그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책 뒷 표지에도 사향노루가 나와있는지도 모르지만^^
프랑스 정보부에서 스파이로 활동을 하다가 은퇴한 아르망 엠므는 69살이 넘은
노인이지만 아직까지도 젊고 아름다운 정부가 있는 정력가라고 할 수 있다.
수십년간 맞춤양복과 와이셔츠, 가지런히 빗어넘긴 머리카락,
수십년간 이용하고 있는 향수까지,
그는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정말 깔끔하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노신사라고 할 수 있다.
여느때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몸단장을 하고 1주일 전부터 미리 사다놓았던 새 향수병을
열었는데 머스크는 플라스틱에 가까운 새 향수병으로 바뀌어있었다.
향수까지 바르고 이젠 지팡이 대용이 되어버린 우산을 손에 들고 잿빛 펠트 모자를 쓴
엠므씨는 단골 가게에 들어가서 단골 테이블에 앉아서 이브를 기다린다.
몇 분 후 12년 전부터 그의 정부였던 이브가 와서 엠므에게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난다는 말을 내뱉으면서부터 엠므씨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늘 자신만만한 카사노바 엠므씨는 이때부터 자신의 향기,
그러니까 '머스크'에 집착을 하게 된다.
병이 바뀌어서 향수의 냄새가 바뀌었나 싶어서 예전 향수병에 지금의 새 향수를
넣어보기도 하지만 예전의 향기를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머스크의 향수회사 그라스에 편지를 보낸 엠므씨는
그라스 회사가 대그룹에 인수가 되었고 가격과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던
동물의 분비선으로 만들고 있던 자연산 머스크를 완벽하게 대체할 만한
인공 물질을 발견해내었고 뛰어난 후각을 가진 향수 전문가들과 그라스의 향수 전문가들
조차도 머스크 구제품과 똑같은 후각적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답장을 답게 된다.
미묘한 냄새의 변화때문에 엠므씨의 생활 리듬은 완전히 깨어지고 만다.
남자로써의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엠므씨는 예전 '머스크'를 구하기위해 동분서주한다.
그가 쓰는 머스크의 평균 소비량은 한달에 125밀리리터짜리 한 병. 1년이면 열두 병.
유전적 요인과 통계 수치를 종합해볼 때 82세까지 산다고 했을때 앞으로 13년은
더 살 것이라고 계산하면 125밀리리터짜리 156병이 필요하다.
그가 열심히 노력해서 구할 수 있었던 머스크의 양은 총 합하여
31개월 간의 소비량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의 판매상에게서 어렵게 구한 피같은 머스크 세 병이 모두 산산조각이나서
운송되어 오면서 엠므씨는 머스크 추적을 끝내고 운명에 도전하기를 끝내기로 결심한다.
이때부터 엠므씨는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계획한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신의 말년을 위해서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호색한이였지만 우아하고 예의바른 노신사 아르망 엠므씨는
69년 인생동안 독신생활을 고집한, 어떻게 보면 외로운 노인이다.
하지만 엠므씨의 인생은 그렇게 초라하지도 외로워보이지도 않는다.
싱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엠므씨의 인생은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