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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없는 몸으로 살기 - 40년 대장항문외과 전문의가 제안하는 치질 탈출 지침서
양형규 지음 / 양병원출판사 / 2021년 5월
평점 :
사람들은 각종 질병에 대해서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유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워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치질’이다. 예를 들어서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서 어디 아프냐고 묻는다. 그런데 ‘치질’이라는 말을 좀처럼 하지 못한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치질은 성인의 70%가 앓는 ‘국민병’, 이제 묻어두지 마세요”
우리의 ‘입’이 몸에 입구 역할을 한다면, ‘항문’을 출구 역할이다. 인풋과 아웃풋. 모두 중요한데 유독 항문에 대해서 언급을 꺼린다. 그것은 이곳이 더럽고 불결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때마다 우리는 하루에 적어도 세 번 정도 양치질을 한다. 항문도 마찬가지다. 볼일을 보고 깨끗이 닦아야 한다.
사실 이야기를 안 해서 그렇지, 치질을 겪었거나 지금도 앓고 있는 사람은 꽤 많다. 이는 현대인의 식습관과 생활습관 때문이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오랫동안 한 자리에 앉아있다. 특히 큰일을 볼 때, 스마트폰을 갖고 들어가기 때문에, 5분이면 끝낼 용변을 10분, 20분까지 본다. 이는 치질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나도 아직 다행히(?) 치질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 전 단계까지 간 적은 있다. 그 후로 더 조심하고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치질 예방’을 위한 항문 건강법이다.
“1. 용변은 3분 이내로 끝낸다. 2. 항상 항문을 청결히 한다. 3. 매일 아침 식사 후 변비가 있든 없든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본다. 4. 변비를 피한다. 5. 같은 자세를 계속 취하지 않는다. 6. 음주, 담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7. 치질을 초래하는 운동과 레저는 피한다. 8. 항문질환 치료에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9. 항문질환 정기검진을 1년에 한 번씩 받는다.”
이 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1번, 5번, 6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래 앉아서 일을 하는 작가의 경우, 치질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유 정 작가도 치질로 인해서 엎드려 지내는 일이 많았다고 할 정도다. 당연히 당시에는 제대로 된 시술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창작의 고통으로 술과 담배를 달고 사니, 더 그럴 것이었다.
5번 관련해서는 같은 자세로 앉거나 서 있는 자세로 저자는 다음을 언급했다. 낚시, 카드놀이, 등산, 운전, 컴퓨터 등. 앉아있는 것이 치핵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됐지만, 긴 시간 등산도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특히 치핵 환자가 피해야할 운동이다. 자전거, 승마, 골프, 씨름, 역도 등 용변을 보는 것처럼 항문이 빠지기 쉬운 자세나 하복부에 힘을 주어야 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러한 운동을 다 피해야 한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아마도 가벼운 산책, 달리기, 축구, 야구, 농구 등이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치질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치질은 항문관과 그 주변에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다. 치핵, 치열, 치루가 치질의 93%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 치핵이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보통 치질이라고 하면 치핵을 일컫는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평상시 치핵조직은 항문을 닫는 정상조직의 역할을 하고, 배변 시에 충격을 줄여주는 ‘항문쿠션조직’이라고 한다. 마치 입술과 같은 역할을 해서, ‘항문의 입술’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이 쿠션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진 상태가 바로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에는 ‘치상선 위의 항문조직이 밑으로 빠진’ 내치핵, ‘치상성 밑의 조직이 부풀거나 빠진’ 외치핵이 있다. 내치핵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심한 정도에 따라서 1도에서 4도까지 4단계로 나뉜다. 또한 치핵과 암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다만 직장암을 치핵으로 가볍게 여겨서 조기치료를 못한다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핵이 심하다고 해서 암으로 발전할 확률은 거의 없다. (중략) 간혹 항문암이나 직장암을 단순한 치핵으로 오인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 p38
치열은 단단한 변이 항문을 통과할 때, 항문상피가 찢어져 출혈이 난 현상이다. 치루는 항문샘에 대변이 들어가 염증이 생긴 것이고, 고름이 터지면서 누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루는 고열과 함께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9가지 생활 습관뿐만 아니라, 온수 좌욕, 식이요법, 약물치료, 배변습관의 개선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온수 좌욕은 40도 정도 온도를 맞추고, 좌욕을 너무 오래하지 말고, 2~3분 정도 권한다.
이외에도 치질 관련 각종 수술, 진료방법을 소개한다. 내용이 알찬 편이지만, 조금 전문적인 면도 있어서 전부를 다 읽을 필요 없다.
- 한 줄 요약 : 치질의 정확한 의미, 치료법, 예방법 등을 잘 이해할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너무 오랜 자세로 앉아있거나 육식 위주,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채식,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치질을 예방할 수 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