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만 알고 무작정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 - 영어도 배우고 돈도 벌며 진짜 나를 찾는 시간
이경희 지음 / 처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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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겉표지를 보고,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낭만을 꿈꿨다. 멋진 해변을 바라보는 저자의 뒷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런데 이 책에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저자가 호주에서 ‘살아남기 위한’ 좌충우돌을 그대로 전한다. 사진과 다르게 그야말로 생존 게임이다. 


 물론 저자가 밝히는 호주의 장점 11가지는 마음에 새길만하다.

 

 “1.자연, 2.만우절 같은 날씨, 3.매일 여행하는 기분, 4.칼퇴, 5.연장 근무 시 추가수당, 6.여유, 7.리액션, 8.팁 문화, 9.자유로운 표현, 10.맛있는 맥주, 11.맛있는 커피”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여행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서 호주를 간다면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특별한 나만의 기술이 없다면, 좀 더 고생할 수 있다. 특히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것은 아주 힘들고 고생스럽다고 한다.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미용사, 요리사, 제빵, 바리스타, 홈 청소, 올라운더(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 웨이트리스, 네일아트, 하우스키핑, 이삿짐센터, 필라테스, 트레이너 등 다양하다. 


 저자는 미용기술이 있어서 한국 미용실에서 일했지만 이상한(?) 사장을 만나서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막연한 희망을 갖고 번다버그에 있는 농장 행을 택했다. 그런데 그것이 그녀가 선택한 것 중에 최악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번다버그는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14시간이나 걸리는 곳이라고 한다. 외진 농장에서 하루 종일 자외선을 맞으며 농장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호주의 피부암 발병률이 1위라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더군다나 농장의 매니저들도 다들 성격이 이상한 것인지, 직원들을 마구 부리고, 욕설도 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성격이 안 좋은 사장, 매니저들을 만난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자연을 통해서 위로를 받았다. 호주의 대자연이 주는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하늘을 볼 때마다 호주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태어나서 이렇게 하늘을 많이 보고, 사진으로 남긴 적이 없었다.” - p106


 저자는 힘든 노동과 정신적인 고통을 참으면서 농장에서 일했다. 세컨드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농장에서 근무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5개월 동안 88일을 채우고, 바로 작별인사를 했다. 힘겨웠던 농장생활을 탈출한 것이다. 


 농장에 대한 저자의 어드바이스도 재미있다. 물론 직접 힘들게 겪은 일이라서 제삼자는 재미있지만, 막상 당사자는 눈물, 콧물 다 쏟은 경험이었다.


 “나는 6곳의 농장을 다녔고, 7종류의 작물을 해봤다. 고구마1, 고구마2, 라이치1, 라이치2, 오이, 토마토, 블루베리, 만다리&레몬. 7종류의 일 중에 뭘 할래? 하면 당연 블루베리다. 아무리 꿀잡이라고 해도 힘들지만 체력적으로나 금전적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것이 블루베리인 것 같다.” - p147


 이렇게 쉬운 블루베리라고 하지만, 저자는 역시 많은 고생을 했다. 장갑을 끼지 못해서 손도 상하고, 블루베리를 따다가 맹독을 가진 ‘브라운 스네이크’라는 독사도 만났다. 물리면 병원에 가는 도중 죽을 정도라고 한다. 

 

 일 외에도 힘든 것이 바로 거주 환경이다. 저자가 다른 지역으로 옮긴 이유도 있지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종종 이사를 해야 했다. 2년 동안 그녀가 머문 집은 무려 열두 군데다. 집마다 거주일과 사연을 상세하게 적었을 정도다. 

 비싼 렌트비에 벌레가 나오는 것은 기본이다. 문제는 쉐어하우스이기 때문에 이상한 룸메이트가 걸리면 그야말로 고생이다. 집도 지저분하고, 소지품도 가끔씩 사라졌다. 마스터도 이상한(?) 마스터를 만나면 여러 가지로 고생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고된 일과 일부 이상한 사람, 집, 인종차별을 제외하고는 호주에도 좋은 점이 많다. 


 앞서 저자가 설명한 11가지가 대표적이다. 대자연을 바라보면서, 맛있는 커피나 맥주를 마시면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여유가 있고 사람간의 따뜻한 정과 리액션도 호주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저자는 호주에서 거의 2년간 지냈다. 2018년 5월 11일부터 2020년 3월 22일까지였다. 만약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아마 좀 더 오래 지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호주에서 지낸 일을 시간에 따라서 일기처럼 소개했다. 글 쓰는 재치가 남다르고, 재미있는 표현이 많아서 가끔씩 웃음이 났다. 뿐만 아니라 알아두면 유용한 용어, 관광지, 각종 맛 집, 음식, 맥주, 커피 등에 대한 정보도 유용하다.


 무엇보다 저자는 호주에서 지난 2년 동안 삶을 다시 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온갖 종류의 일을 경험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좋은 사람과 좋은 장소에서 추억도 가득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존재의 이유를 못 찾아 떠돌던 나를 살고 싶게 해주었다. 그토록 싫었던 삶이 살아 볼 만다하는 것을 알려주었다.” - p296


 저자의 2년간의 기록은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해결되면, 이 책을 가이드 삼아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물론 이상한(?) 사람들을 피해서.


 - 한 줄 요약 :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한다.

 - 생각과 실행 : 우리는 낯선 곳에서 힘든 일을 겪으면서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젊거나 혹은 늙었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그 중의 한 가지 옵션이 될 수 있다. 나는 이제 육체노동에는 자신이 없지만, 다른 젊은 친구들에게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이와 별도로 호주에 가서 멋진 풍경을 즐기고,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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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으로 이끄는 한마디 - 100인의 인생 명언
김우태 지음 / 리스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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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또다시 시도한다.” - 닉 부이치치


 이 책은 100인의 인생 명언을 접한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여러 권의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메시지를 책 한 권에서 해결할 수 있다. 


 물론 문장 하나 만으로 잘 이해할 수 없다. 그 사람의 인생과 배경을 돌아봐야 한다. 


 앞서 언급한 닉 부이치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작가이다. 유전질환인 테트라 아멜리아 증후군으로 짤막한 왼쪽 발을 제외하고 양쪽 팔과 오른쪽 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이렇게 신체적으로 불편한 상태를 살아서 당연히 절망스럽지만 그는 이를 이겨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그가 이렇게 꿋꿋하게 일어설 때까지 무려 세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도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살았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생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음을 잡아주는 한마디, 희망을 주는 한마디, 다시 뛰게 하는 한마디, 시간을 이기는 한마디, 사람을 모으는 한마디가 그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작가, 과학자, 강연가, 영화배우, 운동선수, 사상가, 철학가, 영성가 등 다양하다. 인물들을 쭉 훑어보니 익숙한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첫걸음은 꿈과 목표를 종이에 기록하는 것” - 마크 빅터 한센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저자 마크 빅터 한센이 말한 바와 같이 나의 꿈을 기록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것이 시작이다. 이는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강조하는 바이고, 이를 통해서 효과를 본 사람들도 꽤 많다. 

 이 책에서 인용된 미국의 사업가 윌리엄 클레멘트 스톤은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위해 매일 주문을 외워라.”라고 말했고, 자기계발의 대표 선두주자인 데일 카네기는 “생각이 우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아주 쉽다. 다만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할 뿐이다. 우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쓰고, 목표를 적는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꿈과 목표를 쳐다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해서 저자도 “꿈을 계속 꾸면, 꿈이 알아서 꿈을 이루어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책의 전반부에서 수많은 위인들은 ‘생각의 힘’을 강조하고, 그 가운데는 ‘긍정적 마인드’가 있다. 그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은 우리의 인생을 훨씬 더 풍성하게 만든다.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유명한 웨인 다이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항상 통제할 수 있다.” - 웨인 다이어 


 사실 외부요인과 환경은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바꿀 수 없는 환경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환경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면 된다. 그러면서 주어진 삶에 감사함을 느끼고, 보다 충실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자연스럽게 주변의 환경도 바뀌게 된다. 


 하지만 애초부터 환경에 대해서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 자신도 바뀌지 않고 환경도 마찬가지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 책으로 꼽는《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의 말도 인상적이다.


 “가장 큰 자유는 우리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다.” 


 죽음의 문턱에서 결국 생명을 선택하여 살아남은 저자의 말이기에 더 실감나게 와닿는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명언과 그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 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공한 사람의 명언, 이력, 그리고 저자의 생각을 간단하게 기술했다. 책도 작아서 어디든지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저자의 권유대로 하루 한 문장만 읽고 잘 소화해도 유용할 것 같다. 


 성공한 사람들의 좋은 에너지를 받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소룡의 명언을 남긴다. 


 “항상 너 자신이 되어라. 너 자신을 표현하라. 너 자신을 믿어라!” - 이소룡


 - 한 줄 요약 : 100인의 인생 명언과 그들의 인생을 짚어볼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공통적으로 통하는 메시지는 ‘생각’과 ‘마음’이다. 나의 생각과 마음을 바꿀 수 있다면, 나의 인생도 그렇게 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말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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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성철 2 - 너희가 세상에 온 도리를 알겠느냐
백금남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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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공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성철 스님의 마음을 읽고, 수행 과정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텐데 말이다. 물론 관련 서적을 많이 읽고 연구를 했겠지만, 그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권에서는 스님의 젊은 시절 삶과 출가의 길, 그리고 고뇌를 묘사했다면, 2권부터는 본격적인 깨달음의 길을 묘사한다. 


 책의 시작은 경허 스님의 제자, 만공 스님을 만나는 것에서부터다. 만공 스님은 ‘이론과 사변을 배제한 무심 화두’를 펼쳤다. 


 성철 스님이 선종과 교종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결국 동산 스님 곁을 떠나서, 만공 스님을 만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는 간월도로 들어가서 다시 한 번 정진을 거듭했다. 


 “어떡하든 만공 스님이 말하는 경지에 이르고 싶었지만 번뇌 망상은 사정없이 뇌리를 물어뜯고 있었다.” - p17 


 이어서 만행을 거듭한 끝에 무려 팔 년 동안 눕지도 자지도 않는 장좌 불와 수행을 시작했다. 그의 용맹정진은 주변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나이가 열 살 많은 청담 스님, 한 살 어린 자하 스님과 같은 평생 도반을 만나게 되었다.


 1940년, 스님이 스물아홉이 되었을 때, ‘수도팔계’라는 계율을 적어서 이를 실천했다. 희생, 절속(속가와 인연을 끊음), 고독, 천대, 하심(자신은 낮춤), 전념, 노력, 고행이 그것이다. 이를 몸소 실천하면서 정진을 하다가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모든 의식이 황금빛 안에서 서서히 녹기 시작했고 온 우주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기운을 느꼈다.” - p48 


 스님은 자신도 모르게 깨달음의 노래인 ‘오도송’을 읊었다. 마침내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제 스님은 보다 사회적 소명의식을 갖고 불교계의 변화를 위해서 앞장섰다. 당시 한국 불교계는 일제 강점기 하에서 왜색화가 되면서 많이 변질되었다. 스님이 신도들의 돈을 받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갖고, 제사를 지내는 등 본분을 망각하고 있었다. 


 뜻이 맞는 스님들과 모여서 ‘봉암사 결사’를 이끌었다. 향곡, 자운, 월산, 우봉, 보문, 성수, 도우, 혜암, 법전 스님 등이 함께 했고, 비구니들도 결사에 참여했다. 봉암사 결사는 한 마디로 일제의 잔재들을 말끔히 지우는 것이었다. 모든 푸닥거리를 추방했고, 장삼도 소박한 괴색으로 바꿨다. 비단 승복과 바리때를 모아놓고 모두 태워버릴 정도였다. 이어서 대중들이 ‘공주규약’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했다. 

 

 규약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노동’이다. 스님들도 매일 두 시간 이상 노동을 해야 하고, 신도들의 보시에 의한 생활을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필요한 모든 것은 스스로 해결하고, 정해진 시간 외에 누워 자는 일을 금했다. 


 물론 이런 엄한 규칙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이도 있었다. 그만큼 봉암사 결사는 치열했다. 만약 이 때 치열한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불교계는 현재의 모습과 달랐을 지도 모른다. 


 스님의 첫째 딸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둘째 딸 수경도 출가해서 ‘불필’이라는 법명으로 새로 태어났다. 어머니도 불교에 귀의해서 남은 생애를 치열한 수행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아내 덕명은 스님을 찾아와서 끝내 원망의 끈을 놓지 않고, 온갖 욕을 하고 사라졌다. 


 사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스님의 아내와 같을 것이다. 남편이 두 아이를 놓고, 갑자기 출가하겠다고 하고 소식이 끊긴다면 얼마나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겠는가? 

 하지만 스님의 아내도 마침내 출가를 해서 속세와 인연을 끊었다.


 스님은 불교계의 쇄신을 위해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성철은 전혀 개의치 않고 권력과 재물만 탐하는 조계종 승려들의 수행 태도에 일갈을 계속했다.” - p198 


 당연히 기득권 세력에서는 스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온갖 유언비어를 만들어서 비방했다. 하지만 스님은 꿈적 조차 하지 않았다.


 최고 권력자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등이 만나자고 해도, 초청을 해도 계속 거절했다. 결코 정계와는 연을 맺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 책은 성철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극화했지만, 불교의 많은 교리를 되도록 쉽게 설명해준다. 불교에 대해서 궁금하거나 또는 마음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저자의 치밀한 상상력과 묘사가 책의 몰입감을 높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의 인생의 화두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스님이 열반했을 때를 저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 정정했던 가야산 호랑이가 이제 본래대로 돌아가는 구나” - p293


  - 한 줄 요약 : 성철 스님이 열반의 경지에 오르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했다. 

 - 생각과 실행 : 현대인도 수행자의 삶을 살 수 있다. 겸손한 마음을 잊지 않고, 나의 존재에 대한 화두를 놓지 않는 것이다. 또한 부와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결국 부처의 삶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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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성철 1 - 너희가 세상에 온 도리를 알겠느냐
백금남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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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철 스님에 대한 책은 여러 권 읽어봤다. 워낙 많은 책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원택 스님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를 잘 읽었다. 원택 스님의 관점에서 바라 본 위대한 스승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도 불교 신자인데, 성철 스님을 만나 뵌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려면 3천 배를 해야 했다. 말이 3천 배지, 정말 쉽지 않다. 나도 108배 절을 하고 몸살이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막상 성철 스님을 뵈었을 때, “뭐 하러 여기까지 왔노?”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 외엔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다. 

부모님의 영향 때문인지 어릴 적부터 절에 다니고는 했다. 그래서 불교에 대한 관심을 늘 갖고 있었다. 


마침《소설 성철》이 나와서 반갑게 이 책을 선택했다. 스님의 이야기를 좀 더 극화해서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백금남 작가는《관상》,《궁합》,《명당》으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 삼부작은 모두 영화화되었고, 영화《관상》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무려 9백 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믿고 읽는 작가의 책답게《소설 성철》도 재미있게, 그리고 깨달음을 느끼며 읽었다.


이 책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권부터 소개하면, 스님이 유학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불교에 빠진 일, 그리고 불교에 귀의하게 되는 일화를 다룬다. 


성철 스님은 동네에서도 유명한 신동이었다. 책 귀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안 읽어본 책이 없고, 책을 사기 위해서 온갖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결국 불경에 빠지게 되면서, 그의 아버지는 걱정에 빠졌다. 스님의 집안은 영남 유림의 맥을 잇는 종장으로서 ‘유가’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 집안에 장남이 불교에 빠졌으니 아버지의 근심이 오죽하겠는가? 


“집안을 이어받아야 할 맏아들이 불경에 빠져서 독버섯이 되어가다니. 믿고 믿었던 아들놈이 조상님네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었다.” - p39


스님은 혼자서 불경을 갖고 공부를 하고 본격적으로 수행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몇 개월 후 ‘혼침’에 빠져서 어려움을 겪었다. 혼침은 무념무상의 단계에 이르기 전으로 일종의 환각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결국 그는 당대 유명한 선승이었던 경허 스님의 제자 만공과 관섭을 찾아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만공 스님은 이미 혼침의 경지를 넘었기 때문에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려고 했으나, 행적을 알 길이 없어서 대신 같은 동문이었던 관섭을 찾아갔다. 


사실 관섭은 경허 스님을 모시면서, 매번 술과 고기 심부름을 했고, 스승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서 도망 나온 제자다. 심지어 스승을 죽이기 위해서 고기에 비상을 넣었을 정도다. 그런데 경허 스님은 이를 알고, 고기에 묻은 비상을 털고 나서 술과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이미 경허 스님은 사소한 예절과 법규에서 벗어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문득 신라시대의 원효 스님이 해골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후, 술과 고기, 여자를 가까이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허는 그들 모두였다. 자기를 버린 무애의 경지에 들지 않고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 p58 


성철 스님은 관섭의 움막을 가까스로 찾아서, 마침내 혼침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 관섭은 그냥 천하를 떠돌며 야인처럼 살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수련의 이치에 대해서 통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님은 마침내 출가를 결심했다. 유학자 집안에서 출가를 하겠다고 하니, 반대는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이미 결혼해서 예쁜 딸도 낳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스님은 동산 스님이 백련암으로 출가했고, 동산 스님의 권유로 범어사 금어서원에서 3개월간 하안거에 들어갔다. 그야말로 용맹정진이었다. 온갖 상념과 생각에 사로 잡혀서 ‘이 뭐꼬?’라는 화두를 들었다. 


하안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새벽 2시부터 밤 10시까지 참선을 해야 했다. 하나의 화두를 붙들고 계속 앉아있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 주변에 포기하고 산을 내려가는 스님들이 수두룩했다. 


90일간 하안거를 하면서 스님이 느꼈던 감정을 상상해서 쓴 작가의 표현이 극적이다. 마치 내가 스님처럼 온갖 속세의 감정과 고통에 연연하면서 번뇌를 느낀 기분이 들 정도다. 


“해제법문을 들으면서 성철은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그러면서 문득 무엇을 초월하기 위해 하안거에 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조화! 그렇다, 조실 스님은 조화를 말하고 있었다. 세상 만물의 조화를.” - p168


1권에서는 성철 스님이 출가 후 동산 스님 밑에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다룬다. 선종과 교종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수많은 일화와 치밀한 대화 속에서 과연 인간과 속세, 불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 한 줄 요약 : 성철 스님의 젊은 시절,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했다. 

- 생각과 실행 : “부처는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네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한 동산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깨달음은 다른 곳에 있지 않고, 이미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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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일본 소설을 만나러 가다 -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현대 일본 문학의 흐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사이토 미나코 지음, 김정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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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버블 경제, 1990년대의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경기 침체, 2000년대의 불평등 사회의 도래, 2010년대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본은 격동의 반세기를 보냈다. 1960년대 경제발전 후 80년대 버블, ‘잃어버린 20년’, 불평등 사회 등. 사람들의 상실감은 갈수록 심해지고, 그것이 소설에도 꾸준히 반영되었다. 2010년대에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뿐만 아니라, 기업소설, 간병소설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책도 유행한다.  


 내가 처음 접한 일본 소설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가의《설국》이다. 눈의 고장에서 펼쳐지는 게이샤와 주인공의 일화, 그러면서 느껴지는 고독감. 탐미주의 색채가 강한 이 소설이 나에게 준 느낌은 아름다움이었다. 설국이 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그리고 접한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이다. 처음에 이 소설을 읽고, ‘이게 무슨 이야기지?’라고 생각했다. 너무나 낯선 내용에 책을 한동안 읽지 않았다. 그런데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난 후 책을 다시 들었는데,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다. 


 이 소설로 하루키 작가는 1979년에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다른 작품들보다 특이한 점이 많았다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대학교 1학년 여름에 항구가 있는 마을로 귀성한 ‘나’의 이야기로, 텍스트를 해석해보려고 도전해보지 않으면 확실한 내용은 알 수 없고, 단지 ‘한여름 동안의 추억’을 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p120

 

 이후로 일본 작가의 책을 곧잘 읽기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무라카미 류, 오쿠다 히데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즐겨 읽었다. 최근에는《한자와 나오키》의 이케이도 준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기업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암울한 직장생활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소설이 인기를 끈 것은 현실에서의 직장생활이 활기가 없고 싸울 기력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 p342


 모든 소설이 와 닿은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문화적, 정서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고 특유의 허무주의, 개인주의적 사고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점차 그렇게 바뀌면서(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익숙해졌다. 


 인생무상의 달관한 태도는, 메이지 시대(1868년 ~ 1912년) 후기에 등장했다고 한다. 젊은 세대를 ‘청년(靑年)’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도 이때였다. ‘청년’은 일종의 유행어였다. (청년이 일본어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시대별로 일본의 사회적인 정서와 유행 흐름은 다음과 같다. 


 “1960년대의 히피, 1970년대의 삼무주의세대(무기력, 무관심, 무책임), 1980년대의 신인류, 2000년대의 초식남 등 젊은이의 상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서른이 넘은 후에는 주로 일본의 자기계발서적 위주로 읽었지만, 왠지 다시 한 번 일본 문학을 짚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작가는 꽤 많다. 무려 60년간의 일본 소설을 추적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뒤에 별첨으로 있는 작가의 리스트 중에서 약 1% 정도만 아는 작가였다. 


 소설과 그 시대 상황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 시대의 문화와 사상이 작가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소설을 읽다보면 시대상과 배경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1960년대 지식인의 추락, 2장 1970년대 기록문학의 시대, 3장 1980년대 유원지로 변하는 순문학, 4장 1990년대 여성작가의 대두, 5장 2000년대 전쟁과 격차(불평등)사회, 6장 2010년대 디스토피아를 넘어서다. 


 “1890년에 대일본제국헌법이 발포되자 폭력적인 ‘장사’는 배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대신에 등장한 것이 꾸물대며 계속 고민만 하는 햄릿형이 ‘청년’들이었습니다.” - p17


 일본의 소설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을 담은 ‘사소설’, 그리고 노동자 계층의 어려움을 담은 ‘프롤레타리아’ 문학이 있다. 

 사소설은 주로 약한 인텔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여자 친구나 애인에게 차이는 다소 무능력한 남자들을 묘사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후쿠자와 유키치가《학문의 권장》(1872년)에서 학문의 목적은 결국 ‘입신출세’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학을 추구한다는 것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실패한 인생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또한 이러한 문학에 대항하여 나온 것이 대중문학이다. 대중문학은 ‘시대소설’, ‘역사소설’, ‘탐정소설’, ‘가정소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일본 내에서는 순문학과 대중문학, 즉 통속문학에 대해서 많은 논쟁이 있다. 과연 어떤 문학이 더 가치가 있는가이다. 당연히 정답은 없지만, 순문학이 진정한 문학이고, 대중문학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을 펴는 작가들도 많다. 


 하지만 대중문학을 비평하기에는 그 성장과 영향력이 순문학보다 훨씬 크다. 수많은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드라마 또는 영화로도 제작된다. 또한 대중문학은 클로즈 엔딩으로 결말이 어떤 식으로 나지만, 순문학은 오픈 엔딩으로 결말이 없는 경우가 많다. 힘든 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해답을 찾게 하는 것은 고역이기 때문에, 대중문학이 더 유행할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에서는 두 가지 문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기준점이 있다고 한다. 


 아쿠타가와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순문학, 나오키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엔터테인먼트입니다.” - p34 

 

 그렇다면 최근의 상황은 어떤가? 2008년 리만 사태, 2011년 3월 11일에 터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일본을 더 불안한 상황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민주주의보다는 강력한 권력을 선택했고, 과거의 역사를 부정하는 역사수정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디스토피아적인 소설이 붐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기업소설, 간병소설 등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다뤘다. ‘블랙기업’을 화두로 한 소설도 등장했다.《청년 백수 파란만장 신입 일기》,《협소저택》등이 대표적인 예다. 


 2010년대는 ‘디스토피아 소설의 시대’였습니다. 2000년대부터 축적된 불온한 공기가 가득해져서 한꺼번에 터진 듯했습니다.” - p330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분석한 방대한 양의 일본 소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확실히 일본 사회의 시대적 흐름이 소설에 많이 나타나는 것 같다. 


 문득 우리나라의 소설도 그 흐름이 어떤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그동안 짧은 문제, 간결한 표현 등에 익숙해져서 한국보다는 일본 소설을 더 많이 읽었다는 점이다. 이 기회를 통해서 한국 소설도 다시 한 번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일본 소설의 기록을 남기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 책이다. 일본 문학에 관심 있거나 또는 문학의 역사적 흐름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말이다. 


 “이 책이 이 반세기 동안의 사회와 소설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한 줄 요약 : 1960년대 이후 60년간 일본 소설의 흐름을 알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소설은 그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반영한다. 일본 소설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도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은 소설이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형식의 소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에서 사죄를 못한다면 소설을 통해서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앞으로 일본의 인구 감소(한국도 마찬가지지만)와 다문화 가정의 확대로 어떤 식으로 소설의 내용이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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