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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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나 그제처럼 나는 또 동네를 뱅글뱅글 돌며 확실한 죽음의 방식을 찾아 헤매야 할 것이었다. 오늘은 정말 찾을 수 있을까. 고개를 들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한꺼번에 고꾸라질 것처럼 가파른 풍경이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나란한 보폭으로 다시 동네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P.112

한 번에 하나씩, 단일한 박자로 자신의 고독을 밀며 그들은 제 영역을 넓히는 것도 같았다. 일정한 리듬이 탁탁 전진하며 견고한 어둠을 한없이 가볍게 만드는 것도 같았다. 실눈을 뜨면 모두들 둥근 리듬 안에서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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