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비밀 - 100년을 이어져 내려온 부의 원리와 원칙
월러스 D. 워틀스 지음, 김해온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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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마치《시크릿》이라는 책처럼 뭔가 큰 비밀을 알려줄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월리스 와틀스는 자기계발 분야의 선구적인 작가라고 한다. 그는 1860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후 1910년에 이 책을 완성했다. 성공 학의 대가인 나폴레온 힐(1883년~1970년)도 그의 원칙을 배웠고,《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1945~), 데일 카네기, 혼다 켄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라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마치 사이비 종교나 이단으로 생각한다. 나도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명상’, ‘영성’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실제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면서 이를 잘 활용한다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적어도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은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인생을 좀 더 보람차게 살 수 있도록 만든다. 


 즉, 이러한 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책을 읽고 끝내서는 안 된다. 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결국 여기에서 배운 원칙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잘 취하면 된다.


《부의 비밀》이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극히 보편적인 진리를 가르쳐준다. 물론 처음 서문에서 저자가 “부자가 되는 일을 무시한다면 당신 자신과 신과 인류에 대한 의무를 태만히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다소 거부감이 드는 말이기는 하다. 마치 ‘부’라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이라고 제시하는 것 같았다. ‘부자’가 되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한 나의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가 이렇게 ‘부’를 강조하는 이유가 나의 행복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함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저자의 철학은 오직 나를 위한 행복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이러한 단호한 말투는 그만큼 ‘부’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영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라고 했다. 당장 필요한 도움은 있어야겠지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난한 지역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아이들을 교육해서 ‘부’를 스스로 이루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목차만 쭉 읽어봐도 저자가 하고자 하는 주장을 잘 알 수 있다. 첫 번째 원칙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생각할 능력을 기르라’라는 것이다. 또한 경쟁의식을 버리고 창조의식으로 행동하라, 믿은 만큼 받는다, 마음속에 원하는 것을 그리고 믿음과 결의를 놓치지 마라,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지금 행동하라, 만나는 모든 이에게 성장을 전달하라, 부자의 방식으로 행동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등은 이미 100년이 지나도 중요한 보편적인 진리다.


 저자는 무엇보다 ‘부자가 되는 행동방식’을 따르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유해지는 것은 특정 사업에 종사하느냐보다는 ‘부자의 방식’으로 행동하는 법을 터득했느냐에 좌우된다” - p25


 즉, 어떠한 환경에 있더라도 나의 사고방식을 바꾼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가 강조한 것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야말로 무형의 원소에서 유형의 부를 생산해내는 유일한 힘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면서 중요한 의미다. 우리는 ‘생각’에 따라서 무언가를 원하고 행동하고 이루게 된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전한 것도 생각을 통해서다. 그 생각에는 ‘창조성’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만물이 창조되는 근본에는 무형의 근본 원소가 있고, 이는 우주 공간 전체에 스며들어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생각대로 사물이 창조되고, 생각하는 대상이 창조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부자가 되기 위한 대전제라고 한다. 즉 우리가 쓸 수 있는 자원은 우주에 널리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는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생각이다. 지금 내 주변에는 모든 것들이 유한한 것이 아니라 무한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회’는 언제, 어디서든 열려있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게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수많은 창업자들을 보면 이들은 유한한 자원에서 무한한 원소와 가능성을 봤다. 그랬기 때문에 ‘경쟁자’가 아닌 ‘창조자’가 된 것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신은 경쟁자가 아니라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 p58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언급하는 ‘시각화’도 100년 저자의 주장과 일치한다. 또한 우리가 중시하는 ‘감사의 마음’도 저자는 강조했다. 결국 나의 꿈을 시각화하고, 늘 무한한 원소에 마음을 열고, 기회를 찾으면서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기회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저자는 ‘시각화’가 ‘공상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즉, 생각만 하고 끝이 나면 안 되고 이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이다. 몽상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믿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믿음과 그것을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놓치지 마라.” - p95


 이 책《부의 비밀》은 그동안 접한 자기 계발서의 주요 사상을 집대성했다. 저자는 이 책을 곁에 두고 자주 읽고, 묵상하라고 한다. 소극적인 의미에서 ‘부’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부’를 성취하고, 다른 사람들도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것. 그것이 진정 ‘부의 비밀’이 아닌가 싶다. 


 주식, 부동산, 각종 투자도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이지만 우선 이 책을 통해서 ‘부자의 방식’을 먼저 배우는 것이 어떨까 싶다. 부의 개념을 새롭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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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하나로 시작한 기업이 어떻게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을까?
밥 랭거트 지음, 이지민 옮김 / 성안당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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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맥도날드 기업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아는 맥도날드 기업의 성장 스토리가 아닌 사회적 기업으로서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닌 사랑받는 기업 맥도날드를 다룬다. 영어 제목으로는 《Inside McDonald’s Sustainability Journey》다. 즉, ‘맥도날드 기업의 지속가능한 여행’을 말한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했던 저자 밥 랭거트는 25년 넘게 맥도날드에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노력했다. 그가 경험했고, 앞으로 바라보는 맥도날드의 모습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다루었다. 


 전 세계에서 맥도날드의 위용은 대단하다. 1955년 창업자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사업 권리를 받은 후 지난 60여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그것은 맥도날드의 문화 덕분이다. ‘품질, 서비스, 청결, 가치’(QSC & V)를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에 다른 햄버거 가게와 차별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창업 이후 사회적 요구에는 비교적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수익을 내는 것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사실 맥도날드 기업은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쏟아내고, 이와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 햄버거 용기와 같은 쓰레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시민 단체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1980년대 중반이 되자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더 커져갔다. 기업이 단순히 돈만 많이 벌고, 일자리 창출만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서문에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하며, 사회 공헌에 힘써야 한다.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 공급이 사업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대표적인 기업들도 이러한 사회적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 사용도 확대되고 있고, 우리에게 중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열대우림도 보호하려고 논의 중이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무시되었던 동물들의 권리도 존중해야할 때가 됐다. 그들도 이 땅의 같은 생명체인데 인간의 욕구(식욕)를 위해서 너무나 잔인하게 학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이 제공해주는 단백질은 인간의 성장을 위해서 소중하다. 적어도 동물이 덜 스트레스를 받고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 동물보호주의자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서 맥도날드는 각종 환경 단체등과 제휴를 맺고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참여하고 있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이제 기업은 더 이상 수동적인 자세로 CSR을 하면 안 되고, 이를 사업의 중심에 둬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창업하고 나서 30년이 지난 후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 본격화된 것이다. 


 맥도날드 기업이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는 바로 쓰레기였다. 앞서 언급한 햄버거 용기를 그동안 PSF(Polystyrene Foam, 발포폴리스타이렌)로 사용했는데, 1980년대 말 환경운동가들이 이를 유해한 쓰레기로 정의하고 반대했다. 사실 과학적 실험 등을 통해서 스티로폼 용기인 PSF를 쓰나 종이 용기를 쓰나 오래된 쓰레기로 남는 것은 동일했다. 그래서 맥도날드 미국 CEO는 우선 PSF를 재활용하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사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팩트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이었다. PSF가 정말로 해롭다는 것보다는 맥도날드에서 얼마나 소비자의 건강과 마음을 이해해주느냐가 중요했다. 결국 맥도날드는 1990년 11월 1일부터 PSF 포장 용기를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맥도날드 임원이었던 야스트로의 말을 인용했다. 


 사람들은 가슴으로 생각하지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 p50 


 기업 마케팅의 핵심은 바로 회사의 정체성과 이미지다. 맥도날드는 가족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어야 한다. 빠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를 버리는 순간 다른 프랜차이즈와 큰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맥도날드는 NGO인 EDF(환경단체)와 적극적으로 협업해서 환경오염을 줄일 방법을 같이 연구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치부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이를 통해서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동물 복지도 마찬가지다. 이를 보다 심각하게 다뤄야했다. 대표적인 외식업체인 맥도날드는 이에 대해서 자문위원회를 설치해서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은 닭들에게 좀 더 여유 있는 공간을 주기로 한 것이고, 닭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비용도 지불했다. 닭 공급 업체들은 처음에 반발했지만 맥도날드가 움직이자 버거 킹 등 다른 외식업체도 맥도날드의 결정을 지지하고 따랐다. 아무리 식용으로 키우는 닭이지만 평생을 닭장에서 날개 짓 한 번 못하고, 주위 닭들의 오물을 뒤집어쓴다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참고로 맥도날드는 2025년까지 닭장에서 키운 닭은 쓰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로 인식되면서 맥도날드는 정크 푸드를 만드는 업체로 비난받았다. 저자는 이를 ‘10년간의 암흑기’라고 묘사할 정도였다. 특히 맥도날드에서 제공하는 해피 밀은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서 맥도날드는 과일을 포함시키고, 프렌치프라이 양을 줄이면서 전체 칼로리 양을 20% 정도 감소시켰다. 


 이 책을 읽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제적 대응’이었다. 이전에 맥도날드는 환경단체나 동물애호가들에게 공격을 당하면 이에 대해서 대응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내부적으로 AIM(Anticipatory Issues Management)이라는 예상 사안 관리 툴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서 미리 문제를 예상하고, 이슈가 되기 전에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우리는 보통 문제가 발생하면 덮어두려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물론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 전이면 더욱 바람직하다. 


 이제 맥도날드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세우고 수행 중이다. 예를 들어서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 감축, 맥딜리버리 바이크를 친환경 전기 바이크로, 매년 발생하는 3,500톤의 폐식용유를 친환경 바이오 디젤 원료로 재활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이슈는 맥도날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단순한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 모든 기업에 주어진 숙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웠다. 이 책의 저자가 이러한 활동을 직접 했기 때문에 맥도날드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극복사례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많은 기업인들이 읽어야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위해서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활동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기업에게도 필요한 자세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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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스타트업 바이블 - 개정판
조성주 지음 / 새로운제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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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더더기들이 빠지자 스타트업이 해야 할 일들이 ‘린(lean, 기름기를 뺀, 군살 없는)’하게 변해갔다.” - p7 


 스타트업은 그야말로 불확실한 시장에서 모험을 해야 하는 사업이다. 고객의 요구 사항, 제품과 서비스의 불확실성, 그리고 기술적인 도전.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해야 한다. 무리한 투자나 과욕은 실패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바이블’이라는 명칭답게 스타트업의 사업 계획 및 실행안에 대해서 하나씩 상세하게 가이드를 제시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그동안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대로 된 ‘스타트업’ 가이드북이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하려는 사업가나, 1인 기업가 그리고 일반 기업에서도 참고해서 볼 만한 책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14가지의 Action에 대해서 저자는 논의한다.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부터 시작해서 실패의 최소화, 핵심개념, 린 보드, 고객 정의, 가설 설정, 문제 검증, 솔루션 검증, 제품과 서비스 검증, 수익 모델, 고객 채널, 손익계획, 핵심지표 관리, 사업계획 피칭이 그것이다. 


 각 항목에 대해서 저자는 사례를 들고, Do it이라는 실제 실습과 토론을 제시하면서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가 제일 먼저 언급한 비즈니스 모델 설정은 아주 중요하다. 사업을 시작할 때, 그것이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업이어야 하지만, 나 자신의 기호에 너무 빠지면 안 된다는 말이다. 


 “창업자는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서 창업을 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고객 문제를 이해하고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창업을 해야 한다. 단지 좋아하는 일이라면 취미로 하거나 예술활동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 p374


 실제로 스타트업을 시작해서 실패한 많은 사례 중에서 창업자는 좋다고 생각한 아이템이 고객 입장에서는 별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나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내가 보기에 정말로 ‘죽이는’ 기술이 고객 입장에서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에 어떤 미국의 창업 프로그램에서 한 도전자가 음식점에서 코트를 맡기면, 기계에 넣고 나올 때 자동으로 찾아주는 시스템을 제안한 적이 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설치비용이나 여러 가지 사용 시 번거로운 점을 감안했을 때, 과연 고객(레스토랑 주인이나 손님)이 원하는 것인지 의문시 되었다. 차라리 직원이 잘 정리해서 빨리 찾아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또한 이 사업이 과연 ‘확장성’이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음식점이 이러한 옷 찾아주는 기계를 도입할까?


 9가지 비즈니스 모델은 ‘핵심 파트너, 핵심활동, 핵심자원, 가치 제안, 고객관계, 유통채널, 고객 세그먼트, 비용구조, 수익의 흐름’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비즈니스는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적용가능하다. 다만 스타트업 업체의 경우 상당부분 ‘가설’(Guess)이 들어가야 한다. 아직 사업이 실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반복가능하고 확장 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결국 모델을 통해서 ‘수익’이 반복적으로 나와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수익을 내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생존할 수 없다. 우리나라 신생기업의 경우 생존율이 2년 후 52.8%라고 한다. 즉 창업한 업체의 절반은 2년 내에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미국의 경우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 중 75%는 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창업기업 중 기업공개(IPO)를 한 업체는 1% 미만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앞에서 언급한 ‘고객 부재’다. 미국의 스타트업 중에서 실패한 업체 101개 중 42%가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 p39


 이를 위해서 저자는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심도 있게 고민하고, 또한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막연한 고객층이 아니라 나의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타깃 고객’을 제대로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 및 1인 기업에도 모두 필요한 자세다. 나의 기술이 우수하면 고객이 저절로 모여들 것이라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는 고객이 판단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으로 재빠른 테스트가 중요한다. 완벽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서 출시하려고 했다가 만약 그것이 실패한다면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실패로 최대한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린 스타트업’이다. 따라서 고객의 요구와 성향을 확인 후 빨리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고객을 관찰하고, 고객에게 물어보고, 고객에게 확인하여 고객이 ‘와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 p374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 린 스타트업의 용어와 개념을 만든 에릭 리스는 ‘만들기-측정-학습’과 같은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일명 BML(Build, Measure, Learn)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PDCA(Plan, Do, Check, Action)와 비슷하다. PDCA는 전체 사업계획이라면 BML은 그 안에 여러 단계를 일컫는 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내가 커피숍을 하면서 새로운 커피를 개발했다고 하자. 이 때 그 커피를 만들고(Build), 고객의 반응을 측정(Measure)한 후에 배우는 것(Learn)이다. 만약 반응이 좋다면 메인 메뉴로 올리고, 아니면 없애면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린보드’ 작성 방법 및 예시를 통해서 실제 사업을 계획할 수 있는 방법을 돕는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을 ‘린보드’를 통해서 간단히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막연하게 사업을 계획하는 것도 ‘고객의 문제 정의’부터 시작해서 하나의 시나리오에 따라서 작성을 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사업, 아니면 1인 기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툴과 방법을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의 쉬운 설명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조한 말을 적어봤다. 무엇보다 ‘린 스타트업’을 하면서 조심해야할 점은 ‘과욕’이다. 무엇이든지 서두르면 안 좋은 결과를 갖게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고객 단부터 차분히 살펴서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온라인으로 사업을 하거나 계획하는 1인 사업가도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관점’보다 ‘고객의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돌아가기 전까지 규모를 키우지 않는 것만 주의하자. 아주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과도한 대출을 받거나 직원 수를 늘리는 일을 하지 말자. 그래야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 p375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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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웨이브 델리에서 상파울루까지 - 실리콘밸리 너머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는 스타트업들의 울림
알렉산드르 라자로 지음, 장진영 옮김 / 프리렉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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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에 따르면, 스타트업에 1달러 투자하면 기존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하는 것보다 3~4배 혁신적인 결과물이 쏟아진다.”- p15


 스타트업은 혁신을 주도했고, 그 혁신의 중심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불과 25년 전에는 대부분의 창업이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인터넷, 통신의 발전으로 세계 어디서나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특히 클라우드의 확대는 많은 스타트업 업체들에게 기술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되었다. 전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서버를 구매해야 하는 등 다소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것을 향상된 인프라에서 구현하면 된다. 또한 기술자가 필요하면 전 세계에 있는 인적 자원을 연결해서 활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좀 더 넓게 봐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30만 개 이상의 테크 스타트업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세계 도처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생겨나고 있다.” - p17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바로 이와 같다. 그동안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가 주로 실리콘밸리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저자가 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인도,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우버’라는 공유 차량 서비스는 잘 알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은 중국의 ‘디디’, 남미와 동남아시아의 그랩, 고젝, 99, 캐비파이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실리콘밸리에서 제시하는 스타트업의 성공 모델이 다른 곳에도 유효한가이다. 이미 많은 창업자들은 실리콘밸리를 마치 ‘성지’라고 여기지만 과연 이들이 주장하는 방식이 무조건 맞는가는 생각해볼만한 이슈다. 


 예전에는 미국의 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마치 정의인 것처럼 생각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정답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미국 사회는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슈를 안고 있다. 금번 조지 플로이드 흑인의 과잉진압부터 시작해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자유의 모순’이다. 즉 일부 미국인들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이유로 들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었다. 

 

 그동안 미국 사회가 스스로 자정 작용을 할 것이라고 믿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심지어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대통령이 선거 시스템의 부정을 주장하면서 평화적 인수인계를 거부했다.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에서 공식적으로 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과연 다른 나라에도 적용이 될지 의문시된다. 


 “전 세계적으로 실리콘밸리의 혁신 산업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현상을 재점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p20


 이에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프런티어’다. 프런티어는 실리콘밸리보다 더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자원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중심지를 일컫는다. 물론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실리콘밸리와 프런티어는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정의하는 프런티어 혁신가는 “개발 수준이 아주 높은 스타트업 생태계 밖에서 활동하고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에서 혁신을 일으켜 자신의 사업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기회의 기업가”이다. 


 이러한 프런티어 혁신가들의 10가지 요소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창조하라, 풀스택(모든 조건을 갖춘 환경)을 조성하라, 낙타를 길러라, 타가수분하라, 본 글로벌 하라, 분산 조직을 구성하라, 최정예 팀을 만들어라,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어라, 리스크를 관리하라, 금융을 재창조하라가 그것이다. 


 책의 목차에 이러한 10가지 제안이 나와 있는데, 제목만 봐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각 항목에 대한 스타트업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독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창조’와 관련해서는 아프리카 케냐에 ‘오케이하이’라는 회사가 인상적이다. 전 세계 인구 중 40억 명이 공식 주소가 없다는 점을 인식해서, 사람들에게 GPS 좌표, 실제 사진, 부가적인 설명으로 ‘주소’를 부여했다. 이는 꽤 혁신적인 방법이다. 사실 주소가 없다면 개인도 불편하지만 국가도 마찬가지다. 사회를 통제하기도 힘들고, 응급 상황 시에 엠뷸런스도 주소를 찾기 위해서 애를 먹어야 한다. 


 저자가 언급한 프런티어의 ‘창조’, 실리콘 밸리의 ‘와해(disruption)’는 잘 새겨야할 부분이다. 프런티어는 퍼스트 무버의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 반면 와해는 기존 시장 내에서 비용과 기술 효율화를 통해서 다른 시장을 잠식한다. 예를 들어서 스마트 폰의 저가 폰이 중가, 고가 폰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나 스마트 폰이 카메라 시장을 와해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창조를 한다면 거대한 시장을 당분간 독식할 수 있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경쟁 해자, 기술 해자, 자본 해자와 같은 진입 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해자를 만들기 위해서 단순히 소프트웨어에만 의지하지 말고, ‘풀스택’과 같이 전체 인프라 구성도 고민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실 지금의 실리콘밸리는 모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그 시스템에 얹어서 자신의 아이디어만 잘 녹여내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고, 차별화 포인트가 약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넷스케이프의 창립자이면서 현재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는 마크 앤드리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들어가고 있다.” - p86


 저자가 이 책에서 사례로든 인도네시아의 우버인 고젝은 오토바이로 승객 운송을 시작한 후 각종 심부름뿐만 아니라 심지어 고젝의 운전사는 인간 ATM 머신 역할을 한다. 운전사에게 현금을 지불해서 돈을 입금할 수 있고, 현금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토대로 디지털 결재 플랫폼을 구성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은 성장을 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빠른 고속성장이 필요하다. 만약 성장을 못한다면 소위 실리콘밸리에서 이야기하는 ‘죽음의 골짜기’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즉,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아서 성장해야 하는데, 초반에 고정비용 등이 많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을 늘려서 고정비를 낮춰야 한다. 만약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다. 프런티어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낙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낙타는 물과 음식 없이도 몇 개월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지속시키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점은 바로 ‘비용’이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기 때문에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무료 서비스로 구독자를 늘리는 시도를 종종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과도한 경쟁을 낳고, 소비자들도 저렴한 서비스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반면 프런티어는 투자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비용 관리’에 좀 더 철저한 편이다. 무료나 저렴한 서비스보다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서 비용을 청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런티어의 성장은 실리콘밸리의 그것보다 작지만 오히려 더 안정적이다. 왜냐하면 프런티어는 창업자가 거의 모든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사업이 망하면 리스크가 크다. 반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지분을 밴처캐피탈에게 팔기 때문에 회사가 망하더라도 창업자의 리스크는 크지 않다. 세계적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플레이의 창업자 다이엘 에크는 초기에 자금이 부족해서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개인 자금을 동원해야했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의 방식 중에서 여전히 배워야할 점도 있지만, 이제 실리콘밸리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금이 넘쳐날 때가 아닌 부족할 때를 대비해서다. 프런티어와 같은 정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면서 무엇보다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이 있는 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의 도시로 언급이 안 되는 점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도 있는데 말이다. 그만큼 생태계 조성이 잘 안 되어있고, 규제도 심하다는 의미도 된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재들은 이제 새로운 프런티어가 되기 위한 도전을 하기 보다는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거나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한다. 만약 정부나 사회에서 창업자들에 대한 안전장치를 좀 더 마련해준다면 더 많은 프런티어들이 생기지 않을까싶다.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스타트업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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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 - 팬데믹 이후 10년, 금융세계를 뒤흔들 기술과 트렌트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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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전 세계 사회와 경제, 정치에 영향을 미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2020년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해였다.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전 세계에 큰 파급을 미칠지 예상 못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갔다. 우선 비대면 횟수가 늘어났다. 회사원은 재택근무하고, 아이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많은 계약들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금융거래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기술이 움직이는 최전선에 금융이 있다고 말한다. 즉 접근성, 절약된 비용, 이용의 편리성이 주요 화두가 되었다. 예를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폰으로 금융 거래를 하고, 회사도 금융 서비스 비용을 줄여나간다. 또한 UX(User Experience)의 발달로 누구나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UX에 익숙한 지금 젊은 세대가 앞으로 기성세대가 되면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금융의 변화에 범죄조직도 가담했다. 굳이 힘들고 위험하게 총 들고 은행을 털 필요 없이 해킹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 심지어 이들은 암호화폐도 사용한다고 한다.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이용한 것이다. 


 “범죄조직 단체들이 코로나 19 팬데믹 동안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이후 미래에서 우리는 이와 같이 유사한 변화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 p19 


 이전부터 많은 회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지만, 그 성장은 더뎠다. 하지만 금번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러한 성향이 가속화되었다. 이제는 나의 실상에 맞춘 금융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징’은 수동적 거래 전략을 세워 고객의 성향과 특성에 맞춰서 자산을 관리한다. 앞으로 자산관리자가 할 일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한 미디어 분야에서는 이미 전부터 고객 맞춤형 동영상, 음악, 영화 추천도 실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 분야에서는 ‘핀테크’가 혁신을 꾀하고 있다. 수수료 없이 은행 거래를 할 수도 있고, 집 밖 출입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진입장벽도 낮아지면서 많은 분야에 핀테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보험, 은행, 사모펀드의 금융 서비스 접근이 핀테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제는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많은 금융 업무를 내 집에서 스마트 폰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은행 업무를 처리하다가 궁금한 점은 어플에 제공하는 AI에게 질문을 하면 대부분 답을 해준다. 굳이 은행에 연락해서 물어볼 필요도 없다. 


 “대중은 금융과 보험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 바로 온라인 은행, 핀테크 기술이 도입된 금융, 핀테크 어플이다.” - p39 

 

 이러한 금융 업계의 기술적인 발전과 더불어서 금융 시장은 앞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서 통화량은 늘어나지만,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의 수는 점차 감소하면서 투자처가 줄어들었다. 결국 수익을 내지 못하는 업체에도 투자를 하게 되면서 기대 수익률은 줄어든다. 따라서 어떤 개인들은 위험한 투자처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나, 저자는 이점에 대해서 경고했다. 무턱대고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고정 수입 투자처를 찾되 상승곡선을 그리는 투자처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집단 메뚜기 떼’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어떤 트렌드가 유행이 될 때 거기에 휩쓸린다. 이러한 대유행이 한 번 휩쓸고 가면 메뚜기 떼처럼 초토화시키기도 한다. 비트코인이 좋은 예다. 비트코인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이 나오면서 일부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너도나도 비트코인이라는 거대한 도박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또한 양자 컴퓨팅이 유행하면서 ‘양자’라는 말이 들어가도 사람들이 ‘묻지마 투자’를 했다고 한다. 


 물론 양자 컴퓨팅은 앞으로 각광 받을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왜냐하면 금융업계에서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러한 막대한 데이터를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그것은 큰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으로 10년 안으로 금융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 도입을 먼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데이터 전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누가 더 많이 양질의 데이터를 취득 후 빨리 분석하느냐가 큰 차별화 포인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단지 ‘집단 메뚜기 떼’에 휩쓸리면 그만큼 투자 리스크도 증가한다. 이는 저자가 언급한 FOMO(Fear Of Missing Out)로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는 심리 상태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열풍이 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빚을 내서 집을 사던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에 주식 열풍도 그렇다. 수많은 동학개미들이 주식을 하고, 미국주식에도 투자하고 있다. 더군다나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도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 이들 기관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외부 조사기관인 알파 캡쳐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분석은 한계가 있다. 앞으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앞서 언급한 양자 컴퓨팅도 한몫할 것이다. 주식 거래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확성’도 앞서야 한다. 어떤 회사들은 광케이블 근처에 위치해서 거래를 밀리초 단위로 시행한다. 개인의 손가락 속도는 이들 회사의 처리 속도를 결코 따라갈 수 없다. 더군다나 로봇이 자동으로 알고리즘에 따라서 거래하는 속도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으랴? 


 “자동화 거래의 알고리즘을 갖춘 로봇들이 리서치 분야를 점점 대체하고 있었다.” - p81


 저자는 이에 대해서 “거품이 매몰되기 싫으면 휩쓸리지 마라”고 경고한다. 나 스스로 공부하고 데이터를 축적해서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만 듣고 묻지마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기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기술 중심의 기능을 배워야 한다. 교육과 전문적 성취가 필수조건으로 부상한다. 핀테크 인력의 경우 매우 전문적이기 때문에 금융의 어떤 부문에서도 핀테크 인력은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 p224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금융의 빠른 변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서 데이터의 양은 급속히 늘어나고, 이를 분석하는 기법도 다양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의 저자는 개인이 어떤 식으로 살아남아야 할지 큰 화두를 던진다. 더군다나 사이버 머니의 증가로 사이버 보안 관련 담당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거래담당자, 분석가, 자산 운용사보다 최고정보책임자, 보안책임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기술’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만약 나의 자산관리를 로봇에게 맡겼는데, 손실이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그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겠지만, 그 불만도 인공지능이 맡아서 대응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우리가 조심해야할 사항은 바로 기술에 대한 맹신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 대해서 결국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개인이라고 말한다. 

 

 빠르고 편하고 정확한 것도 좋지만, 그 기술을 너무 믿었을 때 생길 부작용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단순히 효율성과 편리함을 위주로 인간을 기계가 대체했을 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러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책이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금융 환경은 지금과 너무나 다른 양상일 것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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