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소설선
다자이 오사무 지음, 송숙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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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겹고 슬픈 인생을 살다 간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두 편. [사양], [인간실격]
사양의 뜻을 점점 몰락해 가는 것으로 안다면 두 소설의 제목에서 우울함이 물씬 밀려온다.

[사양]에서는 '일본의 귀족'에 대해 얼핏 알 수 있다. 귀족이라고 하는 단어는 서양 사회에서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일본의 과거에도 이런 계층이 있었구나..싶다. 몰락해가는 한 귀족 가문이 있다. 그 귀족부인과 딸, 아들이 남아있다. 누나인 가즈코와 동생 나오지는 어머니를 일본의 마지막, 그리고 순수한 귀족부인이라 여긴다. 가즈코는 한 번의 결혼 실패로 어머니와 살고 있고, 마약 중독자인 나오지는 세상과 그리고 가족과 담을 쌓은 채 가족들에게 기생적인 삶을 산다. 어머니는 그런 가즈코와 나오지의 기품있는 정신적인 지주이지만 미래의 삶은 어둡기만하다. 도쿄의 집을 팔아야하는 상황까지 가세는 기울어지고 어머니의 오빠의 권유로 일본 어느 시골의 별장으로 이사하게 된다. 그 시점으로 어머니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진다. 가즈코가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대중 소설가 우에하라의 술독에 빠진 삶. 아기를 위한 맹목적인 관계의 희망은 내가 이해하기 힘들지만 전체적인 소설의 분위기는 슬프고 또한 아름다운 저녁 노을같다.

[인간실격]. 인간으로서의 기준이 실격되어버린, 끝내 정신병원에 갖히게되는 주인공 요짱. 요조.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가식이며,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그들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의 요조. 그러기에 온갖 신경을 곤두세워 그들을 속여야함으로 자신의 운명을 정해버린 나약한 요조이다. 작가의 자살행위가 소설에도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주인공이 사투한 세상. 그리고 부조리한 사람들.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요조를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하는게 못내 아쉬웠다.

두 소설 모두 삶이란 누구에게나 희망적이지않고, 또한 바라는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오지도 요조도 갓난아기의 울음을 터뜨리고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하얀 속싸개로 소중히 감싸 따뜻한 젖을 먹고, 엄마의 따뜻한 기운을 흠뻑 느꼈을터인데.... 어쩌다가 깊은 암흑의 소용돌이같은 삶을 살게되었는지 마음이 쓸쓸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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