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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현명한 삶의 태도에 관하여
조던 그루멧 지음, 박선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인생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목적 있는 삶’이라는 말 앞에서 자주 멈춰 서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무엇을 해야 의미 있는 삶이 되는지, 언제쯤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되는지 묻다 지친 이들에게 이 책은 의외로 조용한 대답을 건넨다. 인생을 바꾸는 변화는 거대한 결단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저자 조던 그루멧Jordan Grumet은 목적을 하나의 ‘발견’이나 ‘사명’으로 여기지 않는다. 언젠가 반드시 찾아야 할 정답 같은 목적은 오히려 많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그는 말한다. 대신 목적은 매일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방향 감각에 가깝다. 삶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스스로 알고, 그 방향을 조금씩 조정해 가는 태도에 더 가깝다.

이 책의 사유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는 일찍 삶의 유한성을 자각했고, 그 인식은 이후의 선택들—의사로 살아가는 일,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일, 글을 쓰는 일—로 이어진다. 삶이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의미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책의 밑바탕을 이룬다. 그래서 이 책은 추상적인 조언보다, 삶의 리듬을 다시 살피게 만든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은 개인적인 감정에 머무르지 않는다. 행복은 나만을 위한 만족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확장될 때 비로소 지속된다고 그는 말한다.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행복은 고립되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숨을 쉰다.
이 관점은 목적에 대한 의미를 재정립한다. 목적은 나만 잘 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나의 삶이 타인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에 대한 감각이다. 내가 만족하는 선택이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할 때, 그 삶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선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롤모델이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지내고 있는지, 어떤 태도를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말보다 먼저 보여주고 있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유산은 살아 있는 동안 반복해 온 태도들의 총합이다. 친절을 선택하는 방식, 타인의 말을 끝까지 듣는 자세, 관계에서 회피하지 않는 습관. 이런 작고 눈에 띄지 않는 선택들이 결국 한 사람의 삶을 설명한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행복’과 ‘의미’를 대립시키지 않는 시선이다. 행복은 쾌락이나 편안함이 아니라 자율성, 연결감, 기여감에서 비롯되고, 의미는 이 감각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의미를 위해 행복을 희생할 필요도, 행복을 위해 의미를 포기할 이유도 없다. 두 감각은 같은 방향을 향해 나란히 자란다.
인생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고, 그 작은 것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