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
E.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읽은 경제 관련 서적 몇 권이 전부이긴 하지만 (대학교때 교양 강의로 들은 일반경제학 수업 빼고) 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다른 서적들과 다르다. '다르다'라는 말이 애매모호 할 수 있지만 나에겐 서정적인 경제학을 연상시키는게, 꼭, 환경주의자가 쓴 책 같기도 하고, 계몽운동을 하는 사상가가 쓴 책 같기도 하다.

하지만 E.F. 슈마허는 지금으로부터 약 백여년전 독일에서 태어난 수재 경제학자이다. 이미 그 때 '작은 것'으로 돌아가는 회의론적인, 염세적인 경제학론 & 환경론을 주장한 경제학자. 최근에 읽은 그 어떤 경제학 서적보다 마음에 와닿고 쉽게 이해되는 책이다.

대제목으로는 그의 관심사의 다양성을 다 엿볼 수 없다. 총 19장으로 나누어진 소단락들을 읽어보면 그의 관심사와 고민들. 인간들에 대한 발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 알 수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지혜의 핵심은 영속성이다. ... 어리석은 상태에 빠지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수 없는 한,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없다.' ----- page 45

'간디가 말했듯이 "대지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만, 모든 사람의 탐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 page 46

그리고 물질적인 목적만을 추구한 채 정신적인 목적을 가볍게 여기는 생활이 얼마나 천박하고 근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슈마허의 날카로운 지적은 '과연 우리가 탐욕과 시기심을 버리려는 시도를 할 수나 있을까?'의 자조를 뱉어내게 한다.

그가 처음으로 세계 여행을 하면서 부국과 빈국을 여행했을 때 떠올랐다는 경제학의 첫 번째 법칙, '한 사회가 향유하는 실질적인 여가의 양은그 사회가 이용하는 노동절약적 기계의 양에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명제는 나의 생활을 반성하게 한다. 얼마 전 내가 다니는 교회 주일말씀과도 일치하는 이 내용은 네 식구. 우리 가족에게 수반되는 이십여가지에 달하는 가전제품들을 부끄럽게 한다.

원자력의 위험성과 환경 오염. 그리고 해결되지 않는 빈곤의 문제가 수 십년전 그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지적되고 있다.

나는 첫 아이의 탄생으로 환경문제와 빈곤아동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조금씩 실천하고 있지만 마음과 더불어 이 문제엔 항상 경제적인 것이 따른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그렇다고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후퇴하자는 식의 경제학자는 아니다. 사실 '경제학'은 '부'에서 시작된 게 아니던가? (이건 나의 생각)

지속가능한 경제. 그리고 삶을 지키기위해서 우리는 작은 것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깨달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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