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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 - 팬데믹 이후 10년, 금융세계를 뒤흔들 기술과 트렌트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월
평점 :
코로나19가 전 세계 사회와 경제, 정치에 영향을 미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2020년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해였다.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전 세계에 큰 파급을 미칠지 예상 못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갔다. 우선 비대면 횟수가 늘어났다. 회사원은 재택근무하고, 아이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많은 계약들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금융거래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기술이 움직이는 최전선에 금융이 있다고 말한다. 즉 접근성, 절약된 비용, 이용의 편리성이 주요 화두가 되었다. 예를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폰으로 금융 거래를 하고, 회사도 금융 서비스 비용을 줄여나간다. 또한 UX(User Experience)의 발달로 누구나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UX에 익숙한 지금 젊은 세대가 앞으로 기성세대가 되면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금융의 변화에 범죄조직도 가담했다. 굳이 힘들고 위험하게 총 들고 은행을 털 필요 없이 해킹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 심지어 이들은 암호화폐도 사용한다고 한다.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이용한 것이다.
“범죄조직 단체들이 코로나 19 팬데믹 동안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이후 미래에서 우리는 이와 같이 유사한 변화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 p19
이전부터 많은 회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지만, 그 성장은 더뎠다. 하지만 금번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러한 성향이 가속화되었다. 이제는 나의 실상에 맞춘 금융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징’은 수동적 거래 전략을 세워 고객의 성향과 특성에 맞춰서 자산을 관리한다. 앞으로 자산관리자가 할 일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한 미디어 분야에서는 이미 전부터 고객 맞춤형 동영상, 음악, 영화 추천도 실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 분야에서는 ‘핀테크’가 혁신을 꾀하고 있다. 수수료 없이 은행 거래를 할 수도 있고, 집 밖 출입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진입장벽도 낮아지면서 많은 분야에 핀테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보험, 은행, 사모펀드의 금융 서비스 접근이 핀테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제는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많은 금융 업무를 내 집에서 스마트 폰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은행 업무를 처리하다가 궁금한 점은 어플에 제공하는 AI에게 질문을 하면 대부분 답을 해준다. 굳이 은행에 연락해서 물어볼 필요도 없다.
“대중은 금융과 보험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 바로 온라인 은행, 핀테크 기술이 도입된 금융, 핀테크 어플이다.” - p39
이러한 금융 업계의 기술적인 발전과 더불어서 금융 시장은 앞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서 통화량은 늘어나지만,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의 수는 점차 감소하면서 투자처가 줄어들었다. 결국 수익을 내지 못하는 업체에도 투자를 하게 되면서 기대 수익률은 줄어든다. 따라서 어떤 개인들은 위험한 투자처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나, 저자는 이점에 대해서 경고했다. 무턱대고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고정 수입 투자처를 찾되 상승곡선을 그리는 투자처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집단 메뚜기 떼’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어떤 트렌드가 유행이 될 때 거기에 휩쓸린다. 이러한 대유행이 한 번 휩쓸고 가면 메뚜기 떼처럼 초토화시키기도 한다. 비트코인이 좋은 예다. 비트코인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이 나오면서 일부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너도나도 비트코인이라는 거대한 도박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또한 양자 컴퓨팅이 유행하면서 ‘양자’라는 말이 들어가도 사람들이 ‘묻지마 투자’를 했다고 한다.
물론 양자 컴퓨팅은 앞으로 각광 받을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왜냐하면 금융업계에서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러한 막대한 데이터를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그것은 큰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으로 10년 안으로 금융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 도입을 먼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데이터 전쟁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누가 더 많이 양질의 데이터를 취득 후 빨리 분석하느냐가 큰 차별화 포인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단지 ‘집단 메뚜기 떼’에 휩쓸리면 그만큼 투자 리스크도 증가한다. 이는 저자가 언급한 FOMO(Fear Of Missing Out)로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는 심리 상태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열풍이 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빚을 내서 집을 사던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에 주식 열풍도 그렇다. 수많은 동학개미들이 주식을 하고, 미국주식에도 투자하고 있다. 더군다나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도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 이들 기관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외부 조사기관인 알파 캡쳐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분석은 한계가 있다. 앞으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앞서 언급한 양자 컴퓨팅도 한몫할 것이다. 주식 거래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확성’도 앞서야 한다. 어떤 회사들은 광케이블 근처에 위치해서 거래를 밀리초 단위로 시행한다. 개인의 손가락 속도는 이들 회사의 처리 속도를 결코 따라갈 수 없다. 더군다나 로봇이 자동으로 알고리즘에 따라서 거래하는 속도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으랴?
“자동화 거래의 알고리즘을 갖춘 로봇들이 리서치 분야를 점점 대체하고 있었다.” - p81
저자는 이에 대해서 “거품이 매몰되기 싫으면 휩쓸리지 마라”고 경고한다. 나 스스로 공부하고 데이터를 축적해서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만 듣고 묻지마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기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기술 중심의 기능을 배워야 한다. 교육과 전문적 성취가 필수조건으로 부상한다. 핀테크 인력의 경우 매우 전문적이기 때문에 금융의 어떤 부문에서도 핀테크 인력은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 p224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금융의 빠른 변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서 데이터의 양은 급속히 늘어나고, 이를 분석하는 기법도 다양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의 저자는 개인이 어떤 식으로 살아남아야 할지 큰 화두를 던진다. 더군다나 사이버 머니의 증가로 사이버 보안 관련 담당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거래담당자, 분석가, 자산 운용사보다 최고정보책임자, 보안책임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기술’에서 시작될 수 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만약 나의 자산관리를 로봇에게 맡겼는데, 손실이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그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겠지만, 그 불만도 인공지능이 맡아서 대응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우리가 조심해야할 사항은 바로 기술에 대한 맹신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러한 점에 대해서 결국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개인이라고 말한다.
빠르고 편하고 정확한 것도 좋지만, 그 기술을 너무 믿었을 때 생길 부작용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단순히 효율성과 편리함을 위주로 인간을 기계가 대체했을 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러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책이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금융 환경은 지금과 너무나 다른 양상일 것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