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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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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아마 그도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때, 잊혀졌던 연민이 마치 졸음처럼 쓸쓸히 불러일으켜지기도 한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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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보았던 그의 눈을 그녀는 또렷이 기억했다. 공포에 질린 그 얼굴은 낯선 것이었다. 그녀가 그토록 존경하려 애썼던 사람, 인내하고 보살피기 위해 몸을으스러뜨렸던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가 안다고생각했던 그는 한갓 그림자에 불과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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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이렇게 될 줄은 솔직히 예측 못했습니다. 차라리피독망상이 있는 경우엔 설득할 수 있지요. 보는 앞에서의사가 같이 음식을 먹는다거나. 하지만 김영혜씨는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 자체가 불분명하고, 약도 전혀 효과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저희도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쉽지 않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생명을 보존해야 하는데………… 저희 병원에선 그걸 장담할 수가 없으니까요.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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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는데,
그녀가 간절히 쉬게 해주고 싶었던 사람은 그가 아니라그녀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열아홉살에집을 떠난 뒤 누구의 힘도 빌지 않고 서울생활을 헤쳐나온 자신의 뒷모습을, 지친 그를 통해 그저 비춰보았던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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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녀의 허리를 안은 손으로 반점을 어루만졌다.
낙인 같은 이 점을 나눠갖고 싶다고 그는 생각했다. 널삼켜서, 녹여서, 내 혈관 속을 흐르게 하고 싶다.
· 이제 꿈을 꾸지 않게 될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그녀가 중얼거렸다.
"꿈? 아, 얼굴...... 그래, 얼굴이라고 했지."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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