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랬다. 9-2×의 주민들은 모두 극빈했다. 3분의 2가 거리에서 자다 그 방에 이르렀다. 한번 입주하면 더이상 머무를 수 없을 만큼 머무르며 그 방 안에서 늙어갔다. 그 시간 동안 나아질 것 없는 삶이 별일 없고 변함없이계속됐다.
- P65

그해 국회의원 재산 공개에서 당시 시가 10억 원의 집에 살던 한 의원 5이 동자동에 ‘벌집‘을 사들여 임대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소유한쪽방 건물 다섯 채에 봉제공장과 철공소 노동자들 50여 가구가 거주했다.
- P101

역사가 흘린 이야기들이 9-2×로 흘러들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시절을 통과해온 그들은 서로 다를 것 없이 가난했다. 가난했으므로 9-2에 와서야쌓이는 가난한 역사가 있었다. 사건의 한 모퉁이에서 누락된 역사와,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역사가, 강제퇴거를 만나 역사가 관심 갖지 않는 새 역사‘를 시작했다. 각자의 시간을 거쳐 9-2×를 찾아온 사람들의 기억이 어둡고 눅눅한건물 안에서 서로의 기억을 향해 가지를 뻗었다.
그들의 기억으로 이 역사를 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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