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바라박박 웅진 모두의 그림책 75
윤지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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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 속 초록빛 열매들이 금방이라도 바람을 타고 흔들릴 것 같아요.

가지마다 매달린 귀여운 열매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듯 웃고 있는 모습이 상큼하지요.

제목의 반복되는 소리마저도 바람결에 흘러나오는 노래처럼 들려와요.

그림책 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더욱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바라바라

우리의 바람이 하늘까지 닿으면.....




바라바라

시원한 그늘 아래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바라 바라바라

가득 차오르는 속삭임.




그림책을 읽고


아침 햇살 아래, 파마머리 할머니가 철조망을 열자 닭과 참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모이를 먹는 모습에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바라바라박박.” 평화로운 풍경을 깨우는 듯 낯설지만 이내 다정하게 다가오는 주문이지요.


초록빛 여린 잎이 피어나 꽃을 맺고, 비와 바람을 견디며 주렁주렁 열매로 자라는 모습은 성장의 기쁨을 떠올리게 해요.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바구니 속으로 뛰어들어 씨앗을 토해내고, 뜨거운 온탕에 몸을 담그며 단단한 껍질을 벗겨내는 과정까지 이어지지요. 그 여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바로 그런 시간을 지나야만 빛나는 바가지로 거듭날 수 있어요.


조롱박 가족들을 보며 우리 삶 속에서 마주하는 시련과 아픔이 겹쳐 떠오르고,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라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비바람과 눈보라에도 흔들림 없이 견뎌 마침내 영롱한 황금빛 바가지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은 보는 저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지요.


“바라바라박박.”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젠 다정하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주문처럼 다가와요. 슬퍼 말라고, 서로 반갑게 만나기를 바라며, 작은 생명들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소리였어요. 어느 순간부턴가 단순한 흉내가 아니라,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을 담아낸 편지처럼 느껴졌지요.


책 속 조롱박들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캐릭터처럼 다가와요. 용맹한 조롱박, 호기심 많은 조롱박, 온화한 미소를 띤 호리병 모양 조롱박까지, 저마다 다른 모습이 모여 이야기를 이끌어 가지요. 모두가 다르지만 함께하는 따뜻한 가족의 힘을 느낄 수 있었지요. 곁에서 묵묵히 함께하는 할머니는 투박하지만 애틋한 손길로 모두가 빛나길 바라는 마음이 그림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할머니의 정이 담겨 있지요.


“바라바라박박.”

책장을 덮으며 저도 모르게 조용히 속삭이고 있어요. 나의 작은 바람이 누군가에게 전해져 힘이 되기를, 또 함께하는 시간이 더 단단히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조롱박의 한 생애를 통해 우리 삶의 여정과 맞닿아 있고, 결국 묵묵히 견디며 꿋꿋하게 살아내는 존재의 힘을 전해 주는 따뜻한 응원처럼 들려와요.



<바라바라박박>의 한 권에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보드라운 잎, 꽃이 피어나고 주렁주렁 열매가 맺히는 모습, 그리고 단단한 바가지로 자라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작은 생명으로서 삶을 이어가고 변화하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지요. 한 장면 한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바람이 스며든 바가지가 결국 누군가에게 필요한 쓸모로 다시 태어나듯, 우리도 저마다의 바람을 품고 단단히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전해져요.





- 다시 만난 농부 아저씨 -



조롱박들이 이야기를 이어갈 때, 처음에는 어디선가 낯익은 밀짚모자가 보이더라고요.

할머니와 박을 타는 아저씨가 바로 <대레대레댑댑>에서 보았던 긴 창을 들고, 밀짚모자에 파란 멜빵바지를 입은 농부 아저씨예요.


윤지혜 작가님의 SNS에서 발견한 농부 아저씨의 변화되는 모습까지 함께 보니, 왠지 모를 반가움이 더 커졌어요. 작품 사이에서 이어지는 캐릭터의 존재가 주는 반가움은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에 특별함까지 더해 주는 것 같아요.





- 윤지혜 작가님의 책 -



작은 것도 소중히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동글동글 조롱박 바가지에 담긴 바람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윤지혜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lamb7





- 출판사 웅진주니어의 말놀이 그림책 -



출판사 웅진주니어의 말놀이 그림책 시리즈는

반복과 리듬을 살린 재미난 소리로 아이들의 문해력을 자연스럽게 키워 주는 그림책들이에요.


출판사 웅진주니어 SNS : https://www.instagram.com/woongjin_junior/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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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해적
시모다 마사카츠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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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다에서 싸우던 해적이 칼에 찔려 깊은 바닷속으로 던져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천천히 가라앉는 해적에게 바다 생물들이 다가와 무언가를 요구하지요. 처음에는 거부하던 해적도 차례로 자신의 것을 내어주게 되고, 이야기는 점점 더 깊은 바닷속으로 이어지지요. 과연 해적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바다 생물들은 해적에게 모자, 이, 손톱, 눈, 머리카락을 하나씩 달라고 하지요. 겉으로만 보면 빼앗기는 장면 같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것은 남은 자들에게 건네는 선물처럼 다가오지요. 마치 죽은 몸이 흙으로 돌아가 숲을 키워 내듯, 해적의 몸 또한 바닷속 생명들에게 이어지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지요. 해적의 여정은 끝났지만, 바다는 여전히 생명을 품고 있고, 그 안에서 그는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요.


처음엔 죽음을 거부하며 빼앗기지 않으려 하던 해적은 바다 생물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지지요. 이 모습은 마치 한 사람의 마지막 길을 천천히 따라가는 듯한 장면처럼 다가와요. 늘 남의 것을 빼앗으며 살던 그가 이제는 차례로 자기 것을 내어주는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은 묘한 울림을 남기지요. 죽어가는 존재가 마지막까지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남겨주는 선물 같았어요.


이 장면들을 보면서 ‘무엇을 남기고 떠나는가’라는 물음을 떠올리게 되지요.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나누는 작은 친절과 사랑, 그리고 남겨 두는 말과 행동이 결국은 사라지지 않고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해적은 더 이상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고, 오히려 평화를 얻으며 바다와 하나가 된 듯 남아 있지요.


죽음을 다루지만 이 책이 전하는 울림은 삶에 있지요. 무엇을 가지는가 보다 무엇을 나누고 남기는가, 그 질문은 지금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바라보게 하지요. 그래서 이 책은 삶을 더 깊고 단단하게 바라보게 하고, 독자에게 사유의 시간을 선물해 주지요.


흑백의 표지와 달리 책장을 펼치면 깊고 짙푸른 바다가 끝없이 이어지지요. 그림은 점차 어두워지지만 동시에 빛을 품고 있어요. 책장을 넘길수록 바다는 더 깊어지고, 해적의 모습은 서서히 사라지지만 그 자리에 은은한 빛이 번지지요. 죽음을 향한 길 같지만, 동시에 또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문 앞에 선 듯한 기운이 감돌아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연결일 것 같아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죽은해적 #미운오리새끼출판사 #시모다마사카즈 #해적그림책 #희생그림책 #어른을위한그림책 #볼로냐라가치상 #바다그림책 #삶과죽음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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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필요한 딱 한 가지 국민서관 그림동화 296
로렌초 콜텔라치 지음, 알리스 우르간리앙 그림,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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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인도에서 필요한 딱 한 가지 / 로렌초 콜텔라치 글 / 알리스 우르간리앙 그림 / 이세진 역 / 국민서관 / 국민서관 그림동화 296 / 2025.08.25 / 원제 : Per sopravvivere su un’isola deserta(2025년)


그림책을 읽기 전


아무도 없는 섬, 내가 챙길 수 있는 단 하나라니, 생각만으로도 궁금해져요.

표지에 가득한 알록달록한 식물들은 낯설고도 신비로워서,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지요.

과연 아이들이 선택한 ‘딱 한 가지’는 무엇일까, 책장을 넘기고 싶어 손끝이 근질근질해져요.





그림책 읽기




무인도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밤에 잠을 자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쉼터가 있어야지.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지켜야 해.





그림책을 읽고


두 아이가 무인도에 갇혔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 곁에는 언제나 책이 있으니까요. 이 그림책 속 무인도는 외로움의 공간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가득 찬 놀이터예요. 책은 집이 되었다가, 놀잇감이 되었다가, 운동 기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을 피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지요. 책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통해 아이들은 두렵지 않게 섬을 살아내고, 오히려 즐기며 하루하루를 채워 가요.


흥미로운 건, 이 그림책이 단순히 ‘책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책은 책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를 위한 초대장이기도 해요. 가방에 책을 가득 넣고 다니는 독자,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의 스릴에 빠지는 걸 좋아하는 독자, 어디서나 책을 읽는 독자… 심지어 거꾸로 서서도 책을 놓지 못하는 독자까지요. 그 모든 이들을 이 책은 기쁘게 불러 모아요. 그리고 독자들은 이야기 속에서 자기 모습을 발견하며 반가움에 웃음을 짓게 되지요.


모험이 끝나갈 무렵, 마을을 거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를 다시 현실로 데려다주지요. 마치 상상과 현실 사이에 놓인 다리처럼, 일상으로의 복귀가 차분히 이어지지요. 이 자연스러운 흐름 덕분에 책 속에서 경험한 모험은 그저 환상으로만 남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닿아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돼요. 책은 그렇게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잇고, 혼자 있는 순간에도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려 주지요.


여름 햇살처럼 유쾌하고 경쾌한 이 그림책은, 책이야말로 우리가 어디서든 살아남게 하는 초능력임을 보여 주었어요. 무인도에서도, 혹은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도, 책 한 권은 언제나 우리를 웃게 하지요. 책과 함께한 순간들은 결국 세상을 헤쳐 나가는 힘이 되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용기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하게 해요.





- <무인도에서 필요한 딱 한 가지> 독후 활동지 -



출판사 국민서관에서는 출간되는 대부분의 그림책 독후 활동 보따리를 만나 볼 수 있어요.

네이버 카페 '국민서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모두 4장의 독후 활동지 중에서 2장만 보여드린 거예요.


국민서관 네이버 카페 : https://cafe.naver.com/kmbooks/54854




- 알리스 우르간리앙(Alice Ourghanlian) 작가님 -



그림책 후반부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하지요. 두 아이가 무인도를 떠나 현실로 돌아와 강아지를 만나고,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친구와 인사를 나눈 뒤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에요. 저는 처음에는 조금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지만, 곧 이 장면이 상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다리’라는 걸 깨달았어요. 다음 장면에서 아이가 신발을 벗고 책장에서 책을 꺼내 드는 순간, 방금의 모험이 책을 통해 펼쳐진 상상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2002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펜과 잉크, 불투명 수채와 색연필을 사용해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를 만듭니다. 2022년에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30세 이하 유망주에게 주는 아르스 인 파불라 장학상을 받았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알리스 우르간리앙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liceourghanlian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무인도에서필요한딱한가지 #국민서관 #그림책 #창의력 #독서의힘 #무인도그림책 #책그림책 #탐험그림책 #생존그림책 #상상그림책 #그림책읽는아줌마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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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라임 그림 동화 45
쥘리에트 발레리 지음, 쥘리 드브지 그림,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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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 쥘리에트 발레리 글 / 쥘리 드브지 그림 / 김자연 역 / 라임 / 라임 그림 동화 45 / 2025.08.20 / 원제 : Une nuit d'enfant chat(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짙은 초록 위로 까만 고양이 얼굴이 또렷이 담겨 있어요.

어둠과 빛이 만나는 눈동자 안에는 작은 아이의 모습이 아련히 담겨 있어요.

고양이와 마주한 지금도 좋지만, 표지를 열면 낯선 모험이 시작될 것만 같아요.




그림책 읽기




어느 날 아침, 새 한 마리가 내 방 창가로 다가와 "나랑 같이 갈래?"

"난 날개가 없어."




다음 날 아침에는 새가 찾아오지 않았어요.

괜스레 심통이 났지요. 그러다 불쑥 화가 치밀지 뭐예요?




이번에는 새가 아니라 고양이었어요.

"나랑 같이 갈래?"





그림책을 읽고


엘라는 친구가 없어 늘 창가에 앉아 책만 읽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새 한 마리가 날아와 “나랑 같이 갈래?” 하고 말을 걸었지요. 하지만 엘라는 날개가 없어 하늘을 함께 날 수 없었어요. 새는 이내 사라지고, 이번에는 고양이가 다가옵니다. “꼭 새가 아니어도 괜찮아. 이제 나랑 같이 가자.” 고양이는 지붕 위로 폴짝 뛰어올랐지만, 엘라는 그곳에 오를 수 없었어요. 또다시 혼자가 된 엘라, 과연 그녀에게는 어떤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새, 고양이, 엘라는 모두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나와 다른 타인과의 만남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지요. 처음에는 다투기도 하고, 서운해하기도 하고, 마음이 엇나가기도 해요. 하지만 그 속에서 기다림과 양보, 타협과 협동을 배워 가지요. 엘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 원하는 친구의 모습을 알아가고 '내게 꼭 맞는 친구는 반드시 있다'는 희망이 전해져요. 그 만남이 늦게 오더라도, 결국 진짜 친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다가오니까요.


저는 어릴 적에 맞는 관계는 억지로 붙잡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임을 몰라서, 나를 잃어버릴 정도로 상대에게 맞추며 친구에 목을 맸던 기억이 있어요. 친구의 의미를 깨닫는 중요한 시기에 좋은 학교 진학을 위한 전학이 오히려 저에게는 독이 되었지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배려와 변신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친구를 위해 양보하고 기다려 주는 건 분명히 소중한 일이지만, 자신을 잃어가면서까지 상대에게 맞추는 건 건강한 관계라고 할 수 없어요. 친구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해 주는 사람이어야 하고, 나 역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며 곁에 설 수 있어야 하지요.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친구 사귀기의 기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친구란 어떤 존재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지요.


또 하나 주목하고 싶은 건 줄리 드브지 작가의 그림이에요. 밝고 강렬한 색감은 마치 아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음악 앨범 같아요. 글을 읽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그림 속에서 상상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요. 숲의 푸른빛, 고양이의 검은 눈동자, 활짝 열린 창문과 체리나무의 붉은 열매까지… 생동감 넘치는 장면 하나하나가 아이들을 끝없이 넓은 세계로 이끌어 주지요.


결국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는 외로운 아이가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면서도, 그 과정 속에 담긴 성장을 함께 보여주었어요. 다툼과 갈등을 통해 배려와 기다림을 배우고, 때로는 맞지 않음 속에서 진짜 친구의 의미를 깨닫게 되지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선물이었네요.





-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완성 과정 -



쥘리 드브지 작가님은 그림책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의 완성 과정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개하셨어요.

하나의 장면을 완성하기까지 밑그림으로 대략적인 구성을 잡고, 첫 번째 채색으로 분위기를 불어넣은 뒤, 세부 묘사로 깊이를 더해가는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셨지요.


작가님은 텍스트를 받아 그 의미를 해석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구상하며 그림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전했어요. 그렇게 오랜 시간 다듬고 품어온 프로젝트가 마침내 세상 속에 펼쳐지는 작업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쥘리 드브지(Julie Debezy)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juliedebezy




-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다른 얼굴 -



한글 번역판과 원작의 표지가 서로 다르게 꾸며져 있어요.

한국어판은 고양이의 얼굴과 눈동자 속 아이의 모습을 크게 담아 신비롭고 상징적인 분위기를 주지요. 반면 프랑스 원작은 아이와 고양이 옷을 입은 인물이 손을 잡고 밤의 연못가를 거니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서정적인 흐름을 담아내고 있어요. 두 표지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어판 표지가 더 마음에 들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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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자꾸 심술이 날까? 국민서관 그림동화 295
레이철 브라이트 지음, 짐 필드 그림,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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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난 왜 자꾸 심술이 날까? / 레이철 브라이트 글 / 짐 필드 그림/ 김영선 역 / 국민서관 / 국민서관 그림동화 295 / 2025.07.28 / 원제 : The Camel who had the hump(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사막의 모래언덕 위, 시무룩한 표정으로 낙타가 서 있지요.

눈빛은 따가운 햇살보다 더 날카롭고, 입술은 꼭 다문 채 불만이 가득해 보여요.

표지만 보아도 오늘 이 낙타의 하루는 순탄치 않을 것 같은 기운이 느껴져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이 낙타를 이렇게 심술궂게 만들었을까요?





그림책 읽기




"아, 커디! 오늘이 바로 그날이야! 오아시스에 가서 실컷 물 마시고 노는 날!"

"난 지금 안 가고 싶어요! 걷기도 싫거든요. 으윽! 말할 힘도 없다고요!"




어른 낙타들은 커디를 떠밀기도 하고 끌어당기기도 하고, 살살 구슬려 보기도 했어요.

"안 움직일 거예요. 한 발짝도! 날 좀 내버려둬요!"




"나도 한때는 걸핏하면 툭툭대는 투덜이였어. 전혀 나답지 않은 시도였는데..."

"미소? 미소라고? 흥, 난 그딴 거 안 해."




그림책을 읽고


어린 낙타 커디는 아침부터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심술을 부려요. 다른 낙타들은 오아시스로 물놀이를 떠나는 설렘에 들떠 있지만, 커디는 늦잠을 못 잤다며 시끄럽다고 투덜대지요. 이런 모습이 하루이틀이 아니라서 무리의 낙타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길을 나서요. 결국 커디도 마지못해 따라가지만, 뜨거운 햇볕과 피곤함에 지쳐 발걸음을 멈추고 지쳐 버리지요. 아무리 달래도 움직이지 않던 커디는 끝내 무리에서 뒤처져 홀로 남게 되지요. 예상치 못한 고립에 당황한 순간, 작은 날쥐 존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지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심술은 꼭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만 생기는 건 아니지요. 몸이 피곤하거나 배가 고플 때, 기대가 어긋났을 때도 불쑥 올라와요. 작은 흔들림에도 크게 반응하며 자꾸 드러나는 마음의 신호인 거예요. 커디가 아침부터 늦잠을 못 잤다고 짜증을 내고, 뜨거운 햇볕에 지쳐 발걸음을 멈춘 것도 그런 모습이지요. 단순한 고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 힘들어, 내 마음 좀 알아줘”라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인 거지요.


그렇다면 심술이 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억지로 누르기보다 그 마음을 인정하는 게 먼저지요. 커디가 존을 만나 “나도 너처럼 되고 싶어”라고 솔직히 말한 건, 자기 안의 심술을 인정하는 첫걸음이었어요. 그리고 날쥐 존은 커디의 심술을 다그치거나 고쳐주려 들지 않았지요. 그저 곁에서 웃고 장난치며 함께 있어 주었어요. 바로 그 태도가 커디의 굳은 마음을 조금씩 풀어 주었고, 결국은 미소 한 번이 커디의 변화를 이끌어냈지요.


심술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파도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는 것. 스스로 마음을 인정하고, “그럴 수도 있지”라는 따뜻한 공감과 웃음이 곁에 있을 때, 심술은 어느새 힘을 잃고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이지요.


심술이 날 수 있어요. 심술을 내어도 괜찮아요. 누구나 그럴 수 있지요. 하지만 확실한 건, 결국 본인 손해라는 거죠. ㅋㅋ 괜히 짜증내다 보면 더 지치고, 마음도 불편해지고, 결국 나만 힘들어지니까요. 그렇다고 언제나 씩씩하고 밝을 필요는 없어요. 울적한 날도, 괜히 심술이 나는 날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럴 땐 굳이 숨기려 애쓰지 않아도 돼요. 그냥 그런 날도 있는 거라고 인정하는 게 필요하지요. 그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이가 있고, 웃음을 함께 나누는 순간이야말로 마음을 풀어 주는 열쇠라는 걸 커디의 하루가 알려 주었어요.





- <난 왜 자꾸 심술이 날까?> 독후 활동지 -


출판사 국민서관에서는 출간되는 대부분의 그림책 독후 활동 보따리를 만나 볼 수 있어요.

네이버 카페 '국민서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모두 4장의 독후 활동지 중에서 2장만 보여드린 거예요.


국민서관 네이버 카페 : https://cafe.naver.com/kmbooks/54853




- <난 왜 자꾸 심술이 날까?>의 작업 과정 -



그림책 <난 왜 자꾸 심술이 날까?>의 원제는 <The Camel Who Had the Hump>예요.

사진 속 이미지는 주인공 낙타 커디를 완성해 가는 과정의 일부이지요.

짐 필드 작가는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수없이 그려내며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을 다듬어 갔지요.

스케치에서 최종 작업으로 이어지는 이 과정은 그림책 한 장면이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험과 고민이 담겨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짐 필드(Jim Field)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_jimfield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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