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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운전 -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신예희 지음 / 애플북스 / 2023년 5월
평점 :
나를 위한 책을 찾았다아~~~~!!!!!!!!
이렇게 말하면 어떤 주제의 책이 떠오르실지?
내 자아를 찾아 준 책?
혹은 이렇게 살아야지! 느끼게 해준 도끼 같은 책?
경제적 윤택함을 얻게 해 주는 책?
내 상황과 꼭 맞는 찰떡 소설?
아무도 못 맞출거야!!!!
도대체 무슨 주제의 책이길래??? ㅋㅋ

사진으로 보신 바와 같이 『마침내 운전』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너도 나도 다 하는 운전, 그게 왜?
이 책의 저자는 25살에 운전면허를 따놓기만 하고 운전을 안하다가 40살에 운전 연수를 받아 운전을 시작한 늦깍이 초보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답게 촘촘한 대중교통 시스템에 익숙하며
운전은 낯설고, 위험하고,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방향치.
기타 등등의 이유를 대며 운전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는?
20살에 운전면허를 따놓기만 하고 39살인 지금까지 운전을 하고 있지 않은 만만치 않은 장롱면허이다.
교통의 요충지에서 자란 사람이라는 자부심으로 운전을 하지 않으며
운전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는 길치.
안전과 돈 문제의 이유를 대며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어쩜 이리도 똑깥을까!
내 소울메이트를 이제서야 찾은 것일까?
책의 저자는 교통이 매우 불편한,
동시에 집 주위에 편의시설은 찾아볼 수 없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됐고
그곳에서 고립되어 살면서
심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찾아간 신경정신과에서 운전을 하는게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듣고
바로 자동차를 질렀다.
뒤늦게 운전 연수를 받고 운전을 하면서 겪은 요절복통 산전수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누구나 초보운전 시절이 있기에 다들 경험이 비슷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이 책 이전에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라는 점에서였다.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은 같은 상황을 아주 맛깔난 언어로 바꾸는 묘한 재주가 있는 마술사다.
'얼마나 재밌게 썼을까,
나는 운전을 정말 무서워하는데 재미있는 글이라면 운전에 대한 공포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읽게 됐다.
과연?????!!!!!!
책을 참 잘 골랐다 ^-^ 뿌듯뿌듯~~~~
어쩜 이리도 재밌는지,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보다.
나 같은 장롱면허가 아니라, 이미 초보를 지난지 한참인 배테랑이 읽는다 하더라도 깔깔깔 웃게 될 것이다!
주제는 운전이지만 주제와 상관없이 낄낄거리게 될 것이다!
유머 책을 읽었다는 기분이 들 것이다! ㅋㅋ

그런데 읽다보면 단순한 유머책 느낌은 아니다.
운전을 안할 때의 시선
운전 초보로서의 시선
운전 배테랑이 된 지금의 시선.
같은 상황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전개되는 아찔함이 있다.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문제, 사람, 사건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또,,, 읽다보면,,,
"왜 그렇게 미뤘을까?
무슨 핑계가 그렇게나 많았을까?
무서워, 힘들어, 부담스러워, 오만 가지 이유를 내세워 운전을 피했다.
저 포도는 시고 맛없을 게 뻔하다며, 보고도 못 본 척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오늘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얼마나 많은 신 포도가 여전히 남아 있을지 가늠해 본다.
내 발목을 잡고, 내 마음을 늙게 만드는 신 포도가.
35p"
여러 이유를 대며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 신 포도에 대한 이야기가
읽는 이의 자아를 똑똑 두드린다.
"이렇게 더 멀리, 신나게 달리고 싶어 할 줄 몰랐다.
나, 이런 사람이었구나.
91p"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것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작은 것에라도 도전하는 마음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게 한 책이었다.
저자는 경험했다.
그것이 이유가 아니라 핑계였음을.
나도 과연 두려움이라는 알을 깨고 나와 도전과 성공의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아직 의심스럽지만 유쾌한 이 책이 내게 용기를 복돋아 준다.
토닥토닥, 할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