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장으로의 초대 을유세계문학전집 23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박혜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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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렵고 몽환적(몽상적)이고 약간 환상스런 분위기가 전체적인 느낌이다. (연극 각본인 것 같기도 하고..) 반면 이러한 흐름때문에 가독성은 떨어지지 않으니 이 작품에 홀린 기분이 든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친친나트는 사형선고를 받고 형무소에 수감된다. (그 형무소에 수감 된 죄수는 친친나트 한 명 뿐이다.)  죄목은 친친나트만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형이 집행 될 날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그에게 그를 구하려다 잡혀왔다는 므슈 피에르가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사형 집행자로서 친친나트를 면밀하게 살피려고 투입된 것이였다. 마침내 단두대에 선 친친나트는 므슈 피에르를 밀어 젖히고 '모든 것은 정직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돌아가서 엎드리십시오. 당신은 엎드려 있었고, 만반의 준비가 갖춰졌고, 모든 것은 끝났지 않습니까'라 외치며 자신과 닮은 존재들이 있는 곳을 가며 소설은 끝난다. 감옥에서 일어나는 온갖 이상 야릇한 일들. 정신 나간 것 같은 아내 마르핀카의 친정 식구들. 결혼하자는 형무소 소장의 어린 딸 엠모치카 등등 소설 전체가 어리둥절한 내용 일색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이 책 역시 한 개인이 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겪는 불합리함(불평등)함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와 다르다고, 혹은 튀는 한 개인을 가쉽거리 구경하듯 유쾌한 심리로, 죽음으로까지 몰아가는 소설 속의 군중들이 참 무섭다. 망명자였다 작가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아르네가 남긴 것]... 조용히 죽어간 아르네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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