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 이진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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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의 작은 잔디밭에서 만난 새끼 산토끼를 집으로 데려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겉으로 보면 산토끼 사육 일지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성장 기록이나 생태 관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토끼라는 사실을 잊고 읽다 보면 한 생명을 돌보는 육아일기처럼 느껴질 만큼, 저자의 시선은 세심하고 다정하다.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문장 곳곳에 스며 있어, 읽는 이 또한 조용히 마음을 열게 된다.
산토끼와 함께 살아가는 동안 저자는 자연을 인간의 시선이 아닌, 산토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게 된다. 작은 생명의 생명력과 자태에 매일 감동하며 기록된 자연의 모습은 번역서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서정적이고 수려하다. 그 덕분에 산토끼와 자연을 향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독자는 마치 그 곁에서 함께 숨 쉬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울림은 ‘공생’이다. 산토끼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저자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삶의 방식을 조정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삶을 축소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야생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하나의 실험처럼 느껴지는 이 여정은, 공생이란 어느 한쪽의 희생이 아닌 모두가 균형 있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상태임을 말한다. 그리고 자연을 ‘自然’, 즉 있는 그대로 존중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공존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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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학년 2반 전설의 애벌레 ㅣ 첫 읽기책 19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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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K-장녀’, ‘K-장남’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첫째에게는 유난히 많은 기대와 부담이 따라온다. 그래서 첫째 하면 왠지 참고, 버티고, 조용히 잘해내야 할 것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3학년 2반 전설의 애벌레》 속 첫째는 그런 공식에서 과감히 벗어난다. 이 책의 1번 애벌레는 부담을 끌어안고 가만히 있는 대신, 궁금하면 바로 몸부터 움직이는 애벌레다. 위험해 보여도 일단 도전하고, 케이지에 갇히면 몇 번이든 탈출을 시도한다. 한마디로 도전 정신이 아주 충만하다.

처음엔 “왜 저렇게까지 하지?” 싶다가도, 계속 보다 보면 이 애벌레에게는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뚝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한 번 실패했다고 멈추지 않고, 안 되면 다시, 또 다시 도전한다. 말 안 듣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끝까지 해보는 집요함이 있는 첫째다.

이 애벌레의 멋진 점은, 책임을 억지로 떠안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도전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이 되고, 첫째가 되어 간다. 근성과 뚝심으로 앞장서다 보니, 어느새 전설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첫째’란 꼭 가족 안에서 맏이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먼저 나서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집에서는 큰형일 수도 있으며, 나중에는 어른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도전 정신을 가지고 앞서 나가는 사람이 한 명 있을 때, 주변 사람들도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첫째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웃기고 귀여운 애벌레 이야기지만, 읽고 나면 괜히 마음이 단단해진다.
참는 첫째가 아니라, 도전하는 첫째가 얼마나 멋진지 알려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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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 슈퍼 전담 ㅣ 샘터어린이문고 77
박남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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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를 모으며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를 돕고 싶은 마음 하나로, 장우는 오복이가 내민 터무니없는 ‘인턴 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할머니에게 좋은 박스를 챙겨드릴 수 있다는 말에 장우는 억울함도, 자존심도 삼켜내지만, 그 시간들은 처음부터 예상했던 것처럼 괴롭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매번 황당한 심부름을 시키고 잘난 척을 일삼던 오복이의 행동 뒤에는, 사실 누군가와 진짜 친구가 되고 싶다는 간절하고도 서툰 마음이 숨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우는 그 마음을 천천히 알아갑니다. 억지로 시작된 관계였지만, 함께 놀고, 함께 실수하고, 서로 미워했다가도 다시 웃게 되는 과정을 거치며 두 아이는 처음엔 상상도 못 했던 자리에 도달합니다. 겉으로는 티 나지 않는 깊은 외로움과 사랑받고 싶은 욕구, 그리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까지의 어색한 단계들을 정직하게 보여주며,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두 아이에게 ‘우정’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줍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두 아이의 변화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조금씩 마음을 건네고, 조금씩 알아주는 과정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종종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용기나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장우와 오복이는 말합니다. “진짜 관계는 서툰 마음이라도 내어놓는 작은 순간들에서 시작된다”고.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과 잣대가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스며드는 시대 속에서, 이 책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다시 일깨웁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은 가진 것의 크기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의 방향으로 결정된다는 것. 환경이 어떻든, 배경이 어떻든, 서로에게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관계는 충분히 자라날 수 있다는 것.

이야기를 덮고 나면, 장우와 오복이의 우정은 단순히 아이들의 성장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거울이 됩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건네고 있으며, 또 누군가의 서툰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서툴지만 진심 어린 마음들이 부딪히고 이어지는 이 책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진짜 우정’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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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레츠고 2배나 즐거워! 구구단 - 1분이면 수학과 친해지는 만화 ㅣ 씽씽레츠고 시리즈 3
이젠수학연구소.한날 지음 / 이젠교육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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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구구단 외우기에 한창인데, 반복 연습이 지겨워질 때쯤 만나면 좋은 학습만화를 찾았어요.
이젠교육 씽씽레츠고 시리즈 – <구구단 2배로 즐거워> 인데요, 귀여운 캐릭터들이 일상 속 상황에서 구구단을 활용하며 곱셈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도와줘요.

구성은 뽐 연결수학과 비슷하게 묶어 세기, 뛰어 세기, 몇 배로 나타내기 등 기초부터 차근히 배우고, 2단부터 단계별로 구구단을 익히는 식이에요.
특히 한 단원을 두 번에 걸쳐 다루면서 처음엔 덧셈으로, 다음엔 곱셈으로 개념을 확장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공부에 살짝 지친 아이에게 건네주니 한 권을 금방 읽어내더라고요.
같은 내용이라도 만화로 만나니 훨씬 몰입도 높고, 즐겁게 구구단을 익힐 수 있었어요.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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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전 대 호랑전 - 명절맞이 부침개 대결
정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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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전 대 호랑이전』은 익숙한 전래동화를 새롭게 풀어낸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토선생과 호선생이 각각 ‘파전’과 ‘육전’을 두고 펼치는 부침개 대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글의 리듬이 판소리의 ‘아니리’처럼 흥겹고 맛깔스럽습니다.
“~로구나!”, “~일세!” 같은 말투와 풍성한 의성어·의태어가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아이와 함께 읽다 보면 저절로 추임새를 넣게 되는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그림에는 간장 장독, 우물, 명절상 등 옛 조상들의 생활 모습이 세심하게 담겨 있고 십장생의 동물들이 등장해 전 대결을 돕는 장면도 전통의 멋을 더합니다.
파전과 육전의 재료 소개에서는 ‘동물복지’, ‘국내산 재료’ 같은 현대적 감각이 녹아 있는 것도 센스!!

옛 이야기와 현재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결말에는 모두가 함께 나누고 즐기는 ‘화합’의 메시지가 따뜻하게 전해집니다.명절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읽을수록 발견되는 디테일과 운율이 매력적인 그림책🩵 전래동화의 맛을 알고 싶은 친구들에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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