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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박연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16-266_[서초구립반포도서관]
이 책의 반정도를 읽은 후에야 박연준 시인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의 작가인 줄 알게 되었다.
시는 아니고 산문집.
전반부의 글들은 어느 정도 공감과 동감이 되었으나,
시를 쓴다는 것과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단상은 느낌이 전해지지 않았다.
마음이 많이 강팍해진 내가 시인의 마음에 다가가지 못함인지도 모르겠다.
아픈 사람을 보고 있는 일은 생로병사란 비밀이 담긴(비밀만도 아닌 비밀) 밀주 한잔을 마시는 일이다. 언제까지 마시느냐, 아픈 사람이 다 나을때까지 마셔야 한다. 만일 누군가 죽는 날까지 계속 아플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그 사람을 대할때만큼은 내내, `무거운` 잔을 내려 놓을 수 없다.
19page
필립로스의 소설 [휴먼스테인 The Human Stain]에 나오는 구절을 빌리자면, "더 이상 성숙해지고 있는 것은 아니면서도 아직은 노화로 나빠지고 있는 것도 아닌"상태로 간신히 폭이 좁은 터널 하나를 지나온 얼굴로 서 있는 나이가 서른이다.
일찍이 최승자 시인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때 / 서른살은 온다"고 노래했다.
39page
토끼가 똥을 누고 간 후에
혼자 남은 산토끼 똥은 그 까만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지금 토끼는 어느 산을 넘고 있을까?
- 송찬호 [산토끼 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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