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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들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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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하등한 생명체처럼 느낄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냥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여태까지의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고 싶었다. p 14

아무것도 모르는 게 나았겠지. 하지만 이미 그 애의 인생에 끼어들었다.

그 애도 내 인생에 끼어들었다. 그 후로 많은 것들이 내 일상에 쳐들어왔다. p 57


나는 아무리 익숙해지려고 해도 모든 곳이 낯선 곳이 된다.

나의 존재로부터 모두가 거리를 두기 때문에. 실은 그 거리감이 무척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무엇 때문인지 그런 거리감이 없었다. p 158




『태양의 아이들』을 읽으며 태양의 영향력 속 결정되는 부유하고 아름다운 삶이 소재로 사용됨이 참 독특했고, 태양의 아이들이 태양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럭스를 생산할 수 있어 자신의 부를 위해, 아름다움을 위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어떠한 상황이든 항상 빌런이 존재함을 느꼈다.

그리고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 등 자연환경의 폭주로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태양의 아이들』이 그려내는 모습들이 곧 지구에 닥칠 수도 있는 현실적인 모습 같았다.

그럼에도 어떠한 상황이든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에 고민하고, 성장하고, 그렇게 커나간다.

하나의 색이 상징이 되어 그 안에 갇히지 않게 여러 색으로 물들어 아름답게 반짝일 아이들.

아이들의 돋음을 응원하며 .

앞으로라는 거, 알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불안하지.

너도 앞으로 네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불안한 거야.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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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씨의 해빙기
슈테판 쿨만 지음, 양혜영 옮김 / 달로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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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장꼬장한 성격에 하고 싶은 말은 그냥 내뱉으며 자신의 영역이 확실한 고집이 센 괴팍한 할아버지 윈터 씨.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아내의 일을 대신하게 되면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이내 변화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윈터 씨의 해빙기』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인 것이 편했던 그가 다른 이에게 화장품을 설명하고 화장을 해주며 사적이고 소소한 이야길 통해 다른 이들의 삶과 자신의 삶에 가까워진다.

이웃인 동성 커플과 여성성을 지닌 손자 요나스, 그리고 미리암의 어릴 적 상처를 알게 되면서 무심했던 자신의 마음속 따뜻함을 찾아내고 자신의 아내 소피아를 더욱 이해하게 되며 자신의 삶의 새로운 변화를 열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윈터.

처음부터 끝까지 꽤 유쾌하게 읽어간 듯싶다.

은퇴를 하며 할 일을 잃어버린 듯 우울증을 겪는 많은 이들에게 즐거운 위안을 주는 듯한 이야기들이 영화처럼 펼쳐지면서 로버트 드니로의 영화 <인턴>이 살짝 생각도 나고 드라마 속 옛 시대의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의 뒷모습이 떠오르는,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 『윈터 씨의 해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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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말고 영어 독서 합니다 - 노란 지붕에서 한 달 살기
쏘피쌤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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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에 퍼부은 돈 얘기는 하지 말자. 서로 구차해지니까.

나만 이런 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왜 영어에서 실연의 아픔을 겪을까?"

- 영어는 오리발이다, 쏘피쌤 p14-15


어떤 원서가 잘 읽히고 안 읽히고의 기준은 영어 실력에만 있는 건 아니다. 책에 담긴 생각이 나를 얼마나 설득하고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내가 그 작가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가다.

완독이 반대말은? 쏘피쌤 p65



원서 읽기를 하기 전의 모습들과 원서를 읽기를 시작한 후 변화된 자신들의 모습, 주위의 환경, 그리고 자신들이 줄 수 있게 된 긍정적인 영향력.

처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니 용감하게 첫발을 내딛는다면 원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모두들 달라진 삶의 모습에 독서를 권한다.

마지막엔 부록으로 북클럽 리북스에서 읽은 원서 목록이 첨부되어 있다.

평범한 듯 평범치 않은 이들의 적극 영어독서 권장 책 『영어 공부 말고 영어 독서 합니다』

5명의 작가들은 영어 실력을 쌓으려고 읽기 시작한 책으로 많은 삶의 변화가 왔음을 얘기하고 있다.

영어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원서 읽는 즐거움을 체험하면 좋겠다고, 인생이 누구보다 빛나길 바라며 원서 읽기의 여정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며 응원하는 『영어 공부 말고 영어 독서 합니다』

독학으로 하다 쉽사리 포기해버리는 사람 (즉, 나와 같은)은 읽다 보니 북클럽, 북 카페가 꼭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오랜 시간 동안 해야 한다고 생각했음에도 늘 제자리였던 영어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게 하는 책이었다.

원서 추천도 있고, 영어 독서에 관한 생각이 있는 이들은 가볍게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은 『영어 공부 말고 영어 독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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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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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관계는 전략이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환한 미소로 속내를 숨기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그리고 빠르게 파고든다. 친밀감을 유도한 후 우위를 정하고 '우리'라는 허울 좋은 말을 붙여 가르면 끝. 그런 점에서 삶은 게임과 닮았다. p9




하지만 의미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슬퍼하기보다 나아가기를 선택했다.

그러니까 나는 북극성이 되기로 했다.

북극성은 길잡이별,

비록 가장 밝고 큰 별은 아니어도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별이니까.

p 209


눈 맞춤이 어려워 단절을 선택한 중학생 안율이 독특한 아이 이도해를 만나면서 세상을 바라보고 또 시선을 맞추며 성장해가는 청소년 소설인 『율의 시선』.

아빠의 사고 후 타인에 대한 무심함, 그리고 적당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아이의 모습 속에서 어른의 미안함이 느껴지며 어른인 나 역시 그들과 다른 점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며 마음이 아팠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 아니라 극복이 연속이라고, 우리는 극복하며 살아가는 거라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니 그 끝에 기다리고 있을 멋진 나를 위해 포기하면 안 된단 율의 엄마의 말에 율도, 그 구절을 읽던 나도 위안을 받으며 멋지게 나아가야 할 청춘도, 이미 어른의 포지션으로 머물러 있는 나도 살아가는 게 이렇게 참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 말이 그저 일상적인 말일지라도.

즐기는 삶이란 어떠한 것인지, 멋진 삶이란 어떤 것인지 아이에게, 청춘들에게 쉽게 설명해 줄 수가 없다는 생각에 무거움을 담게 된다.


타인에 무관심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사람들의 눈빛에 자신의 시선을 잃어버린 율의 모습이 어느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무심함이 상처받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 대한 마음을 닫는 사람들.

초반의 율의 마음처럼 차라리 무심한 게, 마음이 없는 게 편하다는 사람들이 아마 많은 어른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늘 어른이 되는 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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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 고유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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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자는 한밤중에 치밀어 올랐던 분노와 응어리, 매정함에 자신조차 깜짝 놀랐다.

그래서 전날 밤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던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내심 끔찍한 진실을 알고 있었다.

나이트 비치는 늘 그 자리에, 심지어 그리 깊지 않은 내면에 있었다는 것을. p21


지난 몇 주간 예술을 향한 갈망을 부인하고 충동을 억제하고 욕망을 이용하는 심리적 노력을 고되게 한 덕분에, 진실하고 평화로운 만족감이 찾아온 것 같았다.

하지만 아까 만난 일 하는 엄마들, 그 예술가들이 나이트 비치가 수백 번 지새운 밤과 예술 없이 보낸 수천 번의 오후를 비통하게 했다.p240



유망한 예술가에서 엄마의 역할로 홀로 육아에 매달렸던 여자.

그녀는 자신이 개로 변하고 있음을 느끼고 어느덧 개처럼 행동하며 자신의 분노와 괴로움을 표출한다.

결국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을 취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경악했다가 나이트 비치라 불리는 여자는 자신만의 예술로 표현해나가는 이야기인 작가 레이철 요더의 『나이트 비치』

일단 제목에서 주는 소재가 너무 독특했다.

비치.

이것을 bitch(개)라 연결 지어 생각을 못 했고 더더욱 영어로 욕에 사용되는 것이라는걸 단어를 보면서도 생각지도 못 한 채 펼쳐본 책이었다.

유망했던 예술가였던 여자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잠시 쉬며, 모성이란 단어 속에 가둬 억눌린 감정의 분노 속에 나이트 비치가 된 이야기.

나이트 비치의 그 감정적 이야기를 절대적 공감을 하며 읽어가다 그 공감에 내 모습을 얹져지면서 임신, 출산, 육아로 멈춰버린 나의 예술 활동을 돌아보게 되며 씁쓸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때도, 지금도 무엇이 맞는 걸까 싶은 생각과 함께.

엄마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꽤 공감하며 읽어갈 부분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독박 육아, 자신의 일와 조율하며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자신의 몸을 혹사하며 쓰러질 듯 아프더라도 아이를 돌볼 땐 잠을 안 자도 되는 기적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하는 엄마라는 존재.

그들이 가지고 있다는, 당연하게 있어야 한다는 모성.

이 모성안에 갇힌 부담감과 힘겨움을 괴물이 되고 싶다며 표출해 내는 여자.

즉. 나이트 비치.

쌓였던 분노를 동물화로 폭력성으로 풀어가지만 결국 나이트 비치는 그렇게 분노를 자신만의 하나의 예술적 행위로 풀어내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만든다.

결국 현실의 엄마들 역시 자신만의 출구, 그것이 예술적 행위이든 아니든 그 무엇의 어떠한 것으로 풀어내며 나이트 비치처럼 해결해 나가고 있지 않을까.

너무나 현실감스러운 감정들에 동요하며, 자신의 깊숙한 곳에 있을 법한 괴물의 모습을 살짝 들춰보는 듯한 이야기 『나이트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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