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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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bodmi2019/222870675740

오늘은 파람북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 이어령 선생님의 [너 어디로 가니]를 기록하려고 한다.

[너 어디로 가니]는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이다.

사실 이전 시리즈로 지혜를 얻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기에 이번 네 번째 책도 너무 궁금했다.

이어령 선생님의 소년 시절 처음 들어선 학교 교실에는 일장기가 걸려있었고 아이들은 일본어를 따라 읽으며 공부했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나 소학교는 '국민학교'로 바뀌었고 한국어 금지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조선말'을 쓰는 친구의 딱지를 뺏으러 다니는 듯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나 역시 국민학교를 다녔고 졸업했기에 내가 다니던 때를 잠깐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이번 책도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로 한 고개 한 고개 넘어가며 읽을 수 있다.

항상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글에 빛이 있고 또 정말 세밀하면서도 감성적인 묘사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

특히 두 번째 학교 고개를 읽을 때는 더 관심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 선생님께서 겪었던 학교생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는 세 번째 한국어 고개에서는 알고 있던 이야기면서도 참 마음이 그랬다.

나는 [너 어디로 가니]를 읽으면서 내 어린 날을 떠올리는 순간들이 많았다.

국민학교를 다닐 때 오전 반과 오후 반이 있던 순간이 있었고 나는 오후 반이어서 종이 칠 때까지 구름사다리에 매달려 있던 어린 지유.

학교 등하굣길에 삐라(북한이 하늘로 날린 작은 전단지)를 모아 학교에 내면 숫자를 적어주셨는데 삐라를 제일 많이 모아 1등을 했던 추억.

연필깎이 대회에서 1등을 해서 공책을 받았던 것과 운동장 끝 철봉에서 놀고 있으면 미군이 지나가면서 달콤한 간식을 던져주던 추억들.

하지만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보다도 더 이전 이어령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국민학교는 참 마음이 아팠다.

일제 지배가 지속적으로 준 고통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에는 오늘날의 우리가 알아야 하고 또 이야기꾼 이어령 선생님께서 직접 겪은 식민지 교실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많은 고개를 다 기록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많은 이들에게 그저 이야기꾼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시리즈는 그냥 집어 들어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남기고 싶다.

놀이 고개에는 지난번에 엄청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에 관한 이야기도 있어서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역시 이어령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새 시대의 이어령 선생님의 이야기는 들을 수 없지만 이렇게 좋은 책들을 남겨주심에 늘 감사하다.

오늘은 지금은 별세하셨지만 문학평론가이며 이화여대 교수셨고 이야기꾼이셨던 이어령 선생님의 한국인 이야기 네 번째 [너 어디로 가니]를 기록해 본다.

<좋은 글에는 향기가 난다.
세월의 향기가 나고
글쓴이의 지난 삶의 향기가 난다.
나는 어떤 향기를 맡게 될지
항상 책장을 펼 때 가슴이 설렌다. -지유 자작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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