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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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이틀 전, "결혼식까지 못 기다리겠어! 오늘 밤에 식을 올리고 싶어요"라며

기쁜 듯이 말했던 여자친구가 결혼식 당일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10년간 결혼식장 악몽에 시달렸던 남자가 거의 30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 쉰세 살이 된 남자.....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보지만 답신이 없는 그녀.

마지막으로 3번째 메시지를 보낸 후, 그녀에게서 답장이 오기 시작하는데....

그녀는 왜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걸까?

페이스북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으며 안부 인사를 시작으로 그들의 첫 만남을 비롯해

대학시절 추억을 회상한다. 당시 평범한 연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왜 여자는 처음부터 그를 떠난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지... 좀처럼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애가 탈 때쯤 몰랐던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 읽고 나면 의미 없어 보이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처음엔 이해됐던 행동들도 다르게 보이는데 소름이 소름이...

23번째 메시지를 끝으로 책은 끝이 나지만 입은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정말 어느 후기처럼 사전 정보 없이 읽어야 하는 책 같다.

조금 더 이야기를 넣고 싶지만 그러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아서 서평 쓰는데 무척이나 고심했다.

재미는 물론 성인 여자 손바닥만 한 사이즈에 225페이지밖에 되지 않아 단숨에 읽게 되는 책!

추리는 잠시 넣어두고 아~무 생각 없이 읽는 걸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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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여백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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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안타까운 학원 미스터리물이다.

여덟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빠와 단둘이 살아가던 '가나'가 교실 난간에서 추락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범한 여고생 '가나'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동물 행동 심리학을 전공한 가나의 아빠 '안도'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중, 뒤늦게 딸의 사고를 알고 충격에 빠진다. 현재 사고와 자살, 양쪽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는 경찰의 말.... 망연자실해 있는 안도에게 유일하게 친구 한 명이 집으로 찾아오면서 가나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 그 진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미소녀 사키와 사키의 베프가 되고 싶었던 미호. 그리고 이제 와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웠던 가나. 가나의 죽음이 너무 황망스럽게 느껴졌지만 친구가 전부인 그 시절을 지내온 '여자'라면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었던 책이다.

진실을 쫓는 안도와 마지막까지 철저히 자신만을 생각하고 타인을 이용하는 인물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나에'를 통해 인간이 지닌 공감과 인간성도 한 번쯤 떠올리게 된다.

처음엔 독특한 캐릭터인 '사나에'가 사건을 푸는 열쇠로 활약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라는 점. 작가가 이 캐릭터를 통해 말해주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자극적이거나 큰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지 않음에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인물들의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예상치 못한 반전..

안도와 사나에의 심정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인간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뭘 무서워하고, 뭘 잘하고, 무슨 버릇이 있고, 뭘 생각하고, 뭐에 웃었는가.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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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방
구소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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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도 자라온 환경도 너무나 다른 네 명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은채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어린이집 아동심리사로 있으며

동화작가로서의 꿈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어린이집 담벼락에 밑그림을 그리는 남자 "윤"에게 끌리게 되고

동화책에 들어갈 그림을 부탁하면서 둘은 가까워진지고 연인이 된다.

은채는 윤이 화가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지만

윤이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그의 그림에 자신이 아닌 누드모델 희경이 등장하면서

은채는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이 폭발하게 된다.

적록색맹 화가인 "윤"은 말수가 적고 연인인 은채에게도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 답답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니...

윤을 둘러싼 은채, 누드모델 희경, 성형외과 의사인 주오 모두 성장배경이 다른 만큼

성적 관념도 제각각인데 이 책은 그들이 가진 사랑과 성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현재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은 개인적인 이유로 윤이 개인전에 세울 그림을 찢고 싶어 하는데

여기서 그들의 내면에 가려진 욕망이 번뜩임을 알 수 있다.

사랑보다 성(性)이 주연인 이 책은 쓸쓸한 사랑, 차가운 사랑, 가벼운 사랑, 잔인한 사랑을 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성적 묘사는 그들의 성에 대한 욕구와 갈망이 잘 그려져 있다.

윤의 개인전 주제이기도 한 [파란 방]을 기점으로 네 사람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그대로일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남은 색을 채워줄 동반자를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끊임없는 착각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인생이지만 그 착각 때문에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갈망한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래, 다 지난 일이다. 윤의 말대로 고유한 색은 없다. 색은 빛의 농간이 만든 착시일 뿐이다. 인생이라는 것도 어쩌면 끊임없는 착각인지 모른다.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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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왕 -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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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나오키]를 통해 작가 이케이도 준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옳은 말을 쏟아내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한자와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는데

이번 [민왕]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정치인의 초심을 잊고 어느새 노련한 정치꾼이 되어버린 일본 총리 무토 다이잔과

그런 아버지를 경멸하며 놀기 좋아하지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아들 쇼.

이 두 사람의 의식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들로 정치란 무엇인지, 진정한 정치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중에 나오지만 어떤 '이유 '때문에 의식이 바뀐 두 사람은 서로의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무척 재미있다. 내각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아버지 모습을 한 쇼는 한자를 틀리게 말해 다이잔을 쩔쩔매게 한다. 다이잔 역시 아들 대신 취업 면접을 보지만 면접관에게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다. 부자의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포함해 좌충우돌 다이잔의 유능한 심복들이 수습해 나가는 과정도 재밋거리이다.

소원했던 부자 사이는 서로를 알아가며 가까워지는데... 두 사람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렇게 된 배후에 대해 궁금해진다.




정치를 소재로 삼아 무겁진 않을까 싶었는데 블랙 유머와 풍자의 성격을 띠고 있어 재미있게 금방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정치가와 그의 아들이 몸이 바뀐다는 설정으로 이토록 많은 것을 담아내다니... 역시 작가의 명성답다.

일본의 이야기지만 우리와 다를 것이 없었던, 씁쓸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낡은 정치인을 포함해 자신의 이익을 쫓아 살아가는 사람들도 목격하게 되는데 그들을 보며 '인간답게, 존엄하게 세상을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빠른 전개와 재미있는 발상으로 이 작품 역시 2015년에 드라마화되었다. 찾아보니 야무지고 미녀로 나오는 에리카 역이 카라의 '강지영'이다... 놀랍기도 하고 드라마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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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 읽기 쉽게 새로 편집한 자본론의 핵심이론 만화 인문학
야마가타 히로오 감수, 코야마 카리코 그림, 오상현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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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한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한국어판으로는 장장 800페이지가 넘는 책이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소설처럼 휘리릭~ 넘기며 읽기는 어려운 책인지라,

'나중에 봐야지..'하고 미뤄오다 결국 보지 못한 책인데 이런 나를 위해(?) 만화로도 출간되었다.

핵심만을 콕 찝어 만화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히카리'가 문조를 키우는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 피케티 경제 이론을 바탕으로 경제 상식에 눈을 뜨게 되는 스토리다.



히카리가 문조 교류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인세로 생활하는 유명한 그림책 작가, 실세에 눈이 밝은 공인회계사, 체인점 사업가, 개인투자가, 임대료를 받으며 부자가 된 사람들을 통해 기존 경제이론에 맞선 피케티의 이론이 펼쳐진다.

18세기 경제학이 탄생한 이후, 부의 분배에 따라 생기는 격차를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지는 많은 경제학자들의 관심 대상이었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나아지지 않는 부익부 빈익빈의 현실 속에서 피케티의 이론은 주목받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각국, 200년 이상의 데이터를 15년에 걸쳐 조사와 연구 끝에 탄생한 게 [21세기 자본]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축적된 부가 노동으로 얻은 부보다 성장이 빠른 이유는 '자본 수익률(r)'> '경제 성장률(g)' 이기 때문인데, 이 논리는 이론이 아닌 역사가 보여 주는 사실임을 알게 된다.

법 앞의 평등. 그리고 평등을 전제로 한 자유 경쟁. 빈부 격차가 크면 이러한 사회 정의가 지켜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격차를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 자본]은 피케티 자신도 인정한 것처럼 구체적인 만능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을 토대로 해서 모두 논의하자. 그리고 논의한 결과를 정책에 반영시키자. 이러한 주체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피케티의 이상이다.

p167~168

대다수 사람이 '가지지 못한 자'이기에 피케티의 이론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 [21세기 자본]은 한 번쯤 읽어봐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어렵다면,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용어와 이론들을 만화를 통해 쉽게 풀어내니 걱정은 넣어두셔도 된다. ㅎㅎ

또 한 명의 '히카리'로서 벌어지는 격차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중에 인맥을 활용해 '창업'하게 되는 히카리를 보며 인맥의 중요성도 다시금 실감하게 되기도.......

부록에는 [21세기 자본]을 알 수 있는 용어집과 토마 피케티와 작가의 대담이 실려 있어 그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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