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드르 미술여행 -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
최상운 지음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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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언제, 누구랑, 어디를 향하든 늘 크고 작은 설레임을 안겨준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포함되어 있다면 더 큰 기대감까지 감출 수 없으리라.
이번에 내가 만난 <플랑드르 미술여행>이 그러하다.
비록, 나 혼자서 벨기에로 향하는 한권의 책 속 여행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미술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나는 한동안 이 책을 안고 다녔다.
 

샘터 <플랑드르 미술여행>
최 상 운 지음

'플랑드르' 라는 말은 솔직히 나에겐 낯설었다.
'플랑드르'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에 걸친 북해 연안 지역을 일컫는 지명이라는 것도
이번에 <플랑드르 미술여행>을 만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내가 미술을 좋아한다고 하고 유럽 미술에 친숙하다고는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지 않는 내가 보아온 그림들은 기껏 미술관이나 전시회,
그리고 잘 알려진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담긴 책들이 대부분이었기에
 <플랑드르 미술여행>에서 소개하고 있는 벨기에로의 여행은
우물안 개구리로만 살았던 나에게 작은 긴장감을 안겨주며 새로운 세상을 마주보게 하였다.
 

 
샘터사에서 출간된 <플랑드르 미술여행>은 예술기행 작가 '최상운' 씨가 지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여행과 미술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 두 테마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 로의 여행이다.
우리에게는 네로와 파트라슈가 등장하는 동화 '위다'의 <플랜더스의 개>로 잘 알려져 있고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며 마지막 생을 함께 한 <십자가에서 낼지는 그리스도>의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도시 안트베르펜(앤트워프)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많은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던 책이었다.
 
<플랑드르 미술여행>이 다른 미술서적과 다른 점은
그 지역을 함께 여행하는 것처럼 작가의 발자취를 함게 동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도 브뤼셀을 비롯하여 브뤼헤, 겐트, 안트베르펜을 거닐면서
미술관과 갤러리, 박물관, 성당 등에서 벨기에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상적이었던 것이 일반적으로 미술서적을 살펴보면
오롯이 그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해설만이 존재한다면
이 책에서는 때때로 작가의 주관적인 느낌도 함께 엿볼 수 있어서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플랑드르 미술여행>을 통해 만나본 나에게는 조금 낯선 나라 벨기에...
그 속에서 때로는 처음 만난 화가들과 처음 만난 그림들마저 낯설기도 하였지만
곳곳에 미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는 벨기에를 살펴보면서
벨기에에 대한 새로운 느낌과 따뜻한 인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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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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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라는 숫자는 참 좋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등이나 최고의 의미도 사람의 마음을 기분좋게 하지만, 처음이나 시작과 같은 의미에는 또 다른 희망과 설레임이 내포되어 있어서 들뜬 기분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오늘 저는 2013년을 보름 정도 남겨두고 월간 샘터 2014. 01월호를 펼쳤어요. 2014년과 관련된 무언가를 처음 만나서 그런지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는 동시에 내가 아직 2014년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도 들게 하네요.

 

월간 샘터 2014. 01월호에는 새로 편성된 이야기들도 제법 눈에 띄었지만, 예전에 만나왔던 제가 좋아하는 코너들도 계속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던 것 같아요. 그 중 몇가지만 소개할게요.

 

영화 속 인상적인 촬영지를 찾아가서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그곳에 내가 있었네>에서는 인천시 강화도 석모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가까워서 제법 많이 가 보셨을 거예요. 저도 3년쯤 전에 가족들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랍니다. 특히, 이곳은 조선시대 말 천재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 영화 <취화선>의 갯벌 장면으로도 유명할 뿐만아니라 일몰과 낙조, 해수온천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랍니다. 그런데 2017년에 강화에서 석모도를 연결하는 '삼산연륙교'가 완공될 예정이라네요. 석모도를 찾는 발길은 편해질지 모르지만 또 하나의 섬이 사라지는 듯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걸까요?

 

기생충의 생태와 특징을 소개하는 <기생충에게 배우다>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금실 좋은, 주혈흡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생충을 공부하거나 연구하는 사람들 외에 기생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겠어요. 주기적으로라도 약을 먹고 없애고 싶은 것이 기생충인데 이런 기생에게도 배울점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답니다. '주혈흡충'은 수컷의 헌신으로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고 하니, 인간이든 동물이든 남편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네요.

 

<초상화 박물관>에서는 윌리엄 모리스가 그린 <기니비어 여왕 / 라 벨 이졸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사람 '가브리엘 로세티', 로세티와 우정을 나눈 '윌리엄 모리스', 그리고, 마구간지기와 세탁부의 딸로 태어나 모리스와 결혼한 '제인 버든'... 특히, '제인 버든'을 모델로 하여 각각 그린 로세티와 모리스의 그림에는 불륜으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 기니비어와 이졸데의 모습을 담고 있어서 세 사람의 상황을 그림으로 대변하고 있는 듯하였답니다. 더군다나 '제인 버든'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과 오드리 헵번 주연의 <마이 페어 레이디>의 모델이기도 하다니 그림에 한번 더 눈길이 가게 되네요.

 

<별별 물건 이력서>에서 1월의 물건으로 '캔 커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워낙 커피숍이 많이 생겨나서 캔 커피보다는 원두 커피를 더욱 즐기지만 그래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캔 커피를 많이 애용하지요. 그런데 캔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비스페놀 A'가 코팅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비스페놀 A'가 환경호르몬이라는 사실! '비스페놀 A'는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로 우리 몸에서 정상적인 호르몬 기능을 방해하여 성호르몬이나 신진대사를 교란시킨답니다. 특히, 생식기관 발달 저해, 생식기암 유발, 유방암 발병률 증가, 유아 성조숙증 유발 등을 일으킨다고 하니 건강한 삶을 위해 캔 사용을 반드시 줄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1월'의 우리말 표현은 해오름 달이라고 합니다. 1월 1일...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시나요? 동해 바다에 해돋이를 보러 가든지, 가까운 산에 올라가서 해를 맞이 하든지, 집에서 TV로 떠오르는 해를 보든지... 어디서든 마음 속에 큰 해를 품어 보면서 모두들 2014년도 밝고 희망차게 시작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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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메이커 키트 (스프링) - 공주로 변신해요
캔디버드 지음, 박상은 옮김 / 생각과상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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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기 '생각과 상상'에서 출간된

<프린세스 메이커 키트> 입니다.

<프린세스 메이커 키트>는 공주 장식품을 만드는 세트로

유아에서 초등 저학년의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들기 책이예요.

 

12월 5일 딸아이 생일날...

다행히 <프린세스 메이커 키트>가 전날 저녁에 도착했어요.

몰래 숨겨 놓았다가 제가 준비한 세가지 생일 선물 중 첫번째로 내놓았지요~

딸아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좋아하더라구요.

 


 

직접 꺼내겠다면서 자와 가위로 포장지를 뜯고

한장씩 넘겨보면서 입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제 딸아이의 환한 표정이 보이시나요.

저기에 넘길때마다 '우와~' 하는 감탄사가 연발하였으니

바라보는 저도 넘 기분이 좋더라구요.

 

 

<프린세스 메이커 키트>는

엘레오노르 공주, 세희 공주, 아나스타샤 공주, 자스민 공주의

가발이나 가채, 왕관이나 아얌, 부채, 가방 등

이렇게 네 명의 공주의 장식품을 만들면서

자신도 공주로 변신해 볼 수 있어서 더욱 재미난 책이랍니다.

 

 

책 속에는 180장의 스티커, 떼어 쓰는 모양틀, 거울 종이,

30장의 무늬 색종이,4개의 종이가방이 포함되어 있어요.

만드는 기본 재료는 모두 들어있어서

색연필, 가위, 풀, 테이프, 연필, 지우개 등만 준비하면 되네요.

 

 
이 사진은 엘레오노르 공주의 부채와 가방을 만드는 그림이랍니다.
각 만드는 품목마다 필요한 재료는 그림과 같이 표시되어 있어서
재료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거의 6~7세 정도의 유아들이 만들기에 적당한 책인것 같은데
초등 2학년인 울 딸이 완전 빠져서 좋아하는 걸 보면
공주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o.k.~~^^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만들기에 돌입!!!

뜯고, 색칠하고, 오리고, 붙이고

간단하지만 금새 멋진 '공주 가발'이 탄생하였어요~

진솔이가 첫번째 만든 것은 엘레오노르 공주 가발이었어요.

머리에 쓰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더니 금새 두번째 작업으로 돌입!

그러면서 한동안 키트에서 손을 놓을 줄 모르네요.

 

스프링으로 되어 있는 한권의 책에서

스티커도를 떼어 붙이고, 모양틀로 종이에 그려서 오려 붙이면서

네 명의 공주로 변신하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무엇보다 손작업이 많아서 꼬물꼬물 작은 손으로 만들다 보면

손근육은 물론, 사고력과 집중력도 키울 수 있을 것같아요.

아쉬운 점은 네명의 공주를 만들수 있는 구성품이

각각 4권으로 따로 분리되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혼자서 사용하는데는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지만

요런건 친구끼리 서로 나누어서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만든 후에

공주 놀이를 하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하나씩 선물로 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방학동안 아이들이랑 무얼할지 고민이라구요?

요거 한 권이면 따뜻한 방안에서 아이 혼자서도 잘 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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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 - 한국 민속학의 개척자, 월산 임동권 샘터 솔방울 인물 14
남찬숙 지음, 최지은 그림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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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솔방울 시리즈는 기존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 위인의 이야기 보다는

우리의 근대사를 이끌어 나간 인물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답니다.

따라서 처음 들어 본 이름을 만날 수도 있는 다소 생소한 위인전 시리즈이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며 배워나갈 수 있는 책인것 같아요.

 

오늘 제가 만난 책이 그러하네요.

진작부터 샘터 솔방울 인물 시리즈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었지만

오늘 월산 '임동권'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새삼 좋은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샘터 솔방울 인물 시리즈

'한국 민속학의 개척자, 월산 임동권'

<오늘 우리 놀이가 먼 훗날 역사가 된단다>

글 : 남찬숙 / 그림 : 최지은

 

월산 임동권 선생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솔직히 저는 '임동권' 선생님에 대해서 아는 것 하나 없었던 터라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그 분이 어떤 분인지 많은 것을 알 수가 있었어요.

간단히 말해서 우리나라 민속 분야에 평생을 바치신 분이신데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으신 분이시더라구요.

 

임동권 선생님은 1926년 5월 22일 충청남도 청양군의 작은 마을에서

전통있는 유교가정에 일곱 남매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답니다.

집안은 농사를 크게 짓고 양조장을 경영하고 있어서 매우 넉넉한 편이었어요.

어릴적부터 지리 박사라 불리웠고 소설가의 꿈을 꾸며 일본 유학도 하였지만

2차 세계 전쟁이 일어나면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 세상을 살아야 했지요.

해방후, 국학대학에 들어가 언어학자 방종현 선생님을 만나면서

소설가의 꿈을 접고 민요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평생 동안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면서 살으셨답니다.

 

선생님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대학에서 민속학 강좌를 개설하였고,

민속학과 연계하여 국악과와 사진학과도 만들었어요.

민속학을 공부하는 모임인 '민속학 연구회'를 발족하고 학회지 <한국 민속학 1호>를 발행하였구요.

중국과 일본과 함께 한 '아세아 국제 민속학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하였지요.

문화재 위원이 되어서는 '강강술래', '은산 별신제(별신굿)', '강릉 단오제' 등이 문화재로 지정되도록,

서울시 문화재 위원 일을 하면서는 나전칠기, 매듭, 궁중 음식, 승무, 고싸움 놀이, 문배주, 목조각장,

장안편사 놀이, 송파 다리 밟기 등을 문화재로 지정되고 보전될 수 있도록 하였답니다.

또한, 당시 '민속의 날'이었던 우리 명절 '설날'을 되찾고,

1만 2천 수에 이르는 우리 민요를 보존하기 위해 <한국 민요 전집> 7권을 출간하였답니다.

 

물론 이 모든 업적이 오롯이 한 개인이 이루었다기 보다는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작은 힘들이 모여져서 뒷받침이 되었을테지만,

그 앞에는 늘 임동권 선생님이 우리 민속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선구자 역할을 하며 소신있게 앞장서며 큰 힘을 주었던 것 같아요.

 

2년쯤전 딸아이랑 박물관 나들이를 갔다가 '강강술래'를 본 적이 있어요.

'강강술래'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면서

상세한 소개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보여주더라구요.

그때 그 신명나게 노는 '강강술래'의 모습을 7살이던 제 딸아이가 푹 빠져서

정신없이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보니 그것도 임동권 선생님 덕이었네요.

소외되고 푸대접 받던 계층에서 이루어진 일들이라며 모두가 무시하고 반대했던 우리의 많은 문화들을

'그렇기 때문에~'라는 의미를 두며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보존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신

 임동권 선생님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최근... 드라마에서 시작하여 음악, 그리고 한글로 전 세계는 한류의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가슴 떨리게 기분 좋고 뿌듯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한류는 우리의 것으로 승부를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역사가 제대로 해석되고, 우리 문화가 제대로 보존될 때

한류는 더 큰 의미로 성장하고 세계로 뻗어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만난 '임동권' 선생님처럼 자라나는 많은 아이들이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민속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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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 - 샘터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재순 지음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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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만날 때, 우리는 그 속에서 많은 간접적 경험과 교훈과 지식을 얻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허무할 정도로 아쉬움을 많이 남기며 실망감을 안겨줄 때도 있다. 그것은 글 쓴 사람의 유명세도, 책의 두께나 가격이 책정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같은 글이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감동이 전해져 오는 것이 아닌 것처럼, 글을 통해 내가 그 글을 얼마나 공감하느냐에 따라 그 글이 주는 파장과 크기는 확연히 다르다. 그런 점에서 월간 <샘터>의 만남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평범한 삶이 많이 녹아 있어서인지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더군다나 <샘터>를 마무리하는 화룡점정과도 같은 뒤표지글은 책을 덮은 후에도 항상 우리를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들며 쉽사리 책을 떠나지 못하는 여운을 안겨준다. 이러한 <샘터>의 주옥같은 뒤표지글만 모은 책이 이번에 나왔는데, 샘터에서 출간한 '김재순'님의 <천천히 서둘러라>이다.

 

책 제목 <천천히 서둘러라>는 얼핏 보아도 상당히 모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서두르지만 전후좌우를 꼼꼼히 따져보고 내가 무엇때문에 서두르는지 분명하게 인식하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이 말은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좌우명으로도 아주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딸아이에게 자주 말하는 "제대로 빨리빨리"라는 말과 참으로 많이 닮은 듯 하다. 빨리 일을 끝내더라도 제대로 꼼꼼히 일처리를 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나의 말에 나 스스로도 그 모순성에 피식 웃을 때가 있는데, 나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나의 성격과  아우구스투스의 성격과 작가의 성격까지 닮은 점이 있음을 조금 엿볼 수 있어서 공감의 미소를 짓게 되었다.

 

'김재순'님은 <샘터> 창간자이자 43년간 <샘터 > 뒷표지글을 써 오신 분이다. 여러 차례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는 그의 경력보다는 4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매달 한 페이지씩 샘터 뒤표지를 마무리 해 왔다는경력이 나에게는 더 화려하고 멋지게 보였다. 책을 볼 때 나는 앞표지와 뒷표지를 꼼꼼히 살피고, 머릿말과 차례까지 모두 확인한 후 본문으로 들어간다. 본문을 본 후에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 책을 덮고 다시 한 번 뒤표지를 보는 습관이 있다. 대개는 뒤표지에 유명인의 추천사나 본문의 핵심적인 글귀가 적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샘터>의 뒤표지에는 그 누구의 추천사나 본문의 내용이 아닌 '김재순'님의 글이 한페이지 가득 차지하고 있어서 매번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래서 그 글에 더 호기심이 가고, 더 열심히 읽게 되고, 기억해 두려고 애쓰게 되는 것 같고, 더불어 <샘터>에 대한 애정도 커지는 것 같다.

 

이번에 출간된 '김재순'님의 <천천히 서둘러라>에서는 1992년부터 2013년 동안의 뒤표지글을 담고 있다. 특히 최근 7년간의 내용 위주로 편성되어 있어서 다시 만나는 반가움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런지 샘터 뒤표지글로 만날 때보다는 감흥이 적은것 같은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몇가지 글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노대인이란,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좀처럼 실언을 하지 않고 허례허식이 없는 큰 어른을 부르는 말이다. "술을 마시려면 노대인과 마셔라. 이는 십 년 동안 책을 읽는 것보다 낫다"는 말도 참 인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2008.7) - p.12

 

마하트마 간디나 마틴 루서 킹 목사, 넬슨 만델라와 같은 인물들이 보여 준 '정' 카리스마가 있다. 이들은 추종자들에게 끊임없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만약 이러한 '정'의 카리스마가 없었더라면 세계는 얼마나 불행한 상태가 되었을까. 나는 과연 주변에 플러스 기운을 퍼뜨리는 사람인지, 마이너스 기운을 퍼뜨리는 사람인지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으리라. (2009. 12) - p.24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어떤 친구든 나의 인생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 서로 나눌 것이 많을수록 배우는 것도 많다. 상대에게 무엇인가 조그만 것이라도 물심으로 주고 싶어 하는 마음 - 그것이 우정의 씨앗이 아닐까. (2008.11)  - p.92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 마거릿 대처 (2013.6)  - p.99

 

진정 나의 삶을 사랑하려거든, 삶을 즐기려거든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잊지 말자. '자신의 죽음도, 가까운 이의 죽음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성실한 삶의 방법이다' (2009.4) - p.149

 

행복의 비결은 이렇다. 무엇에든 미치는 것이다. 바쁜 사람일수록 건강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리라. 그래서 나는 알랭의 말에 공명, 공감한다. 우리는 행복이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힘을 자신 속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기성품의 행복만을 찾고 있다 - 알랭 (2008.5)  - p.173

 

인생에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인생을 설계하는 데에 아주 큰 힘이 되고 의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멘토 만큼이나 내 인생을 바꿔줄 만한 소중한 말 한마디를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아주 큰 행운이고 재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은 글이 모여서 완성된 책 <천천히 서둘러라>에서 누군가는 인생의 큰 의미를 찾거나 깨달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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