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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어둠
조승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는 완전히 시력이 소실된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눈먼 장애인이 너를 욕심내도 되는 걸까.
그래서 나는 네가 더 망가지기를 바랐다.
네가 나만큼 망가지면 당당히 네 옆에 있을 수 있을텐데. ”
소설 속 ’나‘는 도서관에서 종종 마주치는 ‘너’에게 계속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인다. 말한마디 걸어보진 못했지만 한 살 많은 ‘너’를 흘끔 거리게 된다.
우연히 봉사활동을 같이 하게 되면서 처음 말을 걸게 됐고, 그 이후 하교 후 도서관을 같이 다니며 급속도로 친해진다.
방학동안 ‘너’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큰 일이 발생하고 ‘나’에게도 곧 실명이 될거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너’의 어려움을 고백하는 것과는 달리 ‘나’는 나의 병을 숨기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너‘는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을 위해 한걸음씩 준비하지만 ’나‘는 곧 온 세상이 어둠이 될거라는 것에 미래에 대한 꿈도 꾸기 어렵다.
다만, ’나‘의 시력이 멀더라도 ’너‘가 옆에 있어주길 바랄 뿐이다. ’너‘가 망가졌음 좋겠다는 생각만으로...
결국 이 둘은 헤어지게 된다. 싱그러운 청소년 커플의 풋풋함과 설레임이 오래가길 바랐지만, 바람과는 달리 ’나‘의 장애 앞에서 무너지게 된다.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사랑하는 사람이 망가졌음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왜이리 측은하고 안타까웠던지... 코 끝이 시큰해진다.
작가의 에세이를 이미 읽어봐서 작가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었다. 소설 속 ‘나’의 심리가 너무나도 잘 표현된 게 자전적 소설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까마득한 어둠속에서 희망이라고는 찾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나’는 상황에 적응을 해가며 역경들을 잘 헤쳐나간다. 에세이 속의 조승리 작가처럼...
장애인 작가가 쓴 글이라 잔뜩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만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접어도 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가의 유연함이 많은 독자들이 그녀의 글을 찾는 이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산책방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