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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 혼자 살아보고 싶은 이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선주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0월
평점 :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고, 혼족, 혼술, 혼영 등 혼자 하는 것이 익숙해진 문화에서 이 책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 이선주는 키 148cm에 43kg의 아담한 체격을 자랑하지만 저자 프로필에도 소개했듯이 삶에 대한 열정만큼은 2m 남짓이다. 즉, 그 안에 담겨진 마음의 키와 무게는 훨씬 더 크고 무겁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울산에서 서울로 상경한지 8년째인데, 현재 치과위생사로 직업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고시텔에 살다가 지금은 햇볕 잘 드는 원룸에서 ‘소확행’을 누리면 살고 있다. 야무지고 똑부러진 성격 덕분에 ‘여자 유노윤호’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에 서울살이하면서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부터 혼자 살면서 나를 잘 키우는 방법, 여전히 멀고 험한 홀로서기의 길, 저절로 되는 결혼 수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 제목과 같이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길 잘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사실 나도 회사 근처 영통 부근에서 1년, 서울 강남에서 1년간 자취를 해봤기 때문에 그녀의 글에 더 공감이 갔다. 그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좀 더 자취를 잘 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특히 그녀가 밝힌 화장실 청소의 노하우도 꽤 도움이 될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나의 자취방, 화장실은 곰팡이와 누런 때로 가득 찼다)
저자는 혼자 산다는 것이 내 인생의 CEO가 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비록 CEO가 되면서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무한히 많지만, 막중한 책임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녀도 학창시절 엄격한 통금시간으로 답답했던 점을 자취하면서 마음껏 풀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자신의 건강에 적신호가 생기고, 나쁜 습관을 고치게 되었다.
“혼자 산다는 건 한마디로 ‘내 인생의 CEO가 되는 것’과 같다.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고, 내 삶을 내가 관리해나가는 것. 집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모든 생활권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 p18
물론 초기에는 해보고 싶은 것이 많기 때문에 이런저런 것을 많이 해볼 것이다. 저자도 늦게까지 야식을 먹고, 아침에 라면을 끊여먹고,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전화로 수다를 떠는 것 등 그 동안 억눌렸던 것을 마음껏 펼쳤다.
그러다가 저자는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음식을 조절하고, ‘홈트’로 다이어트를 했다. 그리고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매일 아침, 저녁 5분, 10분 명상을 했다. 이렇게 혼자 살면 나 자신에 더 집중하게 되고,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만 있다면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아직도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어린아이인 사람도 많지 않은가? 앞서 언급했듯이 나도 자취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에게 더 고마운 마음이 생기고, 어떻게 내 삶을 꾸려 나갈지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개성을 살렸다.
「전국노래자랑 은평구 편」에서 250:15의 경쟁률을 뚫고 방송에 출연했고, 각 종 방송에 우연하게 출연하면서 그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나도 그녀의 춤과 노래를 유튜브에서 확인했는데 정말 재능과 끼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결국 나라는 존재는 내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원룸을 구하는 노하우도 제시하는데, 무엇보다 햇볕이 잘 들고 창이 있는 곳이 좋고, 비싼 월세를 만회하기 위해서, 코드 뽑기, 보일로 온도 유지 등으로 몇 만 원의 돈이라도 절약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햇빛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원룸으로 이사했을 때 그 기쁨을 가수 김종국의 노래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눈이 부시도록 투명한 아침~ 싱그러운 햇살 속에~ 잠든 너의 숨결 위로 묻어나는 행복~”
그만큼 자취생에게는 ‘좋은 집’을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여성이 혼자 살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범죄인데, 요새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저자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먼저 ‘택배’를 주문할 때 언제 올지 기록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면 안 된다고 한다. 택배 상자에 있는 개인 정보도 찢어야 한다. 배달음식도 조심해야 되기 때문에 저자는 현관에서 계산을 하고, 최대한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고 말한다. 또한 SNS에 혼자 사는 것을 보여주면 안 되고, 긴급 상황을 대비해서 가까운 파출소의 전화번호를 단축번호로 준비하고, 문에 걸쇠를 무조건 설치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직장 근처에 거주할 곳을 잡은 후에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이제는 책을 1년에 100권 읽고, 난중일기 대신 자취 중 일기를, 그리고 자취방 무드등 아래에서 맥주 한 캔을 자신에게 선물로 준다. 혼자 살면서 ‘덕후’가 되기도 하고, ‘도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자신만의 시간을 많이 갖기 때문이다.
특히 자취를 하면서 주의할 점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공간을 잘 지켜야 하고(초대는 되도록 삼가), 음식을 대충 먹거나, 층간 소음에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말고, 화재 조심 등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홈트레이닝으로 15kg 감량한 이야기, 5분만 청소 끝내는 법, 간단한 요리 하기, 나만의 인테리어를 하는 노하루를 전수해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 사는 노하우뿐만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하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을지를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누군가에게는 자상한 언니나 누나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친한 동생이나 후배가 가르쳐주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녀가 서문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이 홀로서기를 하면서 배운 노하우를 많은 이들에게 전수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러한 배품의 마음이 더 아름답게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저자는 혼자살기를 통해서 스스로 성숙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내 삶이 채워지자 타인의 삶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500만에 육박하는 1인 가구들에게 나는 어떤 식으로 홀로서기를 했는지 들려주고 싶었다.”
수많은 1인 가구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처음에는 자취생의 가벼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읽을수록 그 깊이를 음미하게 되었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노하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저자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