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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에디터 / 2012년 2월
평점 :
20년 전에 톨스토이가 쓴 부활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방대한 분량에 난해한 내용들이라 끝까지 읽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지 모두 잊은지 오래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란 책도 읽어볼려고 하다가 읽지 못했다. 인생독본도 읽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다. 독서습관을 따라 이번에는 톨스토이의 책을 읽을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사상가로 여겨지는 톨스토이의 문학세계를 접할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이다. 중병에 걸린 톨스토이는 병상에서 일력에 따라 그가 접했던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글들을 모아 이책을 만들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자신이 발견한 금쪽같은 내용들을 일력에 따라 만들었다. 독자들이 날마다 주옥같은 글귀들을 만났을때 자신이 심취했던 그 문장들 앞에서 자신처럼 그 글들에 심취하고 그가 그런 사상가들의 글을 대했을때 느꼈던 희열을 맛본것처럼 똑같이 맛보기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작업한듯 하다.
책 내용 속에는 톨스토이와 사상적으로 공감대를 이루었던 수많은 현자들과 사상가들(에픽테토스, 디오게네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아우구스투스, 파스칼, 루소 스피노자, 루터, 칸트, 쇼펜하우어, 도스토옙스키등)이 나온다. 이들을 비롯해 동양의 공자와 노자를 비롯해 인도의 금언 부처의 가르침에서부터 성경 말씀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사상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제목처럼 날마다 행복한 하루를 열기를 기대하며 지은 이 책 내용처럼 오래전의 사상가들의 말들이지만 작금의 시대에도 그들의 말들이 공감되어 전달되어오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의 부족한 생각의 폭을 보는듯 하다. 매일 짧은 내용들의 말들을 접할 수 있으며 읽어가기에 무리가 없음에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을 울리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대문호라고 여겨지던 톨스토이와 사상적 공감대를 이룬 수많은 현자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빛을 발한다. 매일 가볍게 접할수 있다는 것이 이책의 최대 장점이다. 특히 성경과 관련된 지식을 많이 갖고 있던 나로서는 부처의 가르침이라고 표현된 말들이 처음대하는 사상처럼 신선하게 다가왔다. 잘몰랐던 점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느낌이었다. 성경말씀을 가까이 하던 톨스토이가 동서양을 뛰어넘어 여러 현자들의 사상들을 폭넓게 접했다는 점에서 편협한 나의 세계관을 보게 되었고 좋은 사상들을 취했던 톨스토이를 통해 사고의 폭이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인생의 말년에 늘 이책을 가까이 하며 어느 곳을 펼쳐 읽더라도 읽을때마다 느꼈던 감정들을 되새겼을 톨스토이를 보면서 그의 사상적 깊이와 폭넓음에 고개를 끄떡이게 되고 진지한 인생의 고민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들을 연마했던 톨스토이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이 가벼운 요즘 철학이 없어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현실을 보면서 어떤 이는 인문고전을 읽어보길 권하며 수많은 책들이 나오는 이 시점에서 톨스토이가 인생말년에 엮은 일력들을 보면서 인생의 진지한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철학이 있고 나만 옳다는 주장에서 벗어나 타인의 사상에도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