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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은
2005년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으로 제4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한
가이도 다케루의 새로운 의학소설이다.
개인적으로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을 보고 가이도 다케루의 팬이되서
일명 '다구치 시리즈'인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제너럴 루주의 개선>까지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에 국내에 출간된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은 '다구치 시리즈'와는
별개의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산부인과에 대한 사회와 의료계 전반에 걸친
문제점들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는 소설이다.
솔직히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이라는 제목도 그렇게 사람들의 손을 잡아끄는
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표지도 썩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제목을 원제인 'Gene Waltz(유전자 왈츠)' 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이 책의 주인공 소네자키 리에는 사쿠라노미야 시 도조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도쿄 데이카대학 의국에 입성한 32세의 미모의 산부인과 의사이다.
사람들에게서 일명 얼음 마녀로 불리는 그녀의 이 별명은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라서 붙여진 별명이 아니라 일에 있어서 철두철미한
그녀의 성격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그녀는 주 2회 마리아클리닉이라는 산부인과로 외래진료를 나간다.
몇 년전 마리아클리닉에 닥친 불행한 사고로 인해 그녀가 현재 맡고 있는
다섯 명의 임산부를 끝으로 원장은 병원 문을 닫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책 말미에 가서는 리에가 대리모 문제에 관여했다는 소문을
그녀의 선배 의사 기요카와가 듣게 되는데,,,
결말을 여기에 밝힐 수는 없기에 넘어가지만
가슴 후련하면서도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결말이 독자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
생명의 기본 비트는 3박자. 즉, 왈츠인 것이다.
유전자 왈츠를 통해서 인간의 DNA는 형성된다.
한 생명이 탄생되기 까지의 유전자 형성과정이 비교적 자세히 설명되어있는
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나까지도 산부인과 박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저자인 가이도 다케루가 의사여서 그런지
그만큼 의학적인 지식들이 자세히 설명되어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현재 일본이 처한 의료 현실들과 비교해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생명이 잉태가 되서 탄생이 되기까지의 그 위대한 순간의 중심에 선 산부인과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일은 힘들어도 그만큼 보상도 별로 없고, 의료사고가 일어 날 수도 있는 산부인과를
기피해서 큰 대학병원에서도 의사들이 딸리는 실정이다.
우물 안에 갇혀있는 듯한 관료와 정치가들의 의료현실 인식이 얼마나
편협하고 좁은 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한 생명이 피어나서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위험들과 어려움들이 주위에 산적해 있는지 모른다.
여성들은 대단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더 위대하다.
생명의 위대한 순간을 위해서
오늘도 현장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든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