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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똥돼지
박영옥 지음, 전명진 그림 / 자주보라 / 2019년 8월
평점 :

용감한 똥돼지 / 박영옥 글 / 전명진 그림 / 자주보라 / 2019.08.10

책을 읽기 전
똥돼지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전명진 그림 작가님의 작품이 궁금했어요.
표지의 윗부분이 엉덩이였군요. 그럼 떨어지고 있는 것은...
빛이 비치니 황금똥이네요.
줄거리

꾸우울꿀꿀
나는 똥돼지야.
뒷간 아래층에 살고 있지.

"아이고, 급하다 급해."
천장에 뚫린 작은 창으로
귀가 잘 안 들리시는 할머니 엉덩이가 쑤욱 나오면,
맛있는 냄새가 풍겨 와.

"맛있는 똥 많이 먹고, 좋은 똥 많이 싸거라."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올라오시지.
그리고 따끈따끈한 똥 덩어리를 떨어뜨려 주셔.

이 구수한 냄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자 똥이다!
달콤한 옥수수 똥, 매운 고추 똥, 동글동글 콩 똥......
못생겨도 맛은 좋은 감자 똥!
역시 감자 똥이 제일 좋아!
꾸우울꿀꿀

먹은 게 없어 콩똥만 누게 되자, 할아버지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미안해하셨어.
"할멈, 우리 잔칫집에 갑시다!"
"배불리 먹고 와야 우리 똥돼지 녀석 살찌우지."
난 고픈 배를 움켜쥐고 잠이 들었지.

다음 날 이른 아침, 할머니가 급히 사다리를 타고 후다다닥 올라오셨어.
그런데... 그 순간,
무시무시한 늑대가 나타난 거야.
늑대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려 했어.
난 있는 힘을 다해 울부짖었지.
꾸우울! 꿀꿀! 꾸우울! 꿀꿀!
할머니는 내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셨어.
나는 늑대의 발목을 있는 힘껏 꽉 깨물었어.
그러자, 사나운 늑대가 무시무시한 입을 쫙 벌리며
내 코를 물려던 찰나였어.
과연, 늑대의 공격에 똥돼지와 할머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책을 읽고
표지에 똥을 누는 모습을 그려 넣을 것부터 그 재미는 시작된 것 같아요.
저는 똥 누는 모습이 대표 이미지 표지에 넣었다니 그 생각이 놀랍기도 해요.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너무 재미있어하네요.
여름 방학의 끝자락 초등학교 조카들과 함께 책을 읽었거든요.
똥을 눌 적마다 '뽀오오옹', '끄으응', '푸지지직', '꾸우울꿀꿀'의 의성어들이 그 재미를 더해요.
아이들이 책을 읽을 적마다 소리로 반응을 보이네요.
첫 장면에서 제주의 유채꽃이 가득한 돌담에서 봄을 시작으로
풍성한 채소 여름 채소와 황금빛 가을 들판, 그리고 눈이 오는 겨울까지 사계절이 있는 것 같아요.
배를 곯는 똥돼지를 보고 잔칫집에 가는 노부부의 마음을 보며
가족 같은 애틋한 마음을 느끼며 끈끈한 정(情)도 알 수 있네요.
왜 똥돼지일까요?
우리나라 재래 가축으로 제주도에서 사육된 검은색 빛깔의 돼지인 제주재래흑돼지는
똥돼지라고 불리며 사람의 인분을 먹여서 사육했다고 해요.
사람의 인분을 받아먹는 돼지라는 인식 때문에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인분 냄새가 나지 않는 위생적인 화장실을 유치할 수 있었고,
돼지는 인분이 변질되기 전 곧바로 먹이로 섭취하기 때문에
인분에 포함된 미생물과 유산균 등이 돼지의 면역력을 강화시켰다고 해요.
(두산백과 참고)
<용감한 똥돼지>를 보면서 자연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사람이 누는 건강한 똥을 돼지가 먹고 맛있는 비료를 빚어 식물을 잘 자라나게 하고,
풍성한 야채들을 우리가 먹게 되지요. 이렇게 자연, 동물, 사람은 서로가 돕는 사이이네요.
연결된 고리가 건강하려면 우리가 건강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겠어요.
- 출판사 '자주보라' -

도서 출판 '자주보라'는 아동 청소년 전문 출판사입니다.
책을 '자주보라'라는 직관적인 의미 외에도,
아이들이 스스로의 주체가 되어(자주) 세상으로 널리 널리 퍼져 나가길(보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자주보라는 어른들이 희망하는 세상을 담은 책보다는
아이들이 희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담긴 책을 내고자 합니다.
- 출판사 자주보라의 블로그 출판사 소개 글 -
http://jajubora.com/30177737747
- 함께 보아요 <용감한 똥돼지> -

어른들의 그림책 읽기 모임에서 <용감한 똥돼지>를 소개했어요.
"설마, 그 똥돼지?", "제주도 똥돼지?" 다시 확인을 하시네요.
저도 처음에는 같은 생각을 했거든요.
책을 읽고 나니 쉽게 접해 보지 못한 우리 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시네요.
- 전명진 작가님의 그림책 -

인왕산 끝자락에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며 그림책을 쓰고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직접 쓰고 그린 책 <달집 태우기>로 제4회 앤서니 브라운&한나 바르톨린 그림책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몇 년 동안 배우고 있는 불교 그림의 전통적인 색감을 이용해 우리 고유의 놀이를 새롭게 풀어내려고 합니다.
- 출판사 자주보라 및 그림책박물관 작가 소개 내용 -
<풍선고래>의 그림에 반해서 책을 소장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전명진 작가님인 줄 몰랐지요.
어느 날, <종묘제례악>을 보고 반했는데 와~ <풍선고래>의 작가님이시더라고요.
<달집 태우기>까지 만나고 전명진 작가님의 그림책을 놓치지 않고 챙겨보고 있어요.
전명진 작가님이 쓰고 그린 그림책을 만날 날을 기대해 보고 있어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