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즐거움 - 배고픈 건 참아도 목마른 건 못 참아
마시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마시즘이라는 작가는 음료계의 설민석, 신상털이, 기미상궁 등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다. 작가는 지금도 편의점과 마트를 떠돌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260편이 넘는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 636개의 음료를 마셨다고 한다. 

3주간 숙취 해소 음료, 콜라 신상 하러 도쿄 가기 등 각 종 시도를 하면서 마시즘을 예술로서 승격시킨 사람이다. 


저자는 음료에 대한 ‘스토리’를 찾아서 음료를 고를 때 이러한 이야기를 알면 음료를 고르는 이유와 취향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음료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사, 문화, 각 종 상식을 설명한다.


사실 음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커피’다. 

그러면 커피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 

커피는 6~7세기 무렵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염소지기 칼디가 염소들이 붉은 열매를 먹고 길길이 날뛰는 것을 보고, 본인도 먹어보았다. 온 신경이 또렷해지는 기분이었고, 이를 수도사에 가져가서 수도사는 이를 악마의 열매라고 해서 불구덩이에 던졌는데, 그윽한 냄새를 맡고, 음료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이슬람 수도사들에 의해서 보급된 커피는 16세기 로마로 흘러들어갔다. 커피는 교황 클레멘트 8세에게 사랑을 받고, 유럽 전력에 알려졌다. 이전에 당시 유럽에는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맥주나 포도주를 마셨다. 당연히 정신이 몽롱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커피가 유럽인들의 정신을 맑게 만들었다. 


다음은 ‘맥주’다. 나도 자칭 맥주 매니아이기 때문에 궁금증이 든다. 

맥주도 커피와 마찬가지로 우연히 발견되었는데, 기원전 4000년경 빵을 만들다가 실패해서 나온 액체라고 한다. 


이후 중세 시대에 맥주는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탄생 배경이 흥미롭다. 

사순절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부활절 전까지 40일 동안의 기간인데, 이 때는 기도와 절제, 금식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금식 기간에 빵 대신 액체를 먹기 위해서 만든 것이 맥주인데, 다행히 교황은 이를 용인했다. (교황이 맛 본 맥주는 이미 배달하는 동안 상해서 맛이 상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와인의 역사는 무려 기원전 5000~6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아가 현재의 터키 동부 지역인 아라라트산에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서 이 곳을 최초의 와인 생산지라고 추정한다. 


이집트에서는 와인이 황제나 귀족들이 마시는 고급술 이었지만 그리스에서는 지중해의 토양과 기후 덕분에 와인을 풍족하게 생산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리스인은 맥주는 야만의 상징이라고 여기고 와인을 문명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그리스어로 ‘심포지엄’은 ‘함께 마시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들은 밤새도록 와인을 마시면서 정치와 예술을 논했다고 한다. 


로마 시대에 와인의 문화는 꽃을 피우는 데, 계급에 따라 마시는 와인도 달랐다. 


알코올이라는 말이 아랍어 ‘알쿠흥’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흥미롭다. 

아랍의 연금술사에 의해서 와인은 증류되었고, 증류주가 탄생했다. 

이들은 증류된 와인을 약품이나 소독용 물질로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와인을 증류시킨 것을 ‘브랜디’라고 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고가의 술이었기 때문에, 

신대륙을 찾던 사람들은 새로운 증류주를 찾았다. 

이것이 사탕수수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술인데, ‘과격한 소동’을 뜻하는 럼블리온에서 유래한 ‘럼’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프랑스에서 사탕수수를 수입해서 럼주를 만들었는데, 영국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사탕수수에 세금을 매기고, 결국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는 영국과 미국 독립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고,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차’ 또한 유래가 길다. 기원전 2732년에 ‘신농’이라는 사람이 농사를 알려주고, 바람에 날아온 잎이 끊는 물에 떨어져 이를 마셔보니, 원기가 회복되었다고 하다. 차는 가장 트렌디한 의약품이었다. 마침내 기원전 733년 당나라 시대에 ‘육우’라는 사람이 지금의 차 문화를 만들었는데, 《다경》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찻잎을 따는 법, 제다 과정, 차의 종류와 다기, 수질, 예절 등 차에 대한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코카콜라는 기존에 술을 탄 알코올 음료였으나, 나중에 애틀랜타 주에서 금주법이 시행되자 코카나무와 콜라나무를 합친 코카콜라가 탄생했다. 


당시 코카콜라는 일종의 약처럼 두뇌를 깨우는 제품으로 우울증도 치료한다는 과대광고를 했다. 하지만 콜라는 결국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서 전 세계 국민의 음료가 되었다. 


물론 콜라는 카페인과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다. 


이 외에도 저자는 게토레이, 한국 맥주 카스, 하이트, 소주인 처음처럼, 참이슬 등을 선보인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마시는 즐거움을 모두 알려준다. 


인류의 마시는 역사는 정말 오랜 기간 동안 계속 되었다. 

그만큼 먹는 것 못지않게, 마시는 것은 인류에게 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이 책을 통해서 음료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내용도 간략하고, 저자의 유머 코드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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