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이야 방구야 3 - 국어 사회 과학 초등교과 어휘 잡는 웃기는 문방구 ㅣ 말이야 방구야 3
유경원 지음, 윤지완 그림, 전광진 속뜻풀이 / 서울문화사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구성에 있다. 어휘를 국어, 사회, 과학 등 교과목별로 묶어 놓았는데, 이 방식이 생각보다 훨씬 실용적이다. 많은 어휘 학습서가 단어 자체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반면, 이 책은 아이들이 실제로 어휘를 만나게 되는 맥락을 고려했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읽으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개념이 어려워서라기보다 낯선 어휘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사회나 과학 과목은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면 본문 전체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과서 어휘를 위한 족집게 과외 같은 인상을 준다. 아이들이 실제 학습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핵심 어휘를 선별해 미리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해력 교육의 관점에서 봐도 흥미로운 책이다. 최근 문해력이 중요한 교육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문해력은 결국 어휘력이라는 기초 위에서 형성된다. 단어를 모르면 문장을 이해할 수 없고,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글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 책이 한자어에 주목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 속 주요 학습 어휘 상당수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자어를 이해하는 일은 단순히 어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교과 학습의 문을 여는 과정과도 연결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한자를 가르치는 방식이다. 한자의 획순이나 쓰기 연습보다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자를 깊이 학습하려는 독자라면 다소 아쉽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어휘 학습서로서는 오히려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독서와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한자를 쓸 줄 아는 능력보다 어휘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예문 구성이다. 많은 어휘책이 뜻풀이에서 끝나는 반면, 이 책은 예문을 함께 제시해 단어가 실제 문장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여 준다. 어휘 학습은 암기보다 활용이 중요하다. 뜻을 읽고 넘어가는 것보다 직접 문장을 만들어 보는 과정에서 기억이 오래 남는다. 그래서 책 속 예문을 읽고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 보는 활동까지 이어진다면 학습 효과는 더욱 커질 것 같다.
만화의 완성도도 기대 이상이었다. 학습만화는 자칫 정보 전달에 치중해 이야기가 어색해지기 쉬운데, 이 책은 연관된 어휘들을 자연스럽게 하나의 에피소드 안에 녹여 냈다. 덕분에 학습을 위한 억지 설정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먼저 든다.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 하나 반가웠던 점은 한자어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엿하다', '어르다', '매섭다'처럼 순우리말이지만 뜻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어휘들도 함께 담겨 있다. 문해력은 한자어만 많이 안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어휘를 정확히 이해할 때 성장한다는 점에서, 이런 구성은 꽤 세심하게 느껴졌다.
『말이야 방구야』는 한자를 외우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교과서를 더 잘 읽게 만드는 책이다. 문해력의 출발점을 어휘력으로 보고, 그것을 교과 학습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는 점에서 교육적 설계가 돋보인다. 초등 중·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물론이고, 문해력 교육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에게도 한 번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