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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 발간 10주년 기념 개정판
박미자 지음 / 들녘 / 2023년 3월
평점 :
저자 박미자
교육학 박사,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
전교조 전 참교육연구소장
30여 년간 교직 역임
2번째 고도 성장기가 바로 중학교 시절이라고 한다.
중학교 1학년들과 작년 한 해를 보냈다. 담임으로...
다소 '옛날 사람'인 나에게 매우 힘든 한 해 였다.
초등생들 같은 말과 행동은 나를 몹시도 혼란에 빠뜨렸다.
내 눈에 장난처럼 보인 행동들이 장난이 아니였고
장난이 아닌듯 보인 행동들을 장난이라 하던 아이들..
겨울 방학을 보내고 나서 다시 만난 그들의 분위기는 후배가 생긴다는 약간의 설렘과
선배가 된다는 또 다른 설렘이 엿보였다.
비로소 그들 한 명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왜 그토록 분노했던가...
올 한해도 중학교 1학년들과 수업하는데 작년과는 다른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과 나 자신 모두 담임이 아니라서라고 하는데 과연 그런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더 달라지고 싶다.
3주 동안 수업 시간에 가장 강조한 것이 서로에 대한 '조심'이다.
자아가 커지고 나의 영역이 커지는 시기이니 서로 조심하자고..
다음으로 '장난이 장난이 아니다.'이다.
사고는 늘 장난에서 시작된다.
사고를 의도하지 않은 아이들은 억울해하고 오히려 화까지 낸다.
다음으로 '언행'에 대한 당부이다.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어느 날 내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특히, 비속어와 욕설에 대한 이야기는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잦은 노출과 또래 집단에서 무심코 쓰다보니 나쁜 말인지 망각한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은 알면서도 행하게 된다는 것!
청소년기는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통해 뇌의 성장 정도에 차이가 생긴다고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배움의 경험이 필요하다.
먼저 상호 작용을 통한 관계 맺기를 배우는 협력을 통해 더 잘 배우게 된다고 한다.
대화를 통한 소통에서 배우고 즐거워야 잘 배운다고 한다.
혼자보다는 아이들이 주축이 되는 활동을 즐거워하고 대화를 하다보면 스스로 깨닫는 모습과 즐거운 수업은 자는 아이들이 없다. 하지만 수업과 즐거움 2가지 모두 만족하지 못한다.
즐거우면 한 없이 즐겁기만 하려 하는 아이들에 끌려갈 수만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과 매일 밀당을 하게 된다.
40대 부모와 10대 청소년
40대 중반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내 눈에 10대 아이들은 시간을 너무도 허무하게 보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저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텐데 말이다.
20대 때는 그런 아이들이 답답했지만, 이제는 한 발짝 물러서서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어쩌면 나는 그들에게 잠시 스쳐가는 인연일 뿐인데 왜 그리 영향력을 미치려 한 것이었는지 반성한다.
나 조차 정답인 인생이 아닌데도 말이다.
예전에 보지 못했던 지금 너도 잘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은, 바로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포기하는 모습들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음을 강조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고 끊임없이 말해준다.
몇 명이나 내 말을 진심으로 새겨들을까?
책 뒤에 중학생들이 직접 쓴 글이 나온다.
읽으며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하기'를 아이들이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내 모습이 보이는 건 왜 일까?
사실은 알고 있고, 반복해서 말하는 나도 지겹지만,
아이들의 행동도 나의 훈계도 반복될 것 같다.
학교에서 가장 많이 느낀 건, 아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따라 성장을 거듭한다.
그래서 중학생은 '기적을 부르는 나이'라는 말이 꼭 맞는 것 같다.
학생들의 변화를 주도하지 말고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 내가 해야하는 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 무언가 대단히 책임감을 느낀 독서가 되버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