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들의 하루 5 : 갓, 해치 그리고 반가 사유상의 하루 이것저것들의 하루 5
서보현 지음, 이경석 그림, 이명섭 외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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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를 주제로 한 만화 「이것저것들의 하루 5」는
유물과 유적을 주인공으로 하여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에요.
각 편이 10컷 안팎의 짧은 만화로 구성되어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귀엽고 깔끔한 그림체에 인포그래픽 요소가 더해져
어려운 개념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유물과 유적이 어떻게 쓰였고,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현재의 모습과 함께 연결해 보여주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지금도 남아 있는 장소와 지명 이야기를 통해
역사가 멀리 있는 과거가 아니라
우리 곁에 살아 있는 현재의 이야기로 느껴지도록 구성된 점이 매력적입니다.

서빙고, 응봉, 월미도 같은 지명의 유래를 알 수 있고,
광화문 해치나 병산서원처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곳도 등장해
책을 읽은 후 실제 탐방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비밀일기’와 ‘뉴스특보’ 코너에서는
보충 설명과 역사적 배경을 흥미롭게 전달해 주어
학습 만화 이상의 가치가 느껴졌습니다.

어려운 단어는 각주나 코너로 자세히 풀어주어
초등 고학년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기본적인 역사 배경 지식이 있다면
더 깊이 있고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만화를 통해 한국 역사의 매력과 현재성을 함께 느끼고 싶은
모든 어린이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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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가면 - 세계의 공원들
마르크 마주브스키 지음, 김상미 옮김 / 베틀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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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의 공원을 따뜻한 붓터치로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가의 그림은 뭉툭하지만 생생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매력을 전합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기상천외하고 독창적인 공원들이 등장하며, 각 나라의 문화와 가치, 그리고 공원을 조성한 의도가 그림 속에 녹아 있습니다. 단순한 쉼터를 넘어, 추억을 간직하고, 감정을 치유하며,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의미 있는 공간’으로서의 공원을 보여줍니다.

책은 세계 공원의 모습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원이란 무엇일까?”, “공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공간과 관계 맺는 방식을 돌아보게 합니다.

큼직한 하드커버 판형은 마치 책 자체가 작은 공원처럼 느껴지며, 공원의 이름을 삽화 속에 넣지 않고 마지막에 소개한 구성도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읽고 나면 누구나 자신만의 평화로운 ‘마음속 공원’을 떠올리게 되는 책.
아이와 함께, 혹은 어른 혼자 보아도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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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
이정록 지음, 윤정미 그림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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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의 동시집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는 제목처럼 리듬감 있고 귀여운 분위기의 시집일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깊고 울림 있는 시들이 담겨 있었다. ‘어린이 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시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별」이다. 할머니 손등의 점을 하늘의 별과 연결하며, 아이의 눈으로 삶과 죽음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손등 위에 하나둘 생겨난 점들을 통해 세월의 흐름을 읽고, 그걸 별로 비유하며 하늘로 돌아가는 존재를 상상한다. 짧고 단순한 시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는 깊고 따뜻하다. 읽는 동안 나의 할머니, 나의 엄마, 그리고 내 아이가 자연스레 떠올라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이 시집에는 이런 감정을 자극하는 순간들이 군데군데 숨어 있다. 「중심」에서는 반려견과의 이별을 담담하게 그려냈고, 「갈팡질팡」에서는 어른들의 이중적인 말과 행동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이의 마음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사람 안에는」은 사람의 생김새를 따라 묘사하다가 마지막에 ‘사람 안에는 사랑이 앉아 있어’라는 구절로 마무리되며,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짧은 시 하나에 인생의 조각 같은 질문과 여운이 담겨 있는 시들이 많다.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에 실린 동시들은 아이들의 일상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상황들을 소재로 하면서도, 시선은 날카롭고 사려 깊다. 유머와 따뜻함이 공존하고, 쉬운 말 속에 담긴 감정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그래서 아이는 물론, 어른 독자에게도 이 시집은 충분히 울림을 준다. 한 편의 시를 다 읽고 나면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거나, 잊고 지낸 감정을 떠올리는 일이 자주 생긴다.
작가의 말에서 이정록 시인은 “나의 글나무가 커지면, 그 그늘 아래 모인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과 꿈을 노래하고 싶다”고 전한다. 그 말처럼 이 시집은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충분한 그늘을 지닌 글들로 채워져 있다. 시를 읽으며 잠시 멈추고, 생각하고, 마음속을 다독이게 되는 그런 시간이었다.
어린이 동시집이지만,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문장들이 가득 담긴 책. 조용하고 단단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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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정 책이 좋아 1단계
강정연 지음, 간장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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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K코리아 서포터즈로 《그래도 다정》을 만났다. ‘동시동화’라는 이름부터 생소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동시의 함축적인 표현과 동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주인공 윤호는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커서 친구들이 무서워하지만, 속으로는 다정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하는 아이였다. 어느 날 고모네 집에서 받아온 달걀이 부화하며 병아리와 함께하게 되었고, 작은 생명을 돌보는 과정 속에서 윤호는 자기 마음속 다정의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 병아리를 아끼는 마음이 다정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마음이 반 친구들에게 번져가며 윤호는 점점 다정한 아이로 자라난다. 짧은 동시 몇 줄만 읽어도 윤호의 마음이 선하게 전해졌고, 동화 부분은 만화의 대사처럼, 동시 부분은 노래 같은 운율로 다가와 마치 뮤지컬 한 편을 보는 듯했다. 책장을 덮으면서 아이들과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글이 어렵게 느껴지는 아이들도 노래 부르듯, 혹은 랩처럼 리듬을 타며 짧게 적어나간다면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다정》은 읽는 즐거움뿐 아니라 생활 속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책이었다. 전작 그래도 용기도 소장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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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공통점
안성훈 지음, 모예진 그림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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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공통점을 찾는다는 건 단순한 취향의 나눔이 아니라, 서로를 잇는 다리다.
현서는 엄마와 아빠, 사촌동생은 물론
택시기사, 책방지기, 그리고 미모사 화분이나 황제펭귄에게까지 다가간다.
낯설고 다른 존재에게도 “너와 나는 닮았다”는 말을 건네는 순간,
세상은 차갑지 않고 따뜻하게 열린다.

일기처럼 적힌 현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너도 그럴 때가 있구나”라는 연대의 감각이 싹튼다.
차별과 혐오가 익숙해진 사회에서
관계 맺기의 첫걸음을 다시 배우게 해주는 책.

경계를 허무는 가장 순수한 방식,
그건 바로 공통점을 찾는 것임을 알려주는 따뜻한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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