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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ㅣ 학교혁명 2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켄 로빈슨은 영국 워릭대학교의 명예 교수이고, 창의성 계발과 혁신, 인적자원 분야의 세계적인 선구자이다. 그는 500개 기업 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와도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작해서, 부모의 역할, 자녀에 대한 바람직한 교육 방향, 앞으로 필요한 교육 생태계에 대해서 논한다.
미국의 교육 시스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부모님들과의 인터뷰를 보면, 현재 학교 교육 체계에서는 아이들의 잠재 능력을 볼 수 없고,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같은 시스템에 몰아놓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문제 제기를 한다.
“아이들은 학습을 좋아한다. 그러나 교육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때로 학교에서 큰 문제를 겪기도 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 p25
어떻게 보면, 획일화된 교육 때문에 ‘공부’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 것 같다.
원래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그리고 공부를 좋아하게 돼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한 가지 답을 강요하고, 아이들 간에 경쟁을 부추긴다.
학교라는 공간은 19세기 대중교육이 도입된 이래로 전형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아이들(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은 대학 기간을 제외하고, 약 14년은 학교에서 생활하고, 이는 무려 2만 2000시간에 달한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다양한 기술을 취득하고, 경험을 쌓고,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대감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교육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렇게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현재의 교육 방식이 문제가 있다.
또한 이러한 전통적인 수업 방식, 그리고 늘어나는 영양섭취로 과체중 아이들이 늘어나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증가한다.
문제는 직업 역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직업은 계속 생겨나고, 사회는 변화하는데 교육 방식은 크게 바뀌고 있지 않다.
물론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다.
미국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에 집중한다. 이러한 과목들은 나라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실용적인 학문에만 집착하다 보면, 교육의 균형이 깨질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서 교육 과정에서 예술 및 인문학 과목이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서 교사들은 STEM에 Arts를 추가한 STEAM을 주장하고, 저자는 SHTEAM으로 해서 인문학(Humanities)도 추가해야 한다고 한다.
저자가 처음에 화두로 제시한 ‘시험 공장’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어느 순간 학교는 ‘시험 공장’이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시험 공장이 된 이유는 결국 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더 좋은 대학으로 학생들을 보내는 학교들에는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더 많이 몰리기 때문이고, 시험 성적이 떨어지는, 즉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교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수십억 달러의 교육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이러한 시험 위주의 공부는 아이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는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좋은 대학을 나와도 더 이상 큰 경쟁력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2020년에 전 세계 근로자에게 요구하는 창의성, 유연성, 협동심, 팀워크, 감성지능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는 역시 철저한 시험과 입시 위주의 공부 때문이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슈퍼부모’와 같은 완벽한 부모가 될 것이 아니라, 나만의 양육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주위에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과외를 시키고, STEM 위주로 가르치다 보면, 거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여러 가지 유형의 부모가 존재한다.
권위적인 부모, 지휘적인 부모, 방임적임 부모, 무관심한 부모, 그리고 아이를 강박적으로 보호하는 ‘헬리콥터 부모’ 등이 있다.
우리는 어떤 부모에게서 자랐고, 어떤 부모인가?
지휘적인 부모를 가장 바람직한 모습으로 제시하는데 아이에게 규칙을 제시하고, 이유를 설명하고 그 규칙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부모이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행복지수가 높고 사회생활도 더 잘한다고 한다.
결국 저자는 무관심하거나 ‘헬리콥터 부모’는 문제가 있지만, 우리는 권위적이고, 지휘적이고, 방임적인 모습을 조금씩 갖고 있다고 한다.
부모에게는 숙제를 대신 해주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하고, 함께 공부하고, 계획을 세우면서, 가족 일정표를 만들라고 제안한다. 특히 가족 공부시간을 정하는 것과, 숙제를 실제 생활과 연관시키는 방법은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부모의 자세가 갖추어진다면 그 다음은 아이에 대한 이해다.
저자는 이전에 비해서,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한다.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서, 실외보다 실내 활동이 많아졌고, 디지털에 노출되면서, 잠도 충분히 자지 않는다.
비만도 늘어나고, 깊은 숙면을 못 취하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단순 명료하다.
1. 잠을 충분히 자게 하라. 2. 움직이게 하라. 3. ‘나가서’ 놀게 하라.
특히 요새 아이들은 갈수록 자연에서 멀어지고 있어서, 자연과의 교감을 많이 못하고 있다. 자연과의 교감은 아이들에게 정서적,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 가지 방안만을 제시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각자의 방식에 맞추기를 제안한다.
사실 저자가 얘기한 대로 교육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의 입장에서 노력은 할 수 있다.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 현재 교육 시스템을 벗어나서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 청년 인구 12억 명 중에서 7,000만 명이 실직 상태이고, 상당수가 대학 졸업생이라고 한다. 문제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청년은 더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 입장에서는 ‘최소한’ 대학 졸업장을 갖기를 원할 수밖에 없고,
많은 학교와 교육 시스템은 이러한 부모들의 약점을 잘 이용하고 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에서도 저자는 다양한 교육 방식을 제시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학교 교육이 될 수 있고, 대안학교, 홈스쿨링, 언스쿨링 등 다양하다.
물론 현재 교육 시스템에서도 교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교습 방식을 소개한다.
또한 부모가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도록 참여하라고 강조한다. 기존의 교육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말라는 뜻도 된다.
저자는 대학 교육만이 최적의 선택지는 아니라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직업 훈련이 될 수 있고, 또한 ‘창업’도 하나의 옵션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부모로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않도록, 몸을 움직이게 하고, 자연을 더 접하게 하고, 다양한 예술 활동을 같이 해서 균형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정말로 끊임없이 변하는 이러한 직업 환경 속에서 부모도 변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이해했고, 한국과 유사한 문제점을 많이 발견했지만, 왠지 숙제를 더 받은 느낌이다. 그래도 부모들이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참 교육이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