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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길을 찾다 - 한.중학계의 시각
이희옥.수창허 엮음 / 책과함께 / 2021년 7월
평점 :
소위 ‘선진국’은 어떤 국가인가? 경제, 정치, 사회, 문화가 발전한 서구민주주의 국가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유가 없더라도 경제가 발전해서 국민들이 배부르게 먹고 사는 것이 선진국인가? 각종 사전에도 ‘선진국’의 개념이 애매하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후진국,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은 선진국을 동경한다. 이들처럼 경제, 정치, 사회, 문화의 발전을 이루어서 선진국이 되고 싶어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기존 선진국들이 만든 그들만의 리그가 있고,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자본주의의 한계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앞으로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한국과 중국의 학자들이 중국의 길, 미래를 논하는 내용을 다룬다. 책의 구조가 독특하다. 앞에는 한글, 뒤에는 중국어로 되어있어서 한국인, 중국인 모두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는 중국이라는 하나의 나라에 의존한다. 역사적으로도 애증의 관계이지만, 지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단순히 감정적으로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35년간의 일제강점기를 경험하게 한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중국이 발톱을 드러내면서 주변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 책에서 중국의 학자들은 이를 정책의 일관성이라고 말한다. 모든 정책을 ‘인민을 위한 것’이고, ‘주변국의 평화’를 위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공산당이 평화, 해방, 독립을 쟁취하고 평화 공존의 새로운 국제관계를 건설하는 각 단계는 사실 일관성을 갖는다. 이런 논리로 본다면, 중국공산당은 줄곧 세계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온 셈이다.” - p38, 중국 수창허 푸단대학교 국제관계 및 공공사무학원 원장
만약, 6.25 전쟁 때 중국의 참전을 이야기한다면, 이는 ‘해방전쟁’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것이 중국의 논리다.
중국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서구의 선진국 대부분은 식민지 전쟁으로 수많은 국가를 침탈했다. 그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부유한 국가가 된 것도 맞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식민침탈을 안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은 보다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일대일로라는 정책으로 ‘서부’로 진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잇는 교류의 경제벨트이고, 포괄하는 나라만 62개국, 추진 기간만 150년에 달한다고 한다. 비록 예전의 서구열강처럼 대놓고 무력으로 침략을 안 하고, 협력을 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군사적 거점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에 대해서 인도는 반대하고, 스리랑카, 태국도 중국이 주도하는 인프라 건설 사업을 중단시켰다.
이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는 것이 중국 기업, 중국 인력이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해당 국가에 돈을 빌려주고, 중국 기업이 그 돈을 받아서 건설을 한다. 그 국가는 중국 정부에 부채만 지고, 중국 기업은 돈을 버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학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이 과거의 대국들처럼 대외적 확장을 위한 침략과 식민침탈의 길을 걸어왔다면 이는 동아시아와 세계 모두에 비극적인 일이다.” - p50, 중국 수창허 푸단대학교 국제관계 및 공공사무학원 원장
“1978년 개혁개방을 한 이래 중국 지도층의 정책결정에 큰 오류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늘날 세계를 통틀어 이러한 국가는 극히 드물다.” - p72, 중국 류제쥔 푸단대학교 국제관계 및 공공사무하구언 교수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학자들의 시각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학자들의 글을 읽으면, 꽤 균형감각을 갖고 이야기하는데 중국학자들은 자신의 사회주의체제, 민족주의가 맞고, 옳다고 주장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정치는 비록 민주화 측면에서 큰 변화는 없었지만, 당 지도이념의 변화, 국가 통치체계의 합리화, 엘리트 정치의 규범화 등의 측면에서는 상당한 변화와 개혁이 진행되었다.” - p78 이문기, 세종대학교 중국통상학과 교수
물론 사회주의 체제의 장점도 많다.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위기에 강하다. 금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각국의 대처 방법을 잘 봤을 것이다. 중국은 초기에 사건을 은폐하려고 해서 문제가 됐으나, 중반 이후에는 통제가 제대로 되어서 잘 극복했다.
반면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믿는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위기에 약한 면을 보였다. 심지어 백신이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률이 62%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나는 괜찮지만, 남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민주주의의 한계를 목도했지만, 그래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주의보다는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다. 우방국인 미국, 그리고 경제적으로 단단하게 연결된 중국, 즉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동네북,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되었다.
이에 대한 확실한 대안은 없지만, 결국 ‘유연한 정책’이 답인 것 같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여기에 붙었다, 저기에 붙었다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가치를 우선으로 두고 있다. 중국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무역의존도는 지속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한국 외교의 미래는 결국 사안을 얼마나 잘게 쪼개 조합해 패키지딜을 만들면서 미중 전략경쟁에서 선택을 강요당하지 않고 능동적이고 유연한 정책을 전개하는가에 달려 있다.” - p30, 한국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소장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한류가 위기를 겪었을 때,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으로 진출하여 성공한 한류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은 늘 인지해야 한다.
중국이 말하는 이상적인 사회국가는 지지하지만, 그로인해 희생되는 개인의 자유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홍콩, 신장, 티베트 등 다수의 인민을 위해서, 소수의 인민이 희생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
- 한 줄 요약 : ‘중국의 길’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학자 의견을 들을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중국이 민족주의를 버리고, 진정으로 다른 국가와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주변국의 원성을 듣는 것 같다. 진정한 ‘중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협력과 평화 유지가 우선이다. 그래야 중국의 길을 찾을 수 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