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우리
수산나 알라코스키 지음, 조혜정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 <돼지우리>는 핀란드 바사라는 곳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스웨덴으로 이민을 와서, 
대부분의 성장기를 <돼지우리>의 배경 도시인 위스터드에서 보낸 
수산나 알라코스키의 작품이다.
<돼지우리>라는 데뷔작으로 그녀는 
2006년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어거스트 상’을 수상했다.
최근에 국내에 스웨덴의 좋은 작가분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책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되서 매우 좋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이나 쉘 요한손의 ’이야기꾼’ 등은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특히 ’이야기꾼’의 경우에는 <돼지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소설인데,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책속에 포함되어 있는 분위기나
<돼지우리>의 주인공 레나처럼 
’무너져가는 집’에 살고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같은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돼지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이 책의 주인공은 ’레나’라는 소녀로 
그녀의 가족 아버지, 어머니, 오빠 마르꾸와 동생 사카리,
고양이 뿌띠와 띠뿌, 개 테리는 다같이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이 아파트는 군청에서 싼 값에 임대를 해주는 것으로
까다로운 입주자 규정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우리식으로 해석하자면 임대아파트라고 할 수 있을것 같은데,
레나가 훔쳐들은 엄마의 이야기에 의하면
자신들이 이사 갈 동네 프리드햄을 군청에서는
’돼지우리’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돼지우리’, 어딘가에 격리되러 사육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이런 상황이 그들이 처한 현실이자 
이 책의 제목 <돼지우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핀란드가 전쟁과 내전으로 혼란을 겪는 와중에 이민을 온 레나의 가족들은
서툴게 스웨덴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레나는 엄마와 이웃집 헬미 아줌마의 대화를 몰래 엿듣는데 
그들은 종종 핀란드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얘기하곤 한다.
공포와 혼란, 배고픔을 피해 스웨덴으로 온 그들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스웨덴 안에서 이방인이자 외톨이일 뿐이다.
레나는 이사를 와서 오쎄와 리따라는 친한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그들도 역시 ’돼지우리’의 이웃이다.
홀어머니와 대가족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두 친구들도 레나처럼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알코올 중독을 가장 혐오한다는 직가의 말처럼
<돼지우리>속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거의 모두다 술독에 빠져
가족과 직장을 내팽개치고 살아간다.
짧은 금주기간 후에 다시 또 술을 먹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레나의 가족도 점점 풍괴되어간다.
가정폭력은 점점 극한으로 치닫고 레나는 배고픔과 공포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친구 집집을 전전하기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마르꾸는 점점 반항적으로 변하고 사카리는 표정과 말이 없는 아이가 되어간다.
이 책에는 술과 폭력으로 변해가는 한 가정의 모습이 
처절하리만큼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다.
커가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
즉 남들과 다른 자신의 가정, 학교의 다른 친구들의 집과는 다른 돼지우리의 모습을
알아가면서 레나는 좌절하고 상처받는다.
술을 마시고 서로 욕을 하며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볼때면
툭하면 복통이 찾아오는 레나의 배는 레나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거울이다.
결국 병원과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게 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사회복지기관의 도움으로 레나의 집은 어느정도 집의 모습을 다시 갖춰간다.
오랫만에 그들의 도움으로 집은 안정을 찾아가지만 레나는 그들의 집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부모님은 다시 술을 마시게 되고
가족들의 고통은 되풀이되어 간다.
좋아졌다가 나빠졌다를 수없이 되풀이하고, 매번 희망이 좌절되어 가지만
레나와 오쎄, 리따는 자신의 집을 버릴 수가 없다. 
비록 그곳이 돼지우리 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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