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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유전자 - 제국을 향한 피의 역사가 깨어난다
에릭 두르슈미트 지음, 이상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중국에 대한 나의 관심 정도는 중국 고전과 현대작가들의 유려한 소설을 읽는 것이였다. 몇 개월 전에 [시인의 죽음] -다이허우잉을 읽고, 얼마 전 [마오의 제국]을 읽으면서 긴 역사를 가진 중국의 깊고 넓은 영토에 복잡한 생각이 엇갈렸었다. 이 책은 그 복잡함에 날실과 씨실을 켜켜히 더 얹어놓았지만 그 많큼 내 지식도 깊어졌으리라 위안을 삼는다.
'징기즈 칸'이라는 유명한 팝이 있다. 우리 나라에선 한때 금지곡이였지만 흥겨운 가락은 운전할 때 들으면 그만이다. 그 몽골의 피를 가진 칭기즈 칸이 엄청난 괴력으로 유럽의 기사단을 파괴하는 것으로 중국의 '피'의 혈투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이 부분때문에 작가는 필립 판과는 (마오의 제국의 저자) 전혀 다른 시각으로 중국을 보는구나 생각했다. (당연히 그래서 더 흥미롭겠구나..싶었다.) 어느 나라이던지 자국이 '피의 나라'라고 불리우는 건 끔찍할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이라는 대제국을 송두리째 용의 피로 일축하나 싶어서 도대체 그 근거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정말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칭기즈 칸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오랜 전쟁 역사를 저자의 유려한 글솜씨와 탄탄한 자료를 밑바탕으로 짚어가는데 또 놀라웠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2~3회 가본 적이 있는 대만과 홍콩의 이야기였다. 대만(중화민국의 진먼 섬)으로 도주한 장제스의 '피난 정권'을 격멸하기 위해 중국 본토의 공산주의자들. 하지만 해상전투에는 잼뱅이였던 그들은 결국 타이완을 손에 쥐지 못했다. 그리고 영국이 홍콩을 반환한 일지(?)도 숨가쁘게 진행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기위해 정말 많은 공부를 하였겠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역시 '한 작가가 실제로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설명할 때, 그는 결코 참고 자료가 하나도 없는 진공 속에서 작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토로하면서 '이 책을 저술할 수 있도록 내게 정보를 제공하고 시간까지 내주었던 고마운 분들을 다 열거한다면, 아마도 책 한 권이 될 것이다.'라고 한다.
다이허우잉의 [시인의 죽음]을 재미로 시작하여 읽고 [마오의 제국]과 [용의 유전자]를 읽어 나간 후 중국을 여행하거나 기타의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그야말로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