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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오돈오 - 문득 깨친 돼지와 까마귀
박황재형 지음 / 리좀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돈오돈오(頓悟豚烏) - 문득 깨친 돼지와 까마귀 /
박황재형 / 리좀 / 2018.11.25
까마귀와 돼지 그리고
수묵화...
표지의 느낌이 좋았다.
무슨 이야기일까?
p 26. 사람은
한자로 인人이지만 / 인간
우리는 흔히
인간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증명이기나 한 것처럼 말입니다.
단독적이 아닌
관계적 동물이라는 의미겠죠.
그런데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일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인간답다는 말이 큰 칭찬인 세월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 사람은 누구나 귀하고 소중하다 이야기를
하지요.
그렇지만 사람이 사람과 마주하며 위아래를 찾습니다.
때론 자신만 귀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그런 사람은 한자로 인이 아닌가 봅니다.
p 50. 나는
결코 나의 생각을 / 생각
온전한 나로부터
시작하지 못합니다.
내 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그것들이 나로 위장한 채 들어와 활개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내게
생각을 하도록 은밀한 방식으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시작한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나로부터가 아닙니다.
말이나
언어로부터도 아닙니다.
생각은 무엇이라
명명할 수 없는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어떤 힘에 의해 시작됩니다.
-> 나의 말에 책임이 없다?
몇 번을 읽어도 알 듯 모를 듯해요.
내 안에 굳센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렵니다.
p 71. 작품
감상은 / 감상
작가의 의도나
입장을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작가의
의도나 입장이란 대상에 대한 하나의 의미부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다양한 의미생성의 단초를 제공하는 한에서만 주체입니다.
작품 감상은
작가의 의도나 입장을 넘어, 너머에 서는 자유로운 인식활동이어야 합니다.
- > 나의 생각을 시원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지식, 지혜, 그리고 감각까지 얕은 내가 책이란 무언가를 본다는
순간부터 오류였지만...
예술에 대해 말하는 몇 페이지의 부분들이 더 맘에
와닿는다.
나는 독자이다. 독자는 가끔 작가의 의도로 파악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나와 작가는 다른 방향에서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감상'이라는 자유로운 인식활동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p 171.
반복임을 알지도 못한 채 / 동시대
반복하면서
과거로부터 빠져 나와 있다는 믿음, 창조에 들떠 있는 착각.
어떤 믿음이나
착각이 하나의 안전한 틀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해도
비판은 손쉽고,
덧없는 유행은 빠르게 우리 곁을 스쳐 멀어져갑니다.
어떤 것이
동시대적이냐 하는 문제는 발견의 전선에서 부단히 교통하는 이들만이 발견 가능한 것입니다.
-> 역사의 반복, 일상의 반복, 업무의
반복들...
믿음과 착각이라는 단어에 맞장구치고 있습니다.
의미 없는 믿음과 착각이지만 그 또한 삶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평소에 타지 않던 대중교통들을 이용해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 뛰어들어 두
곳이나 방문하고 돌아왔으나
집이 아닌 다른 만남을 가지고 다시 도서관에 앉아
있다.
평소 집 밖의 움직임이 없던 나에게 오늘의 일정은 몸이 꽤 힘든
일정이다.
하지만 도서관에 앉아 <돈오돈오>를 읽으면서 눈이
편안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나에게 익숙한 먹으로 표현한 검정과 흰색이 대부분이라 편안하고.
머릿속은 생각보다는 그저 받아들이고 정리했을
뿐이다.
작가의 말들도 좋지만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들어오는 책은
처음이다.
내가 읽었던 책들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는 꽤
시끄럽다.
페이지를 채우는 건지. 인맥을 자랑하는 건지...
진솔한 이야기로 마지막에 채워주니 오히려 고맙다.
- 작가 박황재형 그리고 체로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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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하여(파란색의 글씨는 책 내용)
수묵담채 화가
박황재형의 짧지만 깊이가 있는 철학적 사유로서의 미학에 관한 책이다.
넘거나 넘어가기를
멈춘 사람이라는 뜻의 별호를 가진 지월당止月堂 박황재형은
그림, 글씨,
조각을 하는 미술가이자 사유가이다.
십수 회의
개인전과 수 백회의 단체전, 서 너 권의 저서를 내며 활동하던 7년 전,
쉰 살이 되던
어느 날 홀연히 도시의 삶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찾아든
행복한 망명지는 강원도 양양의 산 높고, 골 깊은 구룡령으로
이 책은 그렇게
스스로 고립을 택한 후 이뤄진 다양한 작업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수묵 중심의
그림, 전서와 초서를 융합한 글씨, 산채山寨 근처에서 구한 돌들로 만든 조각과
세계를 응시하는
사색의 결과물들이다.
작가가 살고 있는 '체로금풍'의 오늘이 궁금하다.
(작가 스스로가 명명한 자신의 거처 구룡령
체로금풍體露金風)
- 함께 공유하고 싶은 책
<돈오돈오> -
담백한 그림도 좋았고 가볍지 않는 문장에서
저희 나이쯤... 읽어 볼 만한 구절을 읽어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