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차일드에 나오는 하늬와 산들 남매는 MCS다. MCS는 Mutant Cancerous Syndrom (돌연변이종양 증후군)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몬스터 차일드 신드롬(Monster Child Syndrom/괴물아이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학교에서 하늬와 산들이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엄마는 선생님도 만나고 반에 간식도 돌리고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하는 등 여러 방법을 쓰면서 아이들에게 ‘네가 더 잘하면, 네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개인의 노력으로 다른 사람들의 혐오의 시선과 차별적인 행동을 극복해 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하늬와 산들은 발작을 하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기를 반복했다. 전학할 때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썼다. 하늬네 가족은 아이들의 병이 들키지 않도록 억제제를 먹고 혹시 변이를 하더라도 그간의 먹은 약 때문에 완전변이를 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하늬와 산들을 정상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고 찾아간 병원은 MCS를 병으로 보지 않고 변이유전자 소유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집중한다는 소장이 운영하는 ‘MCS 자립훈련소’였다. 그곳에서는 발작을 줄이고 억제하는 치료가 아니라 자기 안의 그 아이와 친해지기를 가르친다. 그 곳에서 자신이 MCS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히며 완전변이한 모습을 드러내는 연우를 만나고, 훈련을 받으면서 하늬는 자신에 대해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남을 미워할수록 내가 미워진다……. 나는 입을 꼭 다물었다.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다. 나는 나를 징그럽게 바라보는 눈이, 수근대는 입이 정말 싫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아이들이 원망스러울수록 나도 나 자신이 미워졌다. 마치, 아이들이 나를 싫어하는 게 내 탓인 것처럼…….(p.94)
물론 하늬와 연우가 자신 안의 모습을 괴물이 아니라 ‘내 안의 그 아이’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남들의 시선이 고아질 리 없다. MCS라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아이들은 사회를 향해 파괴적인 분노를 보이며 마을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갇히고 쫓기는 신세가 된 MCS 아이들에게 소장님은 이렇게 말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사람들은 조금씩 바뀌고 있으니까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간 우리를 받아들일 거야. 그때까지 우리만 무너지지 않으면 돼. 서로를 단단히 받쳐주며 견뎌 보자. 우리도, 그리고 하늬, 산들이 너희들도.”(p.192)
작가는 “아이들이 괴물 같아요.”라는 인터넷에서 본 문장에서 소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린이, 여성, 장애, 인종, 성적지향 등으로 사회에서 종종 혐오의 대상이 된다. 차별을 받는 대상들은 자신이 잘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며 차별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경우가 많다. 함께 살아가는 그들이, 때로는 내 자신이 무너지기 전에 좀 더 단단히 받쳐주는 사람들과 제도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별과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있고 아름답게 써준 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엄마의 추천 책은 멀리하던 아들이 “이 책 읽어볼래? MCS라는 병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작이 일어나면서 온몸에 털이 나고 몸집이 커지는 변이가 일어나는 아이 이야기야.” 이 한마디에 바로 관심을 가지고 한달음에 읽어버렸다. 소재부터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나보다. 다 읽고 난 아이는 이 책이 너무 좋다면서 자기도 뭔가를 써보고 싶다며 하루종일 끙끙대며 소감을 썼다.
“어기는 외모를 바꿀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화 ‘원더’에서 나온 교장 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MCS는 병이 아니라 고칠 수 없다. 그러니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