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 - 1904년 러일전쟁 종군기, 제2판
잭 런던 지음, 윤미기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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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과 조선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종군기자 잭 런던의 기록. 당시 조선의 모습이 아름답고 고요하지 않았을 순 있겠지만 그 원인을 알아내려고 하지도 않은채 차별적인 시선으로 일관하는 것은 기자다운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떤 기자의 조선 관찰기라니. ‘야성의 부름‘을 읽은 적이 있고 유명한 작가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지만 묘사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그의 태도는 실망스럽기만하다. 잭 런던은 도대체 욕하는 거 말고 무슨 노력을 다했나. 무얼 보고 와서 뭘 쓴건지. 책을 읽으면서 계속되는 조선인에 대한 모멸적인 평가에 분노하게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그 당시 조선에 대한 시선이었음을 인식하게 되기도 한다. 러일전쟁을 기록하려던 미국인 기자의 조선에 대한 짧은 에세이로 당시 조선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을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이 기록이 정말 그 시대를 살아가던 조선인들에 대해 온전히 표현했는지는 의문이다.

조선에 대한 기록만큼이나 전쟁을 대하는 태도 역시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종군기자의 역할은 단지 전쟁 과정의 사실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기록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글에는 전쟁만 있고 사람은 없다. 전략과 기술만 있고 그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은 없다.

55쪽
나는 일본 군대보다 더 질서 정연하고 조용한 군대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미군 병사들 같았으면 벌써 오래전부터 장난치고 소란을 피웠을 텐데 일본군들은 전혀 소란한 기색 없이 무섭게 진지했다.
그들은 여자들을 건드리지 않았고 돈도 빼앗지 않았으며 물건도 약탈하는 법이 없었따. 일본은 1894년에 얻은 명성, 즉 그들이 가져가는 모든 것을 돈으로 보상해준다는 원칙을 지금도 증명해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56쪽
헨리 알렌 장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일본군 보병은 지구상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그들은 어디를 가든 명성을 얻을 것이다.˝
그들은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집단이었다. 그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람이었다. 그들은 능률 있게 일했으며, 특히 주목할 것은 한 목표 아래 모두 같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61쪽
조선인들은 이미 그들을 점령해 지금은 주인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상전인 ‘왜놈‘들의 몸집을 훨씬 능가하는 근육이 발달한 건장한 민족이다. 그러나 조선인들에게는 기개가 없다. 일본인을 훌륭한 군인으로 만들어주는 그러한 맹렬함이 조선인에게는 없다.
조선인의 용모는 섬세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데, 그것은 힘이다. 더 씩씩한 인종과 비교해보면 조선인은 매가리가 없고 여성스럽다. 예전에는 용맹을 떨쳤지만 수세기에 걸친 집권층의 부패로 점차 용맹성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조선인은 의지와 진취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구상의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비능률적인 민족이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뛰어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짐을 지는 능력이다. 그들은 짐 끄는 동물처럼 완벽하게 일을 해낸다.

62쪽
조선인은 겁이 무척이나 많다. 행동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게으름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65쪽
그들은(조선인들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으며 관심도 없다.

수세기 동안 조선인들과 조선 정부는 다리를 절어왔으며 우수한마부가 발을들어 편자를고칠 때까지 그렇게 계속해서 다리를 절고 다닐 것이다.

66쪽
백인 여행자가 조선에 체류할 때 겪는일들은 조선에 도착한 처음 몇 주 동안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조선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고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이다. 개인적으로나라면 첫 번째를 선택했을 것이다.

71쪽
사실 조선같이 위생관념이 형편없는 나라에서한 방울의 식수라도 구할 수있는지 의심스러울 만한데, 작은 헝겊 주머니에 들어 있는 황산 소다를 끓는 물에넣으면 불순물이 제거된다.

87쪽
그들(병사들)에게 천국이란 아마 걸음을 멈추는 것이었으리라.

88쪽
그들(병사들)은 뱃멀미를 하는 사람들처럼 너무나 지쳐 있었다. 빨리 옆으로 비켜 말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밟히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간단했다.

90쪽
이 사건으로 조선인에게 받은 갖가지 냉대와 무례한 대접에 대한 온갖 괴로움이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조선인들은 총을 보자 모여서 수군거리더니 2분 후에 말과 사람들을 편안한 곳으로 안내했다.

: 척왜양이 부르짖던 나라에 군함 끌고 와서 유린하고 불평등조약 맺어서 경제 침탈하는 외부인들에게 친절을 기대했던 것인가. 작가가 제국주의자인지 이 책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침략자들의 무던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신들은 다른 나라에 침략을 하러 온거라고. 친절과 예식에 맞는 대접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아닌가. 이 사람이 정말.

91쪽
내가 들어갔을 때 존스와 맥로드는 조선식의 형편없는 방바닥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먹을 것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 전날보다 더 간단한 식사가 나왔고 말을 덮어주었던 담요 두 장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집주인은 아는 바가 없었다. 수없이 되풀이되는 ‘죄송‘이라는 말 후에야 우리는 그 소식을 알았는데 집주인은 매우 미안해했따.
우리는 목소리를 거칠게 하고 그에 맞는 몸동작을 해 화가 나 있음을 드러냈고, 집주인을 밖으로 내쫓아 도둑맞은 것을 다시 찾아오도록 했다.

: 이런 미친 것들이 있나. 이게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라니. 지금 같았으면, 이 글이 책으로 쓰여져 100년 뒤에 읽히는 게 아니라 오늘날 페이스북에 쓰여져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읽었다면 당신은 (공평하지 않고 문제가 많은) 마녀사냥에 조리돌림을 당한 뒤에 영영 한국에 발을 붙히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조금의 양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평생 멸시와 비난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야성의 부름>을 읽고 조금의 감명이라도 받았던 것에 화가 난다.
추천사에 쓰여진 근면하고 남을 배려하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자는 것은 그 외국인이 무슨 짓을 하는 놈들이든 상관 없이 예의바르고 잘대해주라는 건가? 총을 들고 방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나 돈도 내지 않고 집을 빌려놓고 담요가 없어졌다고 제 하인 부리듯 다른 사람을 대하는 이런 작자들한테 무슨 친절과 배려를 보이라는 건가. 망할. 이런 사람들은 아마 일본제국 놈들이 조선을 짓밝고 이 땅의 주인 행세를 하던 시기에도 그들이 아무리 주권을 찬탈했다 하더라도 예의를 지키라고, 그렇게 무례하고 근면하지 않으니 나라를 빼앗기는 게 아니냐고 식민지를 정당화 시킬 것이다. 근면과 시간개념은 산업사회에 생겨난 것인데도 농업이 근간인 나라에 와서 저들의 기준을 놓고 멋대로 재단하고, 그런 짓에 장단 맞춰 놀아나고. 100년 전에 나라를 빼앗긴건 아무것도 모르고 수탈당하고 힘겹게 살았던 백성들의 탓이 아니라 세도정치로 수십년 까먹고 삼정의 횡포를 부리고 노소남북으로 나뉘어 발전할 생각은 안하고 관직 매매나 하고 있고, 그래서 또 백성들을 수탈했던 대가리에 있던 놈들 때문이다. 나라를 빼앗긴 잘못을 백성들에게 넘기지 마라. 지금도 말이다.

104쪽
그들 극소수는 동얀인의 사고에 대처하는 지혜가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 이런 미친 작자가 있나. 온갖 안좋은 건 그냥 다 동양의 것이고 조선의 것이구나.

107쪽
그가 진정한 아시아의 후손이라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애매하게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 계속 이러는구나.

108쪽
˝10리만 더 가시오. 그러면 마구간이 있을 것이오.˝ ˝10리를 더 가시오˝란 말은 던에게 새빨간 거짓말로 들렸다. 그 즉시 던은 화가 난 들소로 변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울타리로 돌진해 눈 깜짝할 사이에 집 안으로 들어가 마구간으로 향했다.

: 빡침의 연속이구나.

109쪽
˝Paw-ree auso!˝

: 보리 아우소! 라고 말하는 게 보리를 구해 오시오!라고 생각했던 작자들이 조선에 대해 무얼 제대로 이해하고 알고 있었겠나.

우리는 문을 강제로 열고 주인을 밖으로 내쫓은 다음 집 안을 살펴보았다.

: 반성적 태도가 전혀 없이 이런 내용을 그대로 글로 남기는 작자는 이게 옳은 행동이라고, 옳은 행동은 아니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을텐데. 이렇게 무례하고 폭력적일수가. 추천사에서 외국인들이 본 조선의 모습을 보고 이를 반성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건 말이 안된다. 이건 우리가 읽고 반성할만한 사료가 아니다. 이건 미국인들에게 읽혀 당신들의 추악함이 이랬었다. 반성해라. 하는 사료로 쓰여야지. 자학적인 사관, 자기 비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건 좌파가 아니라 기회주의자들, 친일파들이다. 노예근성을 가진 건 바로 그들이다. 화가 난다. 정말.

123쪽
조선인의 특성 가운데 비능률적인 점 다음으로 꼽을 수 잇는 것은 호기심이다. 그들은 ‘기웃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 인간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고 자기 반성도 안되는 작자같으니라고.

124쪽
그들(조선인들)은 내가 나와서 세수하는 것을 보고 놀라 경탄을 금치 않았다. 조선인들은 잘 닦지 않는데, 그 점으로 미루어 그들이 놀라는 이유를 가히 짐작할 만했다.

127쪽
개라는 종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리의 성격이 압도적이어야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 사람은 아시아 민족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드러움과 관용이 부족하다. 동물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그들은 개를 먹는다. 배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위장을 즐겁게 하기 위해, 즉 별미로 먹는다.

: 책을 찢어버리고 싶다.

129쪽
그 남자와 아이는 마치 목숨을 위협받기라도 한 것처럼 울부짖었다. 그 남자와 아이는 마치 목숨을 위협받기라도 한 것처럼 울부짖었다. 그 남자는 흐느끼면서 자신은 남에게 어떤 해도 끼칠 사람이 아니며,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눈물과 흐느낌은 그가 카메라의 렌즈를 쳐다보도록 몸을 돌리게 했을 때 절정에 달했는데, 왜냐하면 그는 번쩍이는 카메라가 자신의 목숨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이런 짓거리를 하며 조선 땅을 돌아다닌 거냐. 이 망할.

131쪽
통치 말기에 나폴레옹은 강제로 징집해온 신병들에 대해 이렇게 불평했다. ˝그들은 그들의 시체로 나의 길을 막고 있다.˝

: ......

132쪽
예전에는 전사가 섭취하는 영양분에 따라 그의 몸 안에서 사람을 죽이는 힘이 생성되었다.

133쪽
그러나 오늘날에는 사람을 죽이는 에너지가 커다란 공장 안에서 화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병사들이 직접 그것을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139쪽
인간과 동물의 가장 커다란 차이점은 인간에게는 민족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전쟁과 동물의 싸움 간에 다른 점은 생존이다. 즉, 인간의 전쟁의 경우에는 죽이는 기계가 있고 고치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목적은 같다. 죽이는 것, 빨리 죽이는 것, 되도록 많이 죽이는 것이다.

144쪽
귀족이면서 도둑놈이다. 양반들은 모두가 도둑이었다.

154쪽
나도 알고 있었고 만영이도 알고 있었고 박순성도 알고 있었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 모두가 알고 있었듯이 박순성은 절대로 돈을 안 돌려줄 것이었다.

167쪽
원거리 전투는 정말 매우 볼만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그들의 타고난 한계를 넘어섬으로써 이룩한 진보와 공중을 가로지르는 발사체에서 얻어낸 지식의 훌륭한 실례다.

: 잭 런던은 전쟁을 기록하는, 그것을 실제로 목격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비극, 아이러니,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는 없고 조선인들에 대한 분노, 전쟁의 위대함 따위나 이야기 하고 있으니. 인간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 싸지르는 글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168쪽
문명의 승리는 카인이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연구하느라 몇 날 밤을 지새워야만 하는 사실에 있는 것 같다.

173족
전쟁 무기가 실제로 완전해진다면 더 이상 살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82쪽
지구 멸망론만이 일본인들을 멈출 수 있다. 애국은 그들의 신앙이어서 다른 민족이 신을 위해 죽듯이 그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 일본인들이 신앙으로 만든 <국체>의 모습은 이렇게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에게까지 느껴졌나 보다.

185족
그러나 일본인은 아시아 인종이다. 그리고 아시아인은 우리만큼 생명에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일본 장교들은 승리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에 관해 언론이나 국민으로부터 받을 질책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반면에 언론과 국민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를, 아니 멋진 승리를 요구한다.

: 유럽인종들은 생명에 커다란 비중을 두어서 1차 대전에서 4,000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2차 대전에서는 7,000천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나.

193쪽
빛이 번쩍이고 나서 소리가 들리는 시간의 차이를 재어보니 12초였다. 이론에 의하면 소리는 1초에 340미터를 이동하므로 대포의 위치는 4,080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211쪽
일본군에게 기자는 불청객인 동시에 주빈이라는 비정상적인 존재다.

: 전쟁은 정치의 극단인만큼 그곳에도 기자가 필요한가보다.

212쪽
일본군은 총격전이 있을 것 같으면 기자들에게 전갈을 보내오는데, 지정된 장소로 모이면 그곳에서 홍보장교의 설명을 듣게 될 것이라고 통보한다.

: 사람이 죽어가는 현장을 보며 홍보장교가 설명한다라.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름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으며 그들의 가족이 얼마나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따위에 대해서 설명하진 않을 텐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뭘 설명한다는 건가. 참.

217쪽
나는 많은 것을 체험하려고 이 전쟁에 참가했다. 그러나 내가 체험한 것은 분노와 불쾌감뿐이었다.

: 작가가 체험한 분노와 불쾌감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베여있다. 읽는 사람도 불쾌할 정도로.

221쪽
일본인은 어떤 때는 철학을 논하다가 금방 진흙놀이를 하는 변덕스러운 아이와도 같다. 어느 순간에는 서양의 지혜를 가지고 행동하다가 그다음에는 동양의 유치함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고 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내가 체험한 것은 분노와 불쾌감뿐이었다.

223쪽
일본인들은 기자들의 세계라든가 사고방식, 즉 백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일본인들은 호전적인 인종에 해당한다.

: 미국인들은 전쟁의 세계라든가 사고방식, 즉 동양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인들은 위선적인 인종에 해당한다.
어떤 문장이 사실인가. 사실은 없다. 둘 다 편견이며 분노의 표실일 뿐이다.

224쪽
사실상 이런 차별(신분적 차별)은 아직도 존재했다.

: 1964년에야 공민법을 통과시킨 미국의 국민이 할 말은 아닌 거 같다.

만일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열강들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일본이 승리할 수 있었을까? 현대전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전탱터에서의 영웅주의가 아니고 경제정책이다.

226쪽
오늘날 전쟁은 인간사의 마지막 심판대이며 또한 국민성을 최후로 시험하는 관문이다. 이 시험에서 조선 백성은 실패했다.

: 그가 말하는 국민성이 폭력성과 인간성 상실과 같은 의미라면 전쟁은 국민성의 심판대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과연 국민성일까. 건국부터 패도보다는 왕도를 우선시했던 국가의 말로가 식민지로 끝나버린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패도를 추구하지 않았던 것이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228쪽
그들(조선인들)의 체격은 훌륭하다. 깡마르고 근육이 단단하다. 하지만 그들은 우연히 자기 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에게 반항하지도 않은채 두들겨 맞거나 가진 걸 전부 빼앗긴다.
나는 말을 타고 압록강의 모래섬들을 지나 이처럼 맥없고 자포자기한 조선을 떠났다.

: 체격이 훌륭하고 근육이 단단했던 아메리카 선주민들을 두들겨 패고 몰살하고 가진 걸 모두 빼앗아 자기네들의 나라를 세운 미국인들이 보기엔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패배주의로 물들어있어 다른 나라에 먹혀도 싸다고 느껴졌나 보다.

231쪽
조선인은 비능률적인 타입의 전형이다. 반면 중국인은 근면한 민족의 전형이다.

: 이 시대에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 옳든 그르든) 어떠한지를 보면 이러한 국민성 평가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중국인에게 자유는 고통을 주는 방법의 통로라고 요약할 수 있다. 땅을 경자가고 원시적인 기구로 한없이 일하는 것이 그들이 인생에 요구하는 것의 전부다. 일이야말로 그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고, 그들은 어느 누구를 위해서든지 어떤 것을 막론하고 일을 할 것이다.

: 이제 정말로 확실하게 마음이 정해졌다. 나는 잭 런던이 싫다.
아닌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건가. 모르겠다.

235쪽
그들(중국인과 일본인)은 말은 서로 통하지 않았으나 글은 통했다. 두 나라의 언어는 뿌리가 같았고 몽골에서부터 파생된 것이었다.

: 응? 한자가 몽골에서 파생됐다고? 갑골문은 은허에서 나왔는데?

237쪽
서방세계가 위협을 느껴야 하는 대상은 작은 갈색인(일본인)이 아니라 4억 인구의 황색인(중국인)이다.

241쪽
우리(서방세계)의 집단적 모험이나 바다와 육지를 통한 습격 뒤에 탐욕과 폭력이 난무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행한 모든 나쁜 행위 뒤에는 우리의 것인 누가 뭐라 해도 우리만의 것인 정의, 바른 양심, 삶에 대한 책임감, 동정심, 우정, 인간의 정 등이 깔려 있는데 이것은 수학이나 발사술처럼 동양인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242쪽
우리의 역사에서 굉장한 사실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를 가졌다는 것이다. 우리의 공적이나 실적에 어두운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역사는 영적인 싸움과 노력의 결과였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종교적인 민족이며, 그것을 달리 말한다면 우리는 바른길을 찾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 언제까지 정신적 자위나 하고 있으려나.
나는 우리 역사에서 굉장한 사실은 기독교처럼 배타적이고 공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종교가 깊게 자리하지 않음이라고 생각한다. 나 이외의 신은 믿지 말고 다른 종교를 믿는 나라는 십자군을 모아서 공격하고 남이 사는 땅을 빼앗아 자신들의 땅으로 만들고 마지막엔 모든 인간을 심판해버리는 그런 종교가 아니라 인과 유, 불, 도가 자리잡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른 것을 위한 전투로서의 종교 그리고 순수함과 영적인 선에 도달하기 위한 도약과 다툼으로서의 종교가 일본인에게는 생소한 것이었다.

246쪽
우리는 그들에 대해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다.

249쪽
내가(저자) 애써서 설명하려는 요점은 일본인에 관한 백인의 생각이 대부분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본인은 어떻고 조선인은 어떻고 중국인은 어떻고 백인은 어떻고 잘도 이야기 하는구나. 우리는 다른 나라, 다른 민족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자각을 하는데에 왜 그리 오랜 시간을 쏟아부을까. 당장 자신에 대해서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가족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데.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도 파악할 수 없는데 한 민족과 인종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이해한다는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252쪽
중국인과 일본인은 검소하고 일벌레이다.

: 당시 중국인은 4억 명이었고 일본인은 4,500만 명이었다고 한다. 한 개인이 평생 최대한 사교적으로 지낸다고 해도 4억 명과 4,500만 명 규모되는 집단의 성향을 일반화시킬 만큼의 충분한 사람을 만날 수 없을텐데. 자신의 아주 빈약하고 의미없을 정도로 작은 경험으로 일반화를 시도하는 모든 노력은 무의미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253쪽
황인종이의 위협은 도깨비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인들도 인본인들이 탱크와 화약으로 자신들의 원대한 모험을 박살내고 부푼 꿈의 풍선을 터뜨릴 때까지는 그들을 도꺠비불 정도로 알았을 뿐이다.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만약에 언젠가 우리의 꿈이 갈색 인종과 황색 인종의 꿈과 부딪치거나 또는 우리의 꿈의 풍선이 그들에 의해서 터질 경우, 적어도 한 민족은 놀라지 않을 것인데 그것은 바로 러시아일 것이다. 러시아는 그들의 꿈으로부터 깨어났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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