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하루키 - 그만큼 네가 좋아 아무튼 시리즈 26
이지수 지음 / 제철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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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나를 그 타향의 침대 위로 데려간 것도 하루키의 문장이었다. 그 문장들과 함께 나는 내가 원래 속했던 곳에서 나날이 멀어져갔다. 나날이 낯설어졌다. 나날이 가벼워져갔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 어느 시절의 내가 간절히 바라던 바였다.
P.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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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유주얼 an usual Magazine Vol.6 : 도덕책
신형철 외 지음 / 언유주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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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주제은 ‘덕질’이다. 무려 39명의 작가들의 글이 담겨 있어서인지, 전 호에 비해 확실이 묵직하다. 그만큼 담겨있는 덕력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오타쿠라는 일본어 표현으로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으나, 오덕후로 변질(?)되면서 덕질, 성덕, 덕통사고 등 넉넉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게다가 요즘처럼 개개인의 특징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도 덕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두툼한 무크지에는 다양한 덕질의 흔적들이 있다. 연예인 덕질부터 음악, 영화, 독서, 맥주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개성있는 작가들의 글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요즘도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한다. 31가지의 맛 중에 2개를 고르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고민이다. 이 책도 글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회화와 사진들로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언유주얼이라는 책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덕질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메멘토모리(Memento mori,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와 카르페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이것만큼 덕후에게 어울리는 말이 없습니다.
P.15

지하철에서 마음을 깜박 홀리는 책을 읽을 때 나는 곧잘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곤 한다. 독서하는 나의 소중한 블리스에 빠져 있을 때면, 도착지였던 지하철역을 지나쳐버려 몇 정거장이나 다시 되짚어 돌아와야 할 때도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P.52

덕후에게 탈덕은 없다. 휴덕만 있을 뿐이다.
P.57

낙원은 고통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믿음과 열중으로 유지된다. 이곳은 오로지 개인의 욕망만이 작동한다.
P.118

사실 덕질에서 중요한 질문은 ‘왜 입덕하였나’가 아니라 '왜 탈덕하였나’가 됩니다. 열렬했던 마음이 끝날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자신을 이해하고 과거의 나와 화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때 내가 그토록 절실했던 것은 삶에서 무엇을 견디기 위해서였을까?’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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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유주얼 an usual Magazine Vol.6 : 도덕책
신형철 외 지음 / 언유주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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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모리(Memento mori,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와 카르페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이것만큼 덕후에게 어울리는 말이 없습니다.
P.15

사실 덕질에서 중요한 질문은 ‘왜 입덕하였나’가 아니라 ‘왜 탈덕하였나’가 됩니다. 열렬했던 마음이 끝날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자신을 이해하고 과거의 나와 화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때 내가 그토록 절실했던 것은 삶에서 무엇을 견디기 위해서였을까?’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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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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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했지."
"바꿔 말하면, 언제가 되어도 떠날 기약이 없다는 말이죠."
P.172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느낄 뿐인 게 아닌가."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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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비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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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나 그제처럼 나는 또 동네를 뱅글뱅글 돌며 확실한 죽음의 방식을 찾아 헤매야 할 것이었다. 오늘은 정말 찾을 수 있을까. 고개를 들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한꺼번에 고꾸라질 것처럼 가파른 풍경이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나란한 보폭으로 다시 동네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P.112

한 번에 하나씩, 단일한 박자로 자신의 고독을 밀며 그들은 제 영역을 넓히는 것도 같았다. 일정한 리듬이 탁탁 전진하며 견고한 어둠을 한없이 가볍게 만드는 것도 같았다. 실눈을 뜨면 모두들 둥근 리듬 안에서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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