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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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느닷없이 손목을 그었다'

류쓰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공원 맞은편 벤치에 있던 여자가 서슴없이 커터칼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베는 걸 바로 앞에서 목격한다.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중학교도 중퇴한 류쓰는 그 여자가 왜 그랬는지 궁금해서 병원을 찾아가게 되고 그 사건을 계기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게 됐다.

'그 만남이 없었다면 나는 "달나라"를 영영 몰랐을 것이고, 그 후에 내 인생을 바꾼 시게마쓰 다이고를 만나지도 못했다.' -p.32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믿었던 그 여자가 '나를 받아주는 세상 유일한 곳'이라는 말에 하루 야간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거기서 혼자 재활용품점 '달나라'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숙식까지 하는 친구 다이고를 만나게 되고, 무급으로 일하며 그 가게의 한 일원이 된다.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 찍힌 류쓰는 이런저런 미스터리한 일들을 풀어나가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재활 훈련'을 착실히 하던 중 11년 전 마을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가족 살인 사건의 비밀과 맞딱드리며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의 느낌도 강하다.
폭풍처럼 휘몰아지는 전개에 이리저리 휘둘리게 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모를 따스함까지 느껴지게 된다. (태풍이 지나고 나면 하늘이 하염없이 맑듯이..)

아웃사이더이자 사회적 약자인 이 친구들이 방황과 성장통을 어떻게 헤치고 나아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이다.
거기에 소설의 복선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결코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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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olesix 로부터 지원을 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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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유즈키 아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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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Come Kan!]
사메코는 이제 갓 등단한 신인 작가다. 신인상을 받았지만 그 후 책을 내기 위해 문예춘추 출판사 편집장을 만나지만 늘 번번히 좋지 못한 소리만 듣는다. 편집장과 헤어지고 풀이 죽어 있던 사메코는 출판사에 세워진 기쿠치 간의 동상이 자기에게 말을 건네는 소리를 듣게 된다. 더군다나 간의 동상은 오지라퍼 만렙 마냥 사메코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는데..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자신이 쓴 소설 '영원의 낙원'의 배경이 되는 가마쿠치의 한 호텔에 도착한 모리는 몇 년 사이 달라진 고객층에 격이 떨어진 호텔같아 못마땅을 느낀다.
옛 애인과의 추억을 상기하던 중 애 둘의 아빠인 우스이와 이야기하게 되고 문득 그의 삶이 궁금해진 모리는 그와의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는데..

[용사 다케루와 마법 나라의 공주]
다케루는 열차의 진행방향과 반대 반향으로 몸을 옮겨 '여성 전용 칸'에 도착한다. 주변 여성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굴하지 않고 여성 전용칸이 역차별이란 믿음으로 자리를 꿋꿋히 버티고 있다.
그러던 중 열차 안에서 한 발을 내딛자, 발밑에 물감으로 칠한 것 같이 녹색이 퍼져나가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는데..

[아기 띠와 불륜 초밥]
젊은 여성과 유부남의 불륜 인기 장소인 고급 초밥집에 아기 띠를 한 여성이 들어온다. 가게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여성으로 인해 주방장과 기존의 손님들은 불편함을 느끼지만, 음식과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주문을 하는 그녀를 보고 한 두명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회사의 부장과 함께 온 불륜녀 마사미는 비싼 음식을 먹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아기 엄마를 보고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서 있으면 시아버지라도 이용해라]
두 살짜리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돌아온 스물 아홉살의 모모. 남편의 외도로 이혼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앞날의 불안함도 느끼지만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남편의 시아버지가 찾아왔다. 그것도 이제부터 같이 살자고 하면서...

[키 작은 아저씨]
아코는 성형외과 접수실에서 대기 중 수납장에 있던 전집을 읽게 된다. 결심했던 성형수술은 결국 미루고 읽다만 전집을 받아 나머지를 읽는데 가난한 소녀가 부자 어른에게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내용에 푹 빠진다. 급기야 자신도 '키다리 아저씨' 같은 어른을 만나 인생역전을 꿈꾸는데...

[아파트 1층은 카페]
여성 전용 아파트가 있다. 1층에는 거주하는 사람들의 편리를 위한 시설들이 즐비해 있다. 이 카페도 아파트 1층에 있는데 가끔 금남의 아파트라는 호기심에 염탐하러 오는 기자와 남학생들도 카페의 손님으로 이용한다. 손님 중 한 명인 조마코는 유명 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결혼을 한다고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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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잘 쓰는 작가로 유명한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인 이 소설은 재치 넘치는 일곱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긴장감 휘몰아치는 서사들은 아니지만 엉뚱발랄하며, 어떤 건 위험(?)한 소재로 쓰여 있기도 하다.
작가의 재기 발랄함이 일곱 단편에 빠지지 않고 잘 묻어나며, 무엇보다 친근하고 독특한 인물들을 통해 고정관념의 벽을 돌파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과한 듯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 또한 매력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유쾌하고 맛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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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bie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지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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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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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작은 대학 동창회 겸 모인 등산 동아리 회원들은 회원 중 하나인 유야의 제안으로 산속에 있는 지하 건축물에 호기심으로 가게 된다.
슈이치는 사촌 형 쇼타로와 동반했기에 이 모임에 참여한 인원은 총 7명.

유야의 안내로 시작된 여정은 생각보다 길어지게 되고 전파도 잡히지 않게 되자 회원들의 불만과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간다.

날이 저물때 쯤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고 그들은 불빛 하나 없는 아득히 까만 지하속을 스마트폰 불빛 에 의지하며 내려간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슈이치, 쇼타로, 유야 세 명의 일행은 심상치 않은 물건들이 있는 방들과 수몰된 지하3층, '방주'라고 써진 도면이 보관되어 있고 비상구와 출입구를 비추는 카메라 모니터까지 있는 기계실까지 발견한다.

잠시 나갔다 온 일행 중 세 명은 다시 들어올 때 길을 잃은 야자키 가족 세 명과 함께 지하건물에 들어오게 된다.
다음 날 여기를 나가자고 하며 우선 잠을 청하게 되는데 새벽의 지진으로 인해 유일한 통로였던 출입구는 큰바위로 인해 막히게 된다.

출입구를 막고 있는 바위를 치우기 위한 장치를 발견하지만 작동시킴과 동시에 방에 갇히는 구조로 되어져 있어 한 명의 희생이 필요한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여기를 안내했던 유야는 120호실에 살해 된 채로 발견 되고, 몇 일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살인이 발생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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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87
누군가 한 명을 희생하지 않으면 이 <방주>에서 탈출할 수 없다.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
그야 물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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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반 칠흙같은 어둠과 습기를 띤 지하실 공기가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 등장인물들과 함께 그 지하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어깨에 긴장을 주고 읽어서 담이왔나..😶‍🌫️)

살인 사건이 하나씩 발생하면서 갇혀 있는 곳의 갑갑함 + 오싹함 + 무서움 + 스릴 등등 종합선물세트 같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감정들이 이 소설을 주욱 끌고 가게 만드는 힘인 것 같다.
그렇게 주욱 끌고 가게 해서 마지막 결말에서 소~~오름😱

범인이 밝혀지고 이렇게 끝난다고? 실망할 뻔 했는데 역시..마지막 끝 문장에서 포텐을 제대로 터트렸다.
꼭!꼭!꼭! 결말을 사수해야하는 소설이다.

여담으로 책의 디자인이 넘 멋지고 사실적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휴지로 겉표지를 닦고 있었다는^^
(실제 물이 묻은 것 같은..디자이너님 천재👍)

#블루홀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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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탐정
이동원 지음 / 스윙테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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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를 자퇴한 강력계 형사 성요한은 경찰서 근처에 있는 '천국에서 온 커피'라는 카페에 자주 들린다. 그 카페의 바리스타는 의사 면허가 있는 전직 법의관이며 주말에는 이 카페를 교회로 사용하는 목사 유진신이다.

사건의 진실만을 보며 사건을 임하는 요한은 주변 동료 형사들과 윗선에선 눈에 가시처럼 껄끄러워 하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며 홀로 사건을 해결하려한다. 그런 그를 진신이 관심을 갖게 되며 요한을 돕게 된다.

노숙자의 의문의 자살 사건, 형사가 되고 싶어했던 실종 된 청년의 사건, 방화사건과 스토킹 범죄, 데이트 폭력 사건 등 브로맨스를 뿜어내며 이 둘은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나간다.
하지만... 뭔가 이 모든 사건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고.. 점점 사건들의 실체와 진실에 한발씩 다가가게 되는데..

이 소설.. 영화나 넷플릭스로 나와도 굉장히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남자의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흥행한 영화들이 없지는 않지만 다양한 인물들도 나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이끌어가는 매력이 크기에 영상화로 꼭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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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tain_book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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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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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인 판예중은 재혼한 아내 우신핑과 연락되지 않자,
그녀가 다니는 직장에 찾아간다.
결혼 전 부모는 돌아가셨고 오빠는 연락두절로 인해 가족이 전혀 없다고 했는데, 그녀의 직장 동료는 친정 어머니가 찾아왔다는 것과 매달 정기적으로 휴가를 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어렵사리 찾아간 그녀의 친정에 가족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아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그녀를 이야기하고, 이웃에 있는 그녀의 동창 마저도 아내를 좋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알려주는데..

과연 내가 알고 있던 아내의 진실은 무엇이며, 왜 지금 사라졌단 말인가..

띠지에 "정세랑, 정희진 강력 추천" 이라는 문구만으로도 이 소설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상승된다.
질질 끌지않고 쭈~~욱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래서 그다음은?' 이러면서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 사는 여성들의 성폭력에 대한 사회, 가족, 주변인들의 시선은 서구 나라들 보다는 피해자들에게 가혹할 때가 많다. 이 책에서도 성폭력 피해자들은 그 누구에게로 부터도 위안과 위로, 안정을 보장받지 못한다.
그렇기에 절망스럽기까지 했다.

앞으로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은
이런 일이 더 이상 어디서든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줬음 좋겠다.
그리고 하루빨리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거나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고 바란다.

🔖비밀이란 그런 것이다. 비밀의 존재를 숨기고 없는 척할수록 그 비밀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111쪽

@hansmystery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책추천
#미스터리 #화차 #도가니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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