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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어른 - 어쩌다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김자옥 지음 / 북스고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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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자옥
솔직한 성격 탓에 주위에서 사이다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매년 나이를 먹지만 어른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아 헤맨다.
어쩌다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은 저자의 이야기..
지금의 나는 그냥 나이 먹은 한 인간에 불과하다.
여자의 숙명일까..출산과 육아로 긴 시간 누군가를 위하며 내가 없는 시간을 보냈고,
그렇기에 경력이 단절되어 다들 꺼리는 아줌마가 된 기분..
운 좋게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내년은 또 확정된게 없다.
와..미치겠다.
그저 그런 어른이잖아!!
옛말에 상투를 틀지 않으면 어른이 아니라고 했던가...
새로운 가족들 틈에서 내 자리를 만들어 내기위해 고군 분투했지만,
어느 새 슬며시 발을 빼고 나만의 세상을 갈망하고 있다.
자꾸 나를 찾고 싶어지는 욕망은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로 어른이 된다는 건 무얼까?
그냥 고마운가 보지
고맙다는 말이 귀에 거슬릴 때가 있다.
지방에서 살다와서 제일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이 공치사(남의 공을 칭찬함.)였다.
자신을 내세우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상도에서 살다 나를 치켜세워주는 일상은 너무도 곤욕스러웠다.
그렇게 15년이 지났고, 나도 매번 '고맙다'를 연발하고 있다.
꼭 해야할 것 같다.
어떨 땐 이 말을 붙이면 이상한데 하면서도 해야할 것 같은 말도 안되는 메세지를 작성하고 있다.
저자의 블로그에 감사에도 정도가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글을 올렸더니 저자의 예상과 달리 '그래도 매사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도도 나쁘게 받아들이려면 그렇게 들리는 법이다.' 등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생각이 많아지고, 명쾌함이 점차 사라진다.
그렇기에 자꾸 뭔가 신경쓰게 되고, 의미 없는 말일지라도 다들 하니까, 나만 독불장군처럼 안하면 이상하니까..
앞으로도 쭉 하게 될 것 같은 '고맙다'.
오늘도 벌써 상사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분은 많은 것을 알려주고 아낌없이 주기에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적당한 '고맙다'의 경계는 어디인가?
아이 때문 아니고 아이 덕분에
직장 생활이 즐겁지 않던 저자.
그런 저자에게 남편은 공부를 해보는건 어떠냐고 했다.
그러나 현상 유지를 위해 그러질 못하고, 아이를 최우선에 두고 많은 것을 배제하며 이직을 고려해 보았지만, 결론은 제자리.
그러다 몇 해전 일을 그만두었고,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뒤돌아보니 문득, 아이를 위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답에 힘을 잃어 갔다.
아이를 위한 희생이 아니라 아이 핑계를 대고 안주했던 것은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 때문이 아니라 아이 덕분에 마음껏 나태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왜 슬프지..
나 역시 일할 때는 힘이 들었지만, 출산과 육아는 나를 잃어가는 시간이었다.
더구나 혼자 감당해야할 몫이 너무도 많았다.
일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에 배제되고도 너무도 당당한 남편을 보며,
나는 다시 나를 꿈꾸게 되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무엇을 하려면, 내가 우선이 아니라, 나를 제외한 가족들이 없는 시간에 해야만했다.
선택의 폭이 좁았고,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내가 아닌 이유로 포기했다.
주말 쉬는 것이 일정치 않았던 남편 때문에 주말에 무엇을 하려면 시댁에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데,
그럼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건 어디에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까지 다 알고 싶어했다.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하나 하나 포기하다보니, 정말 내가 없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때때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했다.
남편은 일을 함에 가족으로 인한 제약이 없었지만, 나는 아이들이 아프면 모든 것을 중지해야됨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내가 하는 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더 오기가 생겨 더욱 더 열심히 무언가를 찾아 헤맸던 것 같다.
그러다 올해 3월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조금은 예상했지만, 아이들만 힘들어 진다는 말을 몇 번 들었다.
나는 바로 발끈해서 '내가 제일 힘들지!' 하고 맞받아쳤다.
나는 진심으로 한 말이다.
그 동안도 내가 다 감당했고, 일을 했다고 남편에게 더해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주말에도 남편없는 독박 육아로 전전긍긍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손길이 줄어드는 만큼 생략되어지거나, 아이들이 스스로 해야하는 일들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기로 한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는 아이들에게 그저 흐뭇할 뿐이다.
아이들로 인해 나를 잃어가는 시간을 보냈다.
그 덕분(?)에 나를 찾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런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어른이 무얼까' 하는 질문에서 비롯된 저자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읽으며, '내 어른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좋은 시간이 되었다. 비록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 '어른 다운 어른'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