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 이진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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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의 작은 잔디밭에서 만난 새끼 산토끼를 집으로 데려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겉으로 보면 산토끼 사육 일지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성장 기록이나 생태 관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토끼라는 사실을 잊고 읽다 보면 한 생명을 돌보는 육아일기처럼 느껴질 만큼, 저자의 시선은 세심하고 다정하다.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문장 곳곳에 스며 있어, 읽는 이 또한 조용히 마음을 열게 된다.
산토끼와 함께 살아가는 동안 저자는 자연을 인간의 시선이 아닌, 산토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게 된다. 작은 생명의 생명력과 자태에 매일 감동하며 기록된 자연의 모습은 번역서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서정적이고 수려하다. 그 덕분에 산토끼와 자연을 향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독자는 마치 그 곁에서 함께 숨 쉬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울림은 ‘공생’이다. 산토끼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저자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삶의 방식을 조정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삶을 축소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야생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하나의 실험처럼 느껴지는 이 여정은, 공생이란 어느 한쪽의 희생이 아닌 모두가 균형 있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상태임을 말한다. 그리고 자연을 ‘自然’, 즉 있는 그대로 존중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공존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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