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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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 <적의 연작 살인사건>의 개정판 이동원 작가의 장편소설 『얼굴들』

등장인물들의 심상치 않은 서사와 이제 막 주인공들이 엮여가는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되었다.

감정이 없으며 피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형사 광심, 화상을 입고 유명한 작가이지만 자신의 공간에 칩거하며 두 명만이 얼굴을 아는 해환.

해환과 광심이 만나 이야기의 큰 흐름들을 만들어갈 듯싶었다.

"언니도 나랑 같잖아요. 왜 날 그런 눈으로 봐요?" 이 문장과 해환과 광심의 대화 속에서 문득 살인자는 타고난 것일까?라는 의문 속에 헤매던 서미애 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인 하영이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상대에 따라 보여지는 얼굴들이 조금씩은 달라진다.

가까운 이와 있을 때, 어렵고 불편한 이와 있을 때, 싫은 이와 있을 때.

여러 겹의 가면을 상황에 따라 맞춰 꺼내 쓰고 있지만 가끔은 어떠한 계기로 폭발을 할 때가 있어 의도치 않은 진짜의 얼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동원 작가의 소설 속 얼굴들도 그렇지 않을까.

이야기라 극대화된 모습들이겠지만 우리 안에 아주 깊게 숨겨 놓은 얼굴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나 누군가에겐 평범한 악인이 될 수도 있을 테니.

읽는 내내 소설 속 광심과 해환이 사건 속에 풀어가는 이야기들이 궁금함을 더하고 광심의 변화나 그녀의 더 깊은 이야기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람들의 본능과 같은 가면속 얼굴들.

여러 표정을 담은 여러 이야기를 담은 얼굴들의 이야기 이동원 작가의 장편소설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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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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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로 세상을 구하는 소녀, 육아에 지친 깜빡거리는 쌍둥이 엄마, 오이로 인해 좀비로 변한 사람들.

영화감독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백승화 작가님의 코믹 판타지 소설『레시피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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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판타지 이야기와 각 이야기마다 다음 이야기를 자연스레 엮는 여담 3편의 이야기, 백승화 작가의 코믹 판타지 소설 『레시피 월드』

방귀쟁이 며느리를 모티브로 한 <방귀 전사 볼빨간>에서는 전래동화를 드러내며 잘 버무린 코믹과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홍의 모습에 청소년 소설 성장 드라마 같았다.

언어의 유희에 즐거움도 준 <방귀 전사 볼빨간>,

감추고 싶고 또 예쁘고만 싶은 여고생의 모습에서 벗어난 홍의 성장과 홍을 보며 과학적으로 바라봐 주는 친구 민지.

그들의 공조가 예쁘고 귀여웠다.

방귀는 하루에 얼마나 뀔 수 있는 걸까라는 의문점이 조금 생기며.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에서는 아이를 키우던 때가 기억나며 공감이 많이 되었다.

하나하나 소중하고 그만큼 정신줄을 놓을 만큼 힘겨웠던 시간들.

모든 게 합이 맞아지면 생기는 레시피.

현실에서는 우울증이 되지 않나 싶었다.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남편이 전기밥솥과 청소기가 되면서 유쾌함을 살짝 실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아주 짤막했던 <살아 있는 오이들의 밤>은 친절, 그리고 정으로 엮인 음식에 대한 강요 같음에 뽀족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난 오이는 좋아하지만 편식이 있는 편이라 어릴 적부터 어른들에게 지적과 권유와 강요를 받았던 적이 많아 소설 속 '나'의 마음, 그리고 과학적으로 조지면 된다는 남모 씨의 말에 공감과 통쾌함을 '나'와 같이 느꼈다.

세 편 모두 코믹을 버무리고 거기에 현실 속 감각을 넣어 판타지를 완성한 백승화 작가의 소설 『레시피 월드』

가볍게 시작해서 웃다 슬그머니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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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종자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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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이자 범죄 스릴러의 여왕인 질리언 매캘리스터 작가의 신작.

『또 다른 실종자』


가끔은 마음이 너무 빨리 작동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순식간에 해답이 나왔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p 78

지금 자신은 무엇을 하더라도 발각될 것이고 어쩌면 이미 발각되었는지도 모른다고 그녀의 부패는 이미 과거의 일이었지만, 그 과거가 이제 그녀의 미래를 좌우하고 있었다.

p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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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47페이지의 장편 소설인 『또 다른 실종자』

3부로 나뉘며 소설 속 인물들이 각각 주인공이 되어 이야길 풀어간다.

이야기 속 등장하는 세 부모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의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 여러 형태의 일을 만들어내는데 줄리아는 경찰 일을 사랑했지만 사랑스러운 딸 제너비브를 위해 한 사건을 숨겼고 그것이 협박의 원인이 되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다.

실종된 딸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아버지 루이스는 수사는 종결되었지만 여전히 딸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일을 만들고, 아들이 여자친구의 실종으로 무죄를 받긴 했지만 여전히 뭔가 의심스러운 매튜를 걱정하며 진실을 찾아 자료들을 경찰에 넘기는 매튜의 엄마인 엠마.

이렇게 세 부모들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절박하게 자녀들을 위해 움직인다.

이 움직임들이 한 사건과 연관되며 결국 진실이 드러나는데 각각의 이야기가 흩어져 있다 한곳으로 만나는 순간의 희열감과 반전이 엄청난 소설이었다.

긴 이야기 속에 묘사되는 부모들의 심리가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여주고 특히 점점 절박함에 내몰리는 줄리아의 모습은 불안 그 자체였다.

자신이 사랑한 일, 자부심이 높았던 일에 대한 배신을 해야 했고 또 그 소용돌이 중심에 홀로 계속 버티며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한 것들을 섬세하게 표현되는 작가의 글들에 마치 옆에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듯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범인이 밝혀진 후 머릿속에 떠오르는 범인에 대한 조각조각의 복선들.

이야기가 끝이 난 후 책장을 넘기면서 회수되는 복선을 다시 한번 짚어보며 촘촘하게 만들어진 스토리에 놀라움속 즐거움을 주었던 질리언 매캘리스터 작가의 신작 『또 다른 실종자』

작가의 다른 책 <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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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2025.가을 - 66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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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훌쩍 넘은 계간지 자음과모음의 2025 가을 편 66호.


빠르게 읽을 수 있긴 했지만 시분야에서 한 번, 문학상의 심사평에서 또 한번 그리고 크리티카에서 멈춤을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주로 소설과 에세이를 읽었던 내 독서 흐름 속에 비평, 평론들이 쉽진 않았고 또 그 시각들을 똑바로 보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시는 여러 번 읽으며 입술로 읽어가기도 하고 그 언어들에 가까워지고 싶었다.

시간은 걸렸지만 다양함에 즐거운 읽음이었다.


일본 비평가 사사키 이타루님의 인터뷰와 소설가 김홍 님의 작품을 다룬 <작가>코너와 김홍 작가의 에세이 한편

그리고 두 사람이 주고받는 시, 소설에 관한 이야기였던 <시소>코너가 꽤 오래 시선을 머무르게 하며 매력적이었다

짧게 느껴졌던 에세이 세 편과 번역가 알차나 마드하반님의 번역가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어 다시 한번 번역이라는 것이 언어 해석만은 아니며 창작자로서의 역량도 필요함을 느꼈다.

<평> 코너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문학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문학에 대한 새로운 흐름을 알 수 있었다.

계간지 마지막은 여러 출판사의 책 소개와 정기구독 알림으로 마지막 장을 덮는다.

535페이지의 긴 여정을 이렇게 끝낸 자음과모음출판사의 계간 2025 가을 편.

사실 소설이라면 금세 끝낼 수도 있었던 책이었지만 다양한 글들과 잘 접하지 못했던 분야, 그리고 깊게 들어가는 비평까지 여러 번 읽으며 좀 더 가깝게 이해하고 싶었다.

계간지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차가움이 밀려들 때쯤 올 겨울 편이 기다려진다.

처음 접해본 계간지였는데 정기구독에 관심이 갈 정도로 다양하고 알찬 내용이 가득했다.

책 속 이장욱 작가의 장편소설 <켄의 행방>이 두 번째 이야기였는데 여름 편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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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김이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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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엄마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왜 이토록 먹먹한가. 추억이 없으면 없는 대로, 추억이 많으면 많은 대로 엄마라는 존재는 왜 이토록 아련한가. 사방이 온통 그리운 엄마다.

p 152,153

스스로 삶을 마감한 엄마를 추억하며 자신의 슬픔을 충분히 애도하는 김이경 작가의 에세이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나에겐 아직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속에 사랑을 더 기억할 수 있고 또 함께 나눌 수 있는 지금.

작가의 책을 덮으며 마음에 다시 부모님을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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