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글도 다시 보자
박재역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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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쉬운 언어란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중 하나라고 말한다. 다행히 나는 이렇게 어려운 언어를 사용할 줄 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진입장벽이 꽤 높은 언어다. 


 비단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도 마찬가지다. 구어체는 어느 정도 구사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문어체다. 문법도 어렵지만, 여전히 우리가 잘못 사용하는 표현이 많다. 더군다나 일제 강점기, 영어식 표현 등이 짬뽕이 되면서, 이상한 표현이 된 경우도 많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사용한다. 다행히 요새는 문서상에서 ‘맞춤법’ 검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저자는 25년 경력의 일간지 교열기자였고, 현재는 한국어문교열연구원을 운영하면서 문서 교열과 ‘어문교열사’ 양성 교육을 진행한다. 바른 우리말을 쓰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분이다.


 나도 책을 쓰면서, 늘 조심하는 부분이 어색한 표현, 비문(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나 오타다. 초고를 거치고, 수많은 퇴고를 하면서 고치지만 역시 또다시 잘못된 부분이 보이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교열사가 있는 것이다. 퇴고를 충분히 하고, 출판사에서도 충분히 교정을 한 후에 전문 업체에게 맡긴다. 그러면서 잘못된 표현을 마지막으로 필터링한다. 


 “글을 지을 때부터 퇴고 과정을 거친다. 탈고(원고 쓰기를 마침) 후에는 교정과 윤문이 이뤄진다. 퇴고, 교정, 윤문, 이 모든 과정을 교열이라는 단어로 묶을 수 있다.” - p15 


 작가, 편집자, 교열사의 삼두마차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만든 것이 바로 책 한 권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이 스며들어 있다. 


 저자가 제시한 교열사의 기본 예의와 자세는 무려 22가지나 된다. 그중에서 첫 번째가 “필자의 글 수준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만큼 교열사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글을 읽으면서, 교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필자가 학식이 높은 학자든 아니면 평범한 사람이든 똑같은 저자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겸손한 마음을 갖고 글을 대해야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의 22번째도 공감이 간다. 바로 “빠르게 진단하고 빠르게 수정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교열을 잘 한다고 해도 납기일을 제때에 못 지킨다면 의미가 없다. 


 이 22가지의 예의와 자세 외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정성’으로 꼽는다. 


 “정성을 다했다는 것이 유일한 답이다.” - p24 


 어느 분야에 있든 단순히 돈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교정교열이 어떤 일인지 소개하면서, 실제로 우리가 잘못 쓰는 표현을 알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배우게 된다. 


 이중에서 나에게 특히 유용했던 부분은 접미사에 대한 것이다. 


 2020년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접사만 하더라도 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접두사가 170여 개, 접미사가 340여 개다. 이 중에서 우리가 대표적으로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들’이다. 


 “문장에 이미 복수의 뜻을 더하는 표현이 드러나 있으면 굳이 ‘-들’을 써야 할 이유가 없다.” - p184


 예를 들어서 ‘여러 가지 방법들’에서 ‘들’은 빼야한다. ‘여러 가지 방법’이라고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학교의 학생들’도 ‘이 학교의 학생’이라고 해야 한다. 나도 습관적으로 복수형 ‘-들’을 종종 사용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접미사 중의 하나가 ‘-적’이다. 이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래어에서 온 것이다. 일단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은 삼가야 한다. 

 예를 들어서 ‘몸적으로나 마음적으로 피곤하죠’는 어색한 표현이다. ‘시스템적 사고’는 외래어에서 온 표현이다. 물론 ‘-적’을 꼭 써야 되는 경우도 있지만 되도록 한 번 더 생각하고 쓰는 것이 낫다.


 교열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늘 사전을 옆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규칙은 이해하고 글을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조사, 어미, 접사 정도만 잘 이해해도 띄어쓰기를 소화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교열이란 작업에서 문서별, 장르별, 필자별, 문장별로 파악하고 수정해야 하는 변수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 p40


 이 책을 다 읽더라도 여전히 헷갈리고, 실수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옆에 두고 꾸준히 읽고 연구하면, 분명히 바른 표현을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제대로 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잘못된 한글 표현과 교열사의 역할도 알려준다. 

 - 생각과 실행 : 대외적으로 나의 글을 보여야 한다면 비문과 오타를 잘 살펴야 한다. 어색한 부분은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마지막으로 ‘맞춤법’ 검사를 하는 편이 낫다. 그것이 나의 글에 대한 예의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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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없는 몸으로 살기 - 40년 대장항문외과 전문의가 제안하는 치질 탈출 지침서
양형규 지음 / 양병원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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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각종 질병에 대해서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유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워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치질’이다. 예를 들어서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서 어디 아프냐고 묻는다. 그런데 ‘치질’이라는 말을 좀처럼 하지 못한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치질은 성인의 70%가 앓는 ‘국민병’, 이제 묻어두지 마세요” 


 우리의 ‘입’이 몸에 입구 역할을 한다면, ‘항문’을 출구 역할이다. 인풋과 아웃풋. 모두 중요한데 유독 항문에 대해서 언급을 꺼린다. 그것은 이곳이 더럽고 불결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때마다 우리는 하루에 적어도 세 번 정도 양치질을 한다. 항문도 마찬가지다. 볼일을 보고 깨끗이 닦아야 한다. 


 사실 이야기를 안 해서 그렇지, 치질을 겪었거나 지금도 앓고 있는 사람은 꽤 많다. 이는 현대인의 식습관과 생활습관 때문이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오랫동안 한 자리에 앉아있다. 특히 큰일을 볼 때, 스마트폰을 갖고 들어가기 때문에, 5분이면 끝낼 용변을 10분, 20분까지 본다. 이는 치질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나도 아직 다행히(?) 치질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 전 단계까지 간 적은 있다. 그 후로 더 조심하고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치질 예방’을 위한 항문 건강법이다. 


 “1. 용변은 3분 이내로 끝낸다. 2. 항상 항문을 청결히 한다. 3. 매일 아침 식사 후 변비가 있든 없든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본다. 4. 변비를 피한다. 5. 같은 자세를 계속 취하지 않는다. 6. 음주, 담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7. 치질을 초래하는 운동과 레저는 피한다. 8. 항문질환 치료에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9. 항문질환 정기검진을 1년에 한 번씩 받는다.” 


 이 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1번, 5번, 6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래 앉아서 일을 하는 작가의 경우, 치질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유 정 작가도 치질로 인해서 엎드려 지내는 일이 많았다고 할 정도다. 당연히 당시에는 제대로 된 시술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창작의 고통으로 술과 담배를 달고 사니, 더 그럴 것이었다.  


 5번 관련해서는 같은 자세로 앉거나 서 있는 자세로 저자는 다음을 언급했다. 낚시, 카드놀이, 등산, 운전, 컴퓨터 등. 앉아있는 것이 치핵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됐지만, 긴 시간 등산도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특히 치핵 환자가 피해야할 운동이다. 자전거, 승마, 골프, 씨름, 역도 등 용변을 보는 것처럼 항문이 빠지기 쉬운 자세나 하복부에 힘을 주어야 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러한 운동을 다 피해야 한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아마도 가벼운 산책, 달리기, 축구, 야구, 농구 등이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치질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치질은 항문관과 그 주변에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다. 치핵, 치열, 치루가 치질의 93%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 치핵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보통 치질이라고 하면 치핵을 일컫는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평상시 치핵조직은 항문을 닫는 정상조직의 역할을 하고, 배변 시에 충격을 줄여주는 ‘항문쿠션조직’이라고 한다. 마치 입술과 같은 역할을 해서, ‘항문의 입술’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이 쿠션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진 상태가 바로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에는 ‘치상선 위의 항문조직이 밑으로 빠진’ 내치핵, ‘치상성 밑의 조직이 부풀거나 빠진’ 외치핵이 있다. 내치핵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심한 정도에 따라서 1도에서 4도까지 4단계로 나뉜다. 또한 치핵과 암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다만 직장암을 치핵으로 가볍게 여겨서 조기치료를 못한다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핵이 심하다고 해서 암으로 발전할 확률은 거의 없다. (중략) 간혹 항문암이나 직장암을 단순한 치핵으로 오인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 p38


 치열은 단단한 변이 항문을 통과할 때, 항문상피가 찢어져 출혈이 난 현상이다. 치루는 항문샘에 대변이 들어가 염증이 생긴 것이고, 고름이 터지면서 누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루는 고열과 함께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9가지 생활 습관뿐만 아니라, 온수 좌욕, 식이요법, 약물치료, 배변습관의 개선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온수 좌욕은 40도 정도 온도를 맞추고, 좌욕을 너무 오래하지 말고, 2~3분 정도 권한다. 


 이외에도 치질 관련 각종 수술, 진료방법을 소개한다. 내용이 알찬 편이지만, 조금 전문적인 면도 있어서 전부를 다 읽을 필요 없다. 


 - 한 줄 요약 : 치질의 정확한 의미, 치료법, 예방법 등을 잘 이해할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너무 오랜 자세로 앉아있거나 육식 위주,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채식,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질을 예방할 수 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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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모두의 적 - 해적 한 명이 바꿔놓은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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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주제가 꽤 흥미롭다. 해적 한 명이 어떻게 세계사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다소 황당한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저자의 치밀한 조사와 분석을 보면서 절로 수긍이 갔다. 특히 저자가《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의 스티븐 존슨이라면 말이다. 


 이 책은 17세기의 가장 악명 높은 ‘해적왕’ 헨리 에브리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목에 전 세계적으로 수배령이 떨어졌고, ‘인류 모두의 적’이라고 불렸다. 


 책의 첫 장면부터 인상적이다. 1695년 9월 11일, 수라트 서쪽 인도양에서 해적왕이 당시 최고의 제국이라고 일컫는 무굴제국의 보물선을 공격한 것이다. 이 충돌이 향후 세계사에 큰 반향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무굴제국의 인구는 유럽 전체의 인구보다 많았고, 엄청난 금은보화를 보유한 부유한 국가였다. 


 “일등항해사 에브리가 찰스2세호에 올라 템스강을 내려올 때, 무굴제국에서는 1억 5,000만 명 이상이 아우랑제브 황제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당시 유럽 전체의 인구는 1억 명에 미치지 못했다.” - p99


 당시 해적질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영국인이 많았고, 영국 왕의 비호를 받으면서 해적질을 했다. 이렇게 국가에서 정식으로 허락받은 해적질을 ‘사략’(Privateering)이라고 불렀다. 이는 에드워드 1세(1271년 ~ 1307년)가 해적에게 공격을 받은 영국 상선에게 ‘보복 행위’를 허용하면서 부터다. 


 원래는 보복을 허락받은 사략선이 자신을 약탈한 해적선만을 나포했으나, 그런 구분을 지키지 않고 마구잡이로 약탈을 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 중에서 유명한 인물이 엘리자베스 1세 시대(1558년 ~ 1603년)의 프랜시스 드레이크다. 그는 1570년대 말 세계를 일주했고, 중앙아메리카의 여러 항구를 공격해 거의 초토화시켰다. 이렇게 해적질을 일삼았지만, 기사 작위를 받고 부와 명예를 쌓았다. 


 어떻게 보면 그가 많은 해적들의 롤 모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눈부신 성공으로 드레이크는 영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원형, 즉 향후의 모든 해적이 평가되는 기준이자 해적 자신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 p68


 물론 겉보기와 다르게 선상 생활은 아주 열악했다고 한다. 100명 이상이 수개월씩 바다를 항해하고, 배의 공간은 테니스 코트보다 그다지 넓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선원이 생활하는 갑판 아래의 넓이는 방 한 칸짜리 아파트 공간이었고, 높이는 1.5미터도 되지 않았다. 당연히 창문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폐쇄공포증에 걸리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더군다나 고약한 음식과 각종 질병은 선원의 삶을 더 피폐시켰다. 


 ‘스페인 원정’을 위해서 바다로 항해한 헨리 에브리의 상황이 대략 이러했다.


 하지만, 항해는 새로운 신분을 위한 모험과 기회였다.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다들 돈을 벌기 위해서 나섰다. 


 “계급 이동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던 그 시대에는, 보물을 찾아 바다로 나가는 것이 신분 상승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길이었다.” - p110 


 스페인 원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서, 결국 반란이 일어났다. 마침내 헨리 에브리가 선장이 되어서 해적선를 지휘했다. 

 

 무엇보다 해적의 규칙이 인상적이다. 전리품은 공평하게 나누어갖는데, 선장이 2, 나머지는 모두 똑같이 1이라고 한다. 이는 영국 해군이나 원정 해운 등과 비교해서도 일반 선원의 몫이 훨씬 높은 것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민주적 합의’다. 1720년대에 작성된 해적 합의에는 “중대한 사건을 결정할 때 모두가 동등한 투표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해적이라는 것이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에 이러한 당근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러한 민주적 의사 결정은 미국독립혁명, 프랑스대혁명보다 거의 한 세기를 앞서는 것이라고 한다.


 헨리 에브리가 이끄는 해적선은 자신의 배보다 3배가 더 큰 무굴제국의 보물선, 건스웨이호를 공격했다. 1695년 9월 11일이었다. 건스웨이호에는 훨씬 더 많은 대포와 선원들이 있었지만, 대포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어서 에브리가 이끄는 팬시호의 대포가 아주 우연히 상대편의 중앙 돛대를 맞추었다. 선상에서 싸움이 벌어질 때도 건스웨이호의 선원들은 금방 전의가 꺾였다. 


 이로써 에브리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당시 약 2,000만 달러 수준의 보물을 확보했다고 하고, 선원들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이들의 노략질과 건스웨이호에 있던 인도인들에 대한 폭행, 그리고 우연히 성지순례를 다녀오던 무슬림 여인(그중 몇몇은 무굴제국의 황제 아우랑제브의 친척)에 대한 강간 등으로 인도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불똥은 수라타와 봄베이에 있던 영국 동인도회사로 튀었다. 무자비한 해적질의 배후에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국과 무역을 통해서 얻는 막대한 수익을 무굴 제국의 황제와 정치인들은 무시할 수 없었다. 동인도회사의 존 게이어와 새뮤엘 애니슬리는 위기를 기회로 이용했다. 오히려 이번 해적 사건을 계기로 영국의 군함이 인도의 상선들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다. 이 말은 결국 이들이 인도의 해상권을 장악한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동인도회사가 그로부터 60년 후에 인도 아대륙에서 제국적인 세력, 즉 1억이 넘는 백성을 지배하는 ‘회가 국가’가 될 거라는 건 꿈에도 꾸지 못했다.” - p278


 결론적으로 헨리 에브리의 해적선이 무슬림 상선을 공격하면서, 오히려 동인도회사는 인도의 해상권을 장악한 결과를 나았다. 이것은 나중에 동인도회사가 인도 내에서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만약 무굴 제국의 황제가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동인도회사를 폐쇄시켰다면 어떻게 됐을까?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그렇다면 인도가 자주권을 좀 더 오래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후로도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은 계속 되었을 것이지만 말이다.


 해적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을 해소했으면 한다. 


 어쨌든 영국 정부는 해적들을 잡기 위한 ‘인간 사냥’을 실시하고, 재판을 통해서 더 이상 ‘해적 국가’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했다. 이번 사건 이후로 실제로 영국은 해적과 선을 그으면서,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 한 줄 요약 : 영국 해적의 인도 무굴제국 상선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 생각과 실행 : 당시 강력한 인도 제국이 몰락한 계기는 소극적인 무역 활동 때문이다. 이는 종교적 요인 때문에 바다로 못 나간 것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반면 영국은 활발한 교역 활동을 통해서, 막대한 이익을 보면서 해가지지 않는 제국을 완성했다. 결국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인지하고, 개혁과 혁신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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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베스트100 - 하버드·스탠퍼드·시카고대학교 세계 최고 석학들이 추천하는
가토 노리코 지음, 윤지나 옮김 / 서사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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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과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지만, 이로 인한 부모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어느 정도 학교 교육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이제 부모가 직접 나서서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헐적 학교 교육, 온라인 교육, 집안 교육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야할지 고심하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제목부터 우선 마음에 든다. ‘자녀교육 베스트 100’이다. 이 백 가지만 잘 참조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교육 저널리스트이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다양한 연구 성과의 이론적 지식과 현장 교육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가장 유명한 정보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창의력, 자존감, 커뮤니케이션 능력, 비판적 사고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방식을 제시한다. 


 100가지를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만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이 바로 ‘칭찬’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교육 방식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겸손’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칭찬에 인색한 편이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90점을 맞아도 혼나고, 80점을 맞아도 혼나고, 백점을 맞으면 당연하듯이 여긴다(물론 안 그런 집도 있을 것이다). 


 “칭찬을 하든 주의를 주든 ‘즉시 하는 것’이 중요하다” - p315 


 이 때 칭찬을 제 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능력’보다는 ‘노력’을 칭찬하라고 한다. 


 사실 이 부분을 잘 못 지킬 때가 있다. 백점을 맞았을 때, “와, 대단하다. 잘 했어.”라고 칭찬한 것까지는 좋은데, “누구 닮아서 머리가 이렇게 좋아?”는 바로 (X)다. 예전에는 습관처럼 하던 말이다. 하지만 ‘과정’을 칭찬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이제는 “거봐, 노력하니깐 좋은 결과를 얻잖아.”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O)다. 


 워낙 우리 세대(X 세대) 이상은 ‘머리가 좋다’는 것, 그리고 ‘IQ’에 대해서 민감했다. 학교에서도 누가 성적이 좋다면, 쟤는 머리가 좋은 거야, 라고 다들 생각하기 일쑤였다. 노력보다는 결과만 봤던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고민거리 중의 하나는 전자기기 사용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학습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에도 영향을 준다. 저자의 이 말이 인상적이다.


 “‘인터넷 하는 시간을 줄이면 ~ 사줄게’와 같은 거래 역시 하면 안 된다. 한 번이라도 이런 전례가 생기면 계속 규칙을 깨거나 요구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 p81 


 나도 이런 식으로 ‘당근’을 제시한 적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 결국 애초부터 이런 거래를 시작하면 안 되고, 스스로 관리를 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칭찬해 줘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취지고, 나도 그 점에 공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제안하는 디지털 디톡스도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이 책에 98번째로 나온 ‘운동하기’도 아주 중요하다. 아이들은 운동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체력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부모도 나서서 같이 운동을 하는 편이 낫다. 저자는 ‘다양한 운동’을 추천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계절에 따라 운동을 바꾸는 ‘멀티 스포츠’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단, 주의할 것은 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사용한 과도한 운동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도 필수다. 


 “야구를 하는 아이가 오늘 열심히 달렸으면 다음 날은 스윙 연습으로 상반신을 사용 혹은 다른 포지션을 맡거나 타석도 오른쪽 왼쪽 골고루 해보는 것이다.” - p391

 

 이 책은 4가지 SECTION으로 구성되어 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사고력, 자존감, 학력이 그것이다. 


 굳이 처음부터 읽지 않더라도,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웠으면 한다. 이 책을 읽고, 필요한 부분은 실천할 계획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읽기에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 한 줄 요약 : 아이의 소통, 사고력, 자존감, 학력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 생각과 실행 :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서로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쉽지는 않다. 언제든지 ‘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이다. 부모도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같이 공부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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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 거짓 관용의 기술
리오넬 아스트뤽 지음, 배영란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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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풀수록 커지는 즐거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이 아름다운 ‘마술’은 빌 게이츠의 고상한 직업이자 슈퍼리치들이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되어버린 ‘자선 자본주의’의 과학이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가 부인 멀린다 게이츠와 이혼을 한 후에 다양한 루머에 휩싸였다. 그동안 완벽해보였던 그의 이미지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이슈는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이라서 그가 이룬 업적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리오넬 아스트뤽은 그의 업적을 공개적으로 비난한다. 빌 게이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바로 ‘기술의 독점’을 들었다. 이는 이전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했던 컴퓨터 운영체계뿐만 아니라, 백신, 종자와 같은 의료, 농업 기술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들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통해서,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유전자 변형으로 만든 종자에 대한 특허권은 더욱 그러하다. 아무리 좋은 농작물이라도 농부가 이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종자뿐만 아니라, 화학비료도, 관개시설도 전부 돈이 드는 방법이다. 


 “현재 아프리카의 종자 체계에 한바탕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 p87 


 “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는 여러 기관에서도 하이브리드 품종의 재배를 적극 권한다. 그런데 이 종자는 소규모 농가에서 사용하기엔 대개 값이 너무 비싼데다, 심지어 농부들은 해마다 돈을 주고 사야 한다.” - p88


 아프리카의 빈곤과 질병으로부터 이들을 구제하겠다는 그의 의도는 순수했을지는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다. 


 책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저자는 그동안 암묵적으로 비난이 금기시된 성역에 대해서 자신이 취재한 사실을 근거로 이슈를 제기한다. 여기에서 ‘암묵적으로 비난이 금기시’된 이유는 게이츠 재단의 막대한 기부금액 때문이다. 게이츠 재단의 기부액은 435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대의 자선 재단으로 100여 개의 대학, NGO, 언론기관에도 자금을 지원한다. WHO에서조차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에 대한 비판으로 자금줄이 끊기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말을 조심하는 것이다. 슈퍼리치의 기부는 우리에게 득과 실을 함께 안겨 준 셈이다. 


 “기부 러시는 교육정책 및 세계 농업, 보건 분야에서 억만장자들이 전대미문의 권력을 위두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전 세계 부의 절반(48퍼센트)가량을 소유한 상위 1퍼센트 부자들은 자신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준 구조를 더욱 고착시킬 수 있게 되었다.” - p32 


 그가 2000년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우면서, 사업가에서 자선가로 변한 것은 놀라웠다. 물론 9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끼워 팔기와 같은 반독점 위반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을 만회하려는 노력으로도 보였다. 어쨌든 누구보다 냉철했던 엔지니어 사업가가 이제는 세상에서 마음씨 제일 좋은 기부천사가 된 것이다. 그는 20년 동안 350억 달러의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기부 액수는 놀랍고, 앞으로 그가 자신의 재산 대부분인 95%를 기부한다는 것은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그의 다른 모습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게이츠 제단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게이츠의 기술만능주의다. 아프리카의 정치, 사회적 근본 이슈는 애써 외면한 채 이들의 빈곤과 질병 퇴치를 위한 ‘기술’ 개발에만 적극적이었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는 사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해법보다 기술적인 대안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게이츠 재단 활동의 핵심도 바로 (이러한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 p56


 이러한 상황에서 득을 보는 업체는 기술을 가진 ‘대기업’이다. 또한 그는 1991년부터 2012년까지 정권을 잡은 독재자 멜레스 제나위의 탄압 정책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게이츠는 이를 에티오피아의 손실이라고 했다. 결국 국민들의 자유나 권리보다는 기술을 통한 국가의 발전을 더 우선시했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의 군부독재 정치 당시 국민의 권리보다는 나라의 발전을 더 중요시한 풍조와 마찬가지다. 당시 미국도 북한을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독재정부를 지지했지만 말이다. 


 둘째, 영리성 자선사업이다. 이를 신조어로 ‘자선 자본주의’라고 한다. 즉, 기부를 통해서 오히려 더 부를 축적하는 구조를 말한다. 


 문제는 게이츠 재단의 불투명성이다. 표면적으로는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에이즈, 결핵 등 보건뿐만 아니라, 교육과 농업 발전을 위해서 기부를 하고 있다. 이는 재단이 투자하는 회사에 대한 배당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재단이 투자하는 회사는 재단의 비전과 미션과는 다소 거리가 먼 업체들이다. 방위산업체, 정유업체, 패스트푸드 체인, 유전자 변형 식품 기업 등이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독점이다.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면서, 하이브리종의 강제 확산을 추진하고, 생태농업을 외면한다. 각 나라, 지역마다 다른 농업 특색을 외면하고 농업방식을 일원화 하겠다는 야심이다. 그러면서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고, 제품에 대한 독식을 추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처럼 지배적 지위를 누릴 수 있던 것은 빌 게이츠가 끈질기게 지켜온 특허권 덕분이다. 심지어 빌 게이츠는 종자나 의약품 등 컴퓨터 이외의 부문에서도 집요하게 특허권을 수호해왔다.” - p68 


 그의 특허권 확보에서 영감을 받은 제약 회사 및 농식품 회사는 ‘생물 해적 행위’를 벌인다. 식품이나 의약품을 개발하는 다국적기업에서 해당 자원에 대한 ‘특허’를 내서 권리를 가져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생물자원이 채취된 나라에는 따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원 약탈로 아프리카의 연간 손실액은 15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게이츠 재단이 지원하는 금액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결국, 다국적 기업에서 생물 채취에 대해서 제대로 대가를 지불해도 아프리카 국가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사기꾼이 아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부인과 함께 아프리카와 다른 국가를 위해서 많은 자선활동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 자세는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역시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을 상기하게 된다. 

 

 그의 이러한 활동이 분명히 전 세계의 빈곤과 질병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유전자 조작의 농작물로 인한 생물의 다양성 파괴, 기부 재단의 거대한 자본으로 인한 막대한 권력, 그 권력으로 인한 건전한 비판의 상실과 편향된 의사결정, 특허권으로 인한 농작물, 백신의 가격 상승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그의 기부 활동에는 ‘두 얼굴’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저자는 국가와 시민 단체의 보다 객관적인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한 기부 단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있을 슈퍼리치의 자선 자본주의에 의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막기 위함이다. 


 또한 전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1.5퍼센트의 세금만 부과해도 모든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부자 한 사람의 자비에 기대지 않은 채 각자가 존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아닐까?” - p124


 이 책은 누가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기부의 편향에 다른 권력, 자선 자본주의의 문제점 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권력'이 편중되면, 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 한 줄 요약 : 게이츠 재단의 자선 활동에 대한 ‘두 얼굴’을 보여주는 책이다.

 - 생각과 실행 : ‘기술’은 중요하다. 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막대한 자본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인류의 공익을 위해서, 기술에 대한 특허보다는 이를 개방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단순히 기부 금액을 늘리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빈곤 국가의 자생력을 키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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