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주민들은 삶의 배경은 모두 달랐지만 삶의 과정은놀랄 만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가난했다. 그들은 부모 세대 때부터 가난을유전처럼 물려받았다. 전쟁 중 고아가 돼 가난했거나, 가난 때문에 전쟁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부모가 가난했으므로 배우지 못했고, 배우지 못했으므로 학력을 얻지 못했다. 재력과 학력이 없었으므로 인맥도없었고 등에 업을 ‘빽‘도 없었다.
평생 가난의 경로를 이탈하지 못한 채 한차례 반전의기회도 얻지 못하고 살아왔다. 흔들릴 때 붙들어줄 사람없이 흔드는 대로 흔들려온 그들이었다. 자주 흔들렸다고해서 흔들리지 않는 기술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평생흔들려왔으므로 그들은 가장 잘 흔들리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다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흔들 때마다 흔들리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삶의 되풀이였다.
- P183

가난의 경로는 철거와 강제이주의 무한궤도 속에 갇혀있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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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주민들은 삶의 배경은 모두 달랐지만 삶의 과정은놀랄 만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가난했다. 그들은 부모 세대 때부터 가난을유전처럼 물려받았다. 전쟁 중 고아가 돼 가난했거나, 가난 때문에 전쟁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부모가 가난했으므로 배우지 못했고, 배우지 못했으므로 학력을 얻지 못했다. 재력과 학력이 없었으므로 인맥도없었고 등에 업을 ‘빽‘도 없었다.
평생 가난의 경로‘를 이탈하지 못한 채 한차례 반전의기회도 얻지 못하고 살아왔다. 흔들릴 때 붙들어줄 사람없이 흔드는 대로 흔들려온 그들이었다. 자주 흔들렸다고해서 흔들리지 않는 기술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평생흔들려왔으므로 그들은 가장 잘 흔들리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다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흔들 때마다 흔들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삶의 되풀이였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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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랬다. 9-2×의 주민들은 모두 극빈했다. 3분의 2가 거리에서 자다 그 방에 이르렀다. 한번 입주하면 더이상 머무를 수 없을 만큼 머무르며 그 방 안에서 늙어갔다. 그 시간 동안 나아질 것 없는 삶이 별일 없고 변함없이계속됐다.
- P65

그해 국회의원 재산 공개에서 당시 시가 10억 원의 집에 살던 한 의원 5이 동자동에 ‘벌집‘을 사들여 임대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소유한쪽방 건물 다섯 채에 봉제공장과 철공소 노동자들 50여 가구가 거주했다.
- P101

역사가 흘린 이야기들이 9-2×로 흘러들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시절을 통과해온 그들은 서로 다를 것 없이 가난했다. 가난했으므로 9-2에 와서야쌓이는 가난한 역사가 있었다. 사건의 한 모퉁이에서 누락된 역사와,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역사가, 강제퇴거를 만나 역사가 관심 갖지 않는 새 역사‘를 시작했다. 각자의 시간을 거쳐 9-2×를 찾아온 사람들의 기억이 어둡고 눅눅한건물 안에서 서로의 기억을 향해 가지를 뻗었다.
그들의 기억으로 이 역사를 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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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혼자 죽어 발견되는 일이 일상인 건물이었다. 혼자 죽어 발견된 사람을 치우는 일도 혼자 죽는 일만큼이나일상이었다.
- P11

청소될 뻔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제거되지 않은 구더기처럼 꿈틀거렸다. ‘나를 벌레 취급하지 말라‘는 그들의목소리가 퇴치하려 해도 퇴치되지 않는 벌레처럼 그 집에달라붙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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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드는 날도 있을 겁니다. 올해의 제가 바로 그랬죠. 저는 이번 꿈을 완성하기 위해 천 번, 만 번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절벽 아래를 보지 않고, 절벽을 딛고 날아오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완성할 수 있었죠. 저는 여러분의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길기원합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꿈이, 그런 여러분에게 영감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겁니다. 큰 상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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