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하나로 시작한 기업이 어떻게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을까?
밥 랭거트 지음, 이지민 옮김 / 성안당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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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맥도날드 기업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아는 맥도날드 기업의 성장 스토리가 아닌 사회적 기업으로서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닌 사랑받는 기업 맥도날드를 다룬다. 영어 제목으로는 《Inside McDonald’s Sustainability Journey》다. 즉, ‘맥도날드 기업의 지속가능한 여행’을 말한다. 


 맥도날드에서 근무했던 저자 밥 랭거트는 25년 넘게 맥도날드에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노력했다. 그가 경험했고, 앞으로 바라보는 맥도날드의 모습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다루었다. 


 전 세계에서 맥도날드의 위용은 대단하다. 1955년 창업자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사업 권리를 받은 후 지난 60여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그것은 맥도날드의 문화 덕분이다. ‘품질, 서비스, 청결, 가치’(QSC & V)를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에 다른 햄버거 가게와 차별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창업 이후 사회적 요구에는 비교적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수익을 내는 것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사실 맥도날드 기업은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쏟아내고, 이와 더불어 음식물 쓰레기, 햄버거 용기와 같은 쓰레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시민 단체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1980년대 중반이 되자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더 커져갔다. 기업이 단순히 돈만 많이 벌고, 일자리 창출만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서문에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하며, 사회 공헌에 힘써야 한다.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 공급이 사업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대표적인 기업들도 이러한 사회적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 사용도 확대되고 있고, 우리에게 중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열대우림도 보호하려고 논의 중이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무시되었던 동물들의 권리도 존중해야할 때가 됐다. 그들도 이 땅의 같은 생명체인데 인간의 욕구(식욕)를 위해서 너무나 잔인하게 학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이 제공해주는 단백질은 인간의 성장을 위해서 소중하다. 적어도 동물이 덜 스트레스를 받고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 동물보호주의자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서 맥도날드는 각종 환경 단체등과 제휴를 맺고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참여하고 있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이제 기업은 더 이상 수동적인 자세로 CSR을 하면 안 되고, 이를 사업의 중심에 둬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창업하고 나서 30년이 지난 후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 본격화된 것이다. 


 맥도날드 기업이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는 바로 쓰레기였다. 앞서 언급한 햄버거 용기를 그동안 PSF(Polystyrene Foam, 발포폴리스타이렌)로 사용했는데, 1980년대 말 환경운동가들이 이를 유해한 쓰레기로 정의하고 반대했다. 사실 과학적 실험 등을 통해서 스티로폼 용기인 PSF를 쓰나 종이 용기를 쓰나 오래된 쓰레기로 남는 것은 동일했다. 그래서 맥도날드 미국 CEO는 우선 PSF를 재활용하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사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팩트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이었다. PSF가 정말로 해롭다는 것보다는 맥도날드에서 얼마나 소비자의 건강과 마음을 이해해주느냐가 중요했다. 결국 맥도날드는 1990년 11월 1일부터 PSF 포장 용기를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맥도날드 임원이었던 야스트로의 말을 인용했다. 


 사람들은 가슴으로 생각하지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 p50 


 기업 마케팅의 핵심은 바로 회사의 정체성과 이미지다. 맥도날드는 가족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어야 한다. 빠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를 버리는 순간 다른 프랜차이즈와 큰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맥도날드는 NGO인 EDF(환경단체)와 적극적으로 협업해서 환경오염을 줄일 방법을 같이 연구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치부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이를 통해서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동물 복지도 마찬가지다. 이를 보다 심각하게 다뤄야했다. 대표적인 외식업체인 맥도날드는 이에 대해서 자문위원회를 설치해서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은 닭들에게 좀 더 여유 있는 공간을 주기로 한 것이고, 닭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비용도 지불했다. 닭 공급 업체들은 처음에 반발했지만 맥도날드가 움직이자 버거 킹 등 다른 외식업체도 맥도날드의 결정을 지지하고 따랐다. 아무리 식용으로 키우는 닭이지만 평생을 닭장에서 날개 짓 한 번 못하고, 주위 닭들의 오물을 뒤집어쓴다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참고로 맥도날드는 2025년까지 닭장에서 키운 닭은 쓰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로 인식되면서 맥도날드는 정크 푸드를 만드는 업체로 비난받았다. 저자는 이를 ‘10년간의 암흑기’라고 묘사할 정도였다. 특히 맥도날드에서 제공하는 해피 밀은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서 맥도날드는 과일을 포함시키고, 프렌치프라이 양을 줄이면서 전체 칼로리 양을 20% 정도 감소시켰다. 


 이 책을 읽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제적 대응’이었다. 이전에 맥도날드는 환경단체나 동물애호가들에게 공격을 당하면 이에 대해서 대응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내부적으로 AIM(Anticipatory Issues Management)이라는 예상 사안 관리 툴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서 미리 문제를 예상하고, 이슈가 되기 전에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우리는 보통 문제가 발생하면 덮어두려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물론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 전이면 더욱 바람직하다. 


 이제 맥도날드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세우고 수행 중이다. 예를 들어서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 감축, 맥딜리버리 바이크를 친환경 전기 바이크로, 매년 발생하는 3,500톤의 폐식용유를 친환경 바이오 디젤 원료로 재활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이슈는 맥도날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단순한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 모든 기업에 주어진 숙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웠다. 이 책의 저자가 이러한 활동을 직접 했기 때문에 맥도날드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극복사례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많은 기업인들이 읽어야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위해서다.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활동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 기업에게도 필요한 자세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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