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이주, 생존 -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인류는 끊임없이 이동한다
소니아 샤 지음, 성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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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동한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태어난 국가 밖에서 살고 있다.” - p27


 마치 동물과 식물이 자신의 서식지를 찾아서 이동하는 것처럼, 인류도 이동한다. 동식물은 자연환경이나 생태계의 변화가 주요 이유겠지만, 사람은 다르다. 물론 자연재해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정치, 사회적 이슈 등 보다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다. 

 참고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홍수, 폭풍, 지진 같은 이유로 매년 2,600만 명이 이동을 했다고 한다. 특히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구촌에서 발생하는 각종 재해도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는 더 심해질 수 있다. 2015년에는 정치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이유로 무려 1,500만 명 이상이 자신의 터전을 떠났다. 


 “2045년이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사막지대가 더 넓어져 6천만 명이 거주지를 떠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100년이면 해수면 상승으로 1억 8천만 명이 추가로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 p27 


 동식물이 이동할 때는 기존에 서식하던 존재와 큰 마찰이 없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이민자가 늘어날수록 거주민들은 자신의 생계에 영향을 받거나, 질서와 안전에도 위협을 받는다고 여긴다. 그래서 어떤 나라에서는 이민을 그다지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또 어떤 나라는 이민자 수용이 필요하다. 


 특히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서 인구가 줄어드는 국가에는 외부의 수혈이 필요하다. 인구가 줄어들면 젊은 층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지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금을 제대로 못 걷는다면, 사회 인프라나 복지 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출산율을 올릴 수 없다면, 이민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사회 인식이다. 다른 문화와 사상을 갖고 있는 민족을 받아들이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갈등이 생겨난다. 누군가는 이들에 대한 편견으로 거짓 루머를 양산하기도 한다. 특히 이민자가 기존의 생업에 종사한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면 더욱 그렇다. 


 2015년에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의 지역에서 약 100만 명 이상이 유럽으로 향했다. 주로 독일이 목적지였다. 비록 유럽의 인구는 5억 명이었지만,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또한 이 시기에 반이주 정치인들이 득세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했다. 

 특히 2016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을 건설하자”라고 연호하며, 멕시코에서 넘어온 자들을 범죄자로 치부했다. 당연히 많은 미국인들이 이들에 대해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민자의 나라로서 미국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미국 이민국은 2018년 초 이 사명을 개정하면서 그 표현을 삭제했다.” - p61 


 대신 미국 이민국은 ‘조국의 안보’를 더 중요시했다.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유럽 연합의 수장인 도날드 투크스도 “유럽으로는 오지 마시오”라고 말할 정도였다. 최근 미국의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도 “미국으로 오지 마라”라고 강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면, 정권과 상관없이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면서 수많은 잘못된 루머나 언론 보도가 이러한 편견을 더욱 부채질했다. 독일에서는 이주자 물결을 받아들인 후, 추가 범죄가 40만 2천 건이나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허가 없이 국경을 넘은 ‘범죄’였고, 정식 이주자가 온 후 범죄율은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2018년 독일의 범죄율은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잘못된 언론 보도, 부풀려진 범죄 등이 이주자들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사실 저자 자체가 이민자 출신의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 주제가 더 마음에 와 닿았을 것이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의 부모는 의사로서 미국 사회에서 부를 이뤘지만, 그녀는 늘 자신의 머리색깔과 피부 빛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뿌리가 있던 인도와는 연결고리가 끊어졌다고 느꼈다. 고국에도 속하지 못하고, 이민 2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사회에서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느낀다.


 “사람들은 수년간 내가 북미 대륙에서 공간을 점유하는 것을 비정상적인 일인 양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시각을 그저 받아들였다.” - p35


 문득 우리나라를 돌아보게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인구도 계속 감소를 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인구감소를 막아야 한다. 북한과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이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중에도 외국인이나 이민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호주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호의적이지만, 우리보다 잘 못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고 있다.


 우리도 미국이나 호주, 유럽 등 백인 국가에서 인종차별을 받는데, 우리나라도 인종차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앞으로 일본에서 큰 대지진이 오거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생계를 위해서 우리나라에 이민을 오거나, 이주자는 갈수록 늘어날 여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 그리고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인종차별을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계속 하고,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우리는 인류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 정치적, 사회적, 자연재해로 인한 이주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찾아야 한다. 단일 민족이 아니라, 다민족 국가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더 이상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수많은 이동이 다민족의 국가로 만들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인류, 이주, 생존에 대한 문제를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목숨을 건 국경 이주를 하는 수많은 이주민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안타까운 마음을 느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험한 밀림, 사막을 종단하는 이주자들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 국제사회에서는 보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루트를 찾고 있다. 


 우리는 이제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사실 준비가 되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백년 후의 한반도에는 어떤 민족이 살고 있을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이주자에 대한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 한 줄 요약 : 인류는 생존을 위해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 

 - 생각과 실행 : 수많은 이주가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 다양한 인종,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서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득권 세력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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