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빙자한 역사서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 신라공주와 페르시아왕자의 약속
이상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0월

당은 백제의 땅에 웅진도독부를

고구려의 땅에 안동도호부를 설치했다.

역사덕후시라면 분명 빠져들만한 소설

고증, 문체의 담백함, 그리고 상상력까지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는 방송국 PD 출신인 작가분께서 이란에 전해져오는 옛 페르시아 설화 "쿠쉬나메"에서 영감을 받아쓴 소설이라고 해요. 그래서 고증 조사에만 긴 시간을 투자하여 조사하셨다고 합니다. 소설의 어투는 정말 담백하고 미사어구가 없어요. 그래서 이게 소설을 읽는 건지 역사서를 읽는 건지 조금 헷갈릴 정도예요. 이야기는 신라시대와 현대시대 두 시대로 진행돼요. 특히 현대 시점에선 주인공인 희석이 이란 역사를 잘 아는 선배를 찾아가서 계속 페르시아 역사를 묻는 대목이 가득해요. 근데 전 역사덕후라 그런지 그 부분이 무척 재밌더라고요.

원래 책에 낙서하며 보는데 이 책은 정리하면서 기억하려고 독서노트를 썼어요. 역사적인 부분은 다시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서요. 특히 서양사에 너무 익숙하다 보니 이란이나 중동 역사는 많이 생소한데 그런 부분을 설명해 줘서 무척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그리고 그전에 국제결혼한 왕족들이 있는 거 아셨어요? 이 소설은 허구를 넣어서 페르시아 쪽 설화를 해석한 거긴 한데 인도의 왕족과 김수로왕도 혼인을 했었대요.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을 엄청 강조하는데 진짜 왕족과 결혼했으면 후손도 많이 낳았을 텐데..

실은 제가 요즘 역사서를 읽으면서 느낀 건 신라처럼 실크로드를 통해 자꾸 다른 나라, 다른 세계를 탐험하고 교류하던 나라들이 엄청 번영했더라고요. 우리가 교과서에서 삼국통일을 배울 때 당나라 즉 외세의 힘을 빌려서 통일한 신라가 아쉽다는 걸 강조해서 배우는데 이 소설에선 나당전쟁 (당나라를 신라가 이김)을 신라가 승리한 게 엄청난 업적이라고 강조해요. 물론 우린 중국이 과거부터 침략해 올 때 많이 이겨왔지만 대부분 국지전이었거든요. 총, 균, 쇠에선 현재 대한민국 사람들은 신라의 후예라고 해요. 그래서 신라시대 쓰던 언어가 가장 우리의 말과 비슷하대요. 그리고 신라시대 천문과학이 엄청 발전했잖아요.

물론 고대사도 다루지만 현대사와 이란 대통령과 정권교체 등 근대 이란사도 소설에 나와요. 진짜 이러니 어찌 제가 안 좋아합니까?

지금 253페이지를 읽고 있는데 150 페이지 정도만 남은 거라 빠르면 오늘 밤에 다 읽을 거 같아요. 작가분이 역사소설 위주로 쓰신다니 기존에 출판된 소설도 읽기 위시에 넣어야겠어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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