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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역사 - 지도로 그려진 최초의 발자취부터 인공지능까지
맬컴 스완스턴.알렉산더 스완스, 유나영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소개의 지도의 역사와 제가 찍은 사진의
표지 디자인이 다르지만 같은 책 맞습니다.
겉표지를 벗기니 저렇게 빈티지한
멋진 표지가 숨겨있더라고요.
요즘 홍보용 띠나 겉표지때문에 힘들게 디자인한
예쁜 진짜 표지가 가려진 책들이 많은듯해요.)

지도의 역사는 오랜 경력을 가진 지도 제작 전문가가 지도를 그리기 위해 수집한 역사에 대해 풀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단순 항공사진이나 측량기술만으로 지도를 제작하는 건 아니라는 걸 처음 알았네요. 국가 도시 등 구획은 늘 변화하기 때문에 지도도 결국은 살아 움직이는 거였어요. 지도 제작자들은 현재의 지도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역사서나 고증이 필요한 학술기관이나 출판사의 의뢰로 중세시대나 더 이전 시대의 지도를 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 간의 관계와 역사 지식을 수집해야 하고 또 그 당시 살던 사람들의 세계관도 알아야 하더라고요.
그렇게 작가분이 지도 제작하면서 축적해온 역사적 지식을 비교적 간략하게 설명한 책이에요. 지도가 차지하는 페이지가 은근 있어서 총 282 페이지지만 그보다 읽을거리는 적습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탐험가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신대륙 발견이나 오세아니아 발견 등 그런 지역들이 세계지도에 등장한 건 탐험가분들이 그 지역을 발견한 이후이기 때문이겠죠. 그들의 업적뿐만 아니라 삶과 최후까지 이야기해주는데 그들은 역사엔 업적은 남겼지만 죽음은 무척 허망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실제로 우린 학창시절 세계일주를 처음 완료한 탐험가가 마젤란이라고 배우는데 그는 그전에 원주민과의 전투에서 사망했고 실은 그의 후임이 최초라고 하네요. 마젤란이 선장이었기 때문에 그를 기리기 위해 명예를 양보한 거더라고요.
어떤 부분은 좀 백인 우월주의적 입장이 보이기도 했어요. 이런 입장에 반감이 생겼다기보단 저도 이 책을 읽기 전 총 균 쇠나 사피엔스를 읽지 않았으면 아무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일만한 대목이라고 느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과 오세아니아가 텅 빈 대륙이나 마찬가지였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열강의 제국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사상이라고 "총, 균, 쇠"에서는 비판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이론이 미국 교과서에서 주장할 정도로 서방세계에서는 만연한 생각이라고 하네요. 비판의식을 가지기 전과 후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달라지는 게 무척 신기했어요.

콜럼버스의 뒷이야기도 나옵니다. 우리는 그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인도로 착각했지만 어쨌든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란 것까지만 배우잖아요. 그런데 그가 원주민들을 무척 많이 죽게 한 사실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원주민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갔을 거라 예상은 안 했지만 손과 코와 귀를 잘라 합병증으로 그들이 사망하게 만들었다는 건 전혀 몰랐어요.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시선으로 보면 대량학살자 같은 사람을 역사에서 영웅으로 기억하는 게 맞는지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는데 어떤 나쁜 짓을 해도 업적을 생전에 남기면 나쁜 짓은 잊혀지고 업적만 이름과 남는다는 교훈? 인거 같아... 뭔가 씁쓸했어요.
책 내용은 무척 유익했습니다. 나름 역사덕후라 꽤 많은 역사 서적을 접하고 지식을 누적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새로운 정보를 또 접하니 무척 흥미롭더라고요.
현대에는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너무 흔해서 고마움을 못 느끼지만 작가분께서 '지도가 없는 하루를 상상해 보라.'했을 때 무척 와닿았어요. 저는 버스 탈 때도 네이버 지도를 켜고 어떤 버스가 최단 경로로 목적지에 데려다주는지 검색해 보거든요. 지도가 가진 역사와 그 지도를 제작하는데 들어간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거저 주어진 게 아니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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