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생생하게 읽기 - 공자와 그 제자들이 만드는 드라마
이응구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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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는 전 세계인들이 읽었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읽을 고전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많은 지혜가 있다.《논어》의 독특한 점은 공자의 언행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들의 행동과 말도 기록을 했다는 점이다. 또한 성인이라고 불리는 공자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도 엿볼 수 있다. 그는 희로애락을 확실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누구처럼 겉으로 성인군자인 척, 고상한 척하지는 않았다. 

 

 “필자가 생각할 때 공자의 위대한 점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아는’ 한 점의 오류도 없는 성인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인간적인 면에 있다고 본다.” - p96 


 공자가 제일 강조한 사상은 바로 ‘인仁’과 ‘예(禮)’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고, 측은한 마음을 갖는 공감이 바로 ‘인’이다. ‘인’은 ‘사랑’의 마음에 기반한다.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는 행위인 것이다. ‘예’는 상대방은 존중하는 태도다. 마음뿐만 아니라, 겉으로도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예’다. 물론 노자는 이러한 예도 허례허식이라고 비판을 했지만, ‘예’는 사회적인 제도와 규율을 지지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다. 


《논어》는 보통 사람들이 읽기를 꺼린다. 왜냐하면 한자도 많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문장이 압축되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는 다양한 해설서가 나와 있기 때문에, 원문과 해설서를 같이 읽고 깊은 사유를 하다보면 그 의미가 점차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논어》에 등장하는 제자와 인간 공자를 다룬다. 제자 중에서도 핵심인물인 자로, 자공, 안연, 염유, 재아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 번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사실 《논어》에서 이들은 순서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헷갈릴 때가 있다. 제자 중에서도 비슷한 이름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논어》를 접한다면 책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모범생은 안연이다. 그는 공자의 1순위 후계자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었고, 심지어 청출어람의 고사성어가 생각날 정도로 스승을 능가하는 면도 있었다. 


 쓰임이 있으면 나아가서 배운 바를 실천하고, 쓰임이 다하면 머물러 배움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자는 나와 안연 너뿐이구나.” - p19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요절(30대 또는 40대로 추정)하고 말았다. 공자는 안연이 죽었을 때, 하늘을 향해서 탄식하며 외쳤다. 만약 안연이 오래 살았다면 공자의 사후 제자들 간에 누가 진정한 후계자인지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안연이 죽자, 공자가 말하였다.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 p95


 자로는 공자와 일곱 살 차이로 제자 중에서 나이 차이가 제일 적다. 친구 지간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의 나이 차이다. 하지만 자로는 공자를 스승으로서 공경하고, 지극히 모셨다. 그런 자로에 대해서 공자는 칭찬과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공자의 질책이 너무 심해서, 과연 자로가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자로는 맷집이 좋았고, 스승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했다. 그랬기 때문에 아무리 쓴 소리라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자로는 용맹을 좋아함이 나보다 낫지만 어디 쓸 만한 곳이 없다” - p18 


 사실 공자는 자로를 아끼고 있었고, 혹여 그의 솔직한 성격이 나중에 큰 화를 불러일으킬까봐 걱정을 했을 정도다. 불행히도 공자의 예측은 맞았다. 자로는 위나라의 벼슬자리에 있을 때, 난이 일어나자 이를 피하는 대신 반란의 주범을 벌하려 했다. 그는 곧 보복을 당해서 세상을 떠났다. 심지어 그의 사체를 젓갈로 만들어서 공자에게 보냈고, 공자는 이 충격으로 젓갈을 다시는 입에 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자로가 죽은 후 1년 뒤 공자는 세상을 떠났다. 


 자공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출세한 인물이다.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식견과 능력이 뛰어나서 부와 명예를 모두 획득했다. 하지만 그가 공자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공자는 ‘교언영색’을 경계했다. 언어 능력이 뛰어난 자공이 다소 못 마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공은 이러한 질책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학문을 닦아서 공자와 ‘도’를 논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제자 안연을 제외하고, 명석함에 있어서 자공이 2인자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더군다나 자공은 공자보다 명성을 떨치는 정치가이면서 사업가였다. 한 마디로 전국구 스타였다. 사람들은 그가 스승인 공자보다 낫다고 치켜세웠지만, 그는 늘 겸손한 자세로 이를 부인했다. 스승의 3년 상을 치른 후 또 다시 3년 상을 치르는 대단한 의리와 존경심을 보였다. 


 “자공은 끝까지 말로써, 그리고 행동으로 공자의 길을 따랐다. 자로가 공자의 영원한 동반자라고 한다면 자공은 공자의 영원한 대변인이라 할 수 있다.” - p85   

 

 안연은 공자의 분신과 다름없었다. 그는 가난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진정으로 ‘호학’의 경지에 이르러 학문을 즐겼다.《논어》에서 공자가 안연을 질책한 부분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오직 칭찬일색이다. 다른 제자들과도 곧잘 비교를 했지만, 제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안연을 믿고 따라서, 그가 요절했을 때 누구보다 화려하게 장례를 치러주려고 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제자들과 공자가 마찰을 빚었을 정도다. 이렇게 뛰어난 제자지만, 결국 안연의 말에서 공자의 훌륭한 인품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히 사람을 잘 이끌어 주시어 문(文)으로써 나를 넓혀주시고 예로써 나의 행실을 요약하게 해주셨다.” - p112 


 이렇게 훈훈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논어》에는 파문당한 제자 염유 이야기도 있다. 그는 자로와 더불어 뛰어난 군사적 재능을 보였다. 공자가 13년 떠돌이 생활을 마칠 수 있게 도와준 것도 바로 염유였다. 하지만 염유는 노나라 권세가인 계씨가문의 가신으로서 이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을 하다가 결국 파문당했다. 


이 책은 공자의 핵심제자 위주로 엮어져있어서, 이들을 통해서 공자의 사상과 생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논어》를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으면, 원문을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 줄 요약 : 공자의 자애뿐만 아니라, 안연의 성실함과 호학의 경지, 자공의 명석함과 총명함은 배울만하다. 

 - 생각과 실행 : 배운 바를 실천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어》를 곁에 두고 매일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자.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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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오가니즘 - 디지털 생태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올리버 러켓.마이클 J. 케이시 지음, 한정훈 옮김 / 책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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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 산업은 새롭고 거대한 진화론적 도약을 이룬다. 나는 그것이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만큼이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 p67 


 소셜 오가니즘은 ‘사회 유기체’를 일컫는다. 사회 유기체라는 말은 19세기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한 마디로 사회를 하나의 ‘생명체’라고 정의한 것이다. 즉 사람들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작용을 한다는 의미다. 


 저자 올리버 러켓은 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의 매력에 빠진 후 대학교에서는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디어 분야 사업을 하고, 국제 문화를 연구 중이다. 저자의 독특한 경력 때문인지 그녀는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사회 유기체’, ‘사회 생명체’에 비유했다. 


 소셜미디어는 바로 사회 유기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사람들은 서로 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등을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고 있고, 해시태그도 다양한 사회 운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BlackLiveMatter’, ‘#TakeItDown’ 등의 활동이 그러하다. 사람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해서 같이 해시태그를 남기고, 사회 운동에 동참한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확장된다. 특히 ‘BlackLiveMatter’는 작년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미 이러한 운동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급격히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각지에서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하는 방법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사업을 조직하고,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유대감을 쌓고,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영원히 바꿔 놓았다.” - p9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 폭동도 시작은 미디어를 통해서였다. 경찰의 과잉 진압이 뉴스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삽시간에 큰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폭동은 뒤늦게 일어났다. 로드니 킹의 구타 사건에 대해서 이듬해 경찰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부터다. 만약 지금같이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이라면, 실시간으로 이 과잉진압 영상이 퍼지면서 더 빨리 시위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일부 미국의 미디어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한 채, 한인사회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도록 한인과 흑인의 갈등을 편파보도하면서, 흑인들의 분노는 한인에게 향했다. 무려 90%의 한인 타운이 파괴되었다. 만약 지금이라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이러한 오해가 더 빨리 해소되지 않았을까 싶다. 


 “소셜미디어는 예기치 않은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내고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몰아치는 거대한 바다처럼 느껴진다.” - p12 


 저자는 소셜미디어에서 개인이 생성하는 텍스트, 사진, 동영상의 정보는 유기체의 세포와 같다고 비유한다. 마치 세포가 증식하고 번식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의 정보도 그렇다고 말한다. 누군가 만든 동영상은 폭발적으로 증식하고, 또 어떤 동영상은 조용히 사라지고 폐기된다. 


 마치 아메바와 같은 단일 세포 유기체가 인체와 같이 복잡한 다중세포 유기체로 진화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매우 복잡한 유기체로 진화했다.” - p26 


 소셜미디어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혼재한다. 바람직한 여론을 유도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반대로 잘못된 정보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그의 지지자들을 선동해서 미국 의회가 점령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 소셜미디어의 집단지성을 통해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풀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소셜미디어는 우리 앞에 훨씬 더 폭넓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보여준다.” - p56


 소셜미디어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다. 적어도 저자는 너무 많은 통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마치 세포가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증식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의 세상도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마치 우리 몸이 세균에 노출됨으로써 더 강해지는 것처럼, 사회 유기체가 적응하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갈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결국 소셜미디어 안에서 스스로 자정작업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 각각의 소셜미디어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는 어느 정도 검열을 하고, 스냅챗은 개인의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사라지게 함으로써 보다 자유롭게 풀어두고 있다. 


 “나는 정보에 대한 우리의 접근을 페이스북이 조작하고 통제하는 방법이 사회 유기체의 건강에 대한 위협이라고 본다.” - p85


 “21세기 미디어의 신흥 거물들도 진화의 무자비한 알고리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에 적응할 수 없다면, 그들 역시 언젠가는 공룡과 신문처럼 멸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 p95


 소셜미디어의 세상에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유명한 셀럽들의 팔로워 수는 일반인과 비할 바가 아니다. 그것은 소득으로도 연결된다. 저자는 불평등한 영향력 분포가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전 세계는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구글(유튜브), 틱톡, 스냅챗 등에 의해서 점령당한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이러한 소셜미디어가 없는 세상을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소셜미디어를 사회적 유기체로 받아들이고, 마치 생명체처럼 정보가 흐르고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인류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서 건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 한 줄 요약 : 소셜미디어는 사회적 유기체와 같이 살아있는 존재로 상호간에 영향을 주면서 번식하는 존재다. 

 - 생각과 실행 : 소셜미디어를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잘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기 보다는 도움이 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야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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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혁명이 온다 - 성과에서 가치로, 새로운 미래의 혁신적 시그널과 생존전략 ESG 혁명이 온다 1
김재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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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기상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먼저 아이들 건강을 체크하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에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그 다음은 미세먼지 확인이다. 미세먼지가 보통이거나 좋으면 다행이고, 나쁨이나 최악이면 바로 공기청정기를 튼다. 뿌연 하늘을 바라보면, 나의 마음도 흐려진다. 반면 맑은 날씨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고, 좋은 에너지를 준다. 


 이와 같이 그 어느 때보다 환경이 중요해졌다. 환경에 영향을 많이 주는 부분은 바로 탄소배출에서 나온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날수록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자동차 배기가스,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연기 등은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이상기후와 각종 재해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020년 9월에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도 그 중의 하나다. 


 “기후변화로 인해 캘리포니아가 건조해지면서 풀이나 나무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 p150 


 따라서 환경 보호를 위한 기업의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죽어가는 지구를 이제는 살려야할 때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이슈 참여도 중요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중요시한다.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기업에서도 자신들을 차별화하기 위해서 ‘가치’를 올려야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애플의 발표는 많은 시사점을 제시했다. 


 “팀 쿡의 ‘중대 발표’는 1억 달러 규모의 인종차별 방지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운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 p5 


 2021년 새해를 시작으로 애플의 자동차 사업 진출에 대한 루머가 나오면서, 관련 회사의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했다. 그때쯤 애플은 중요한 발표를 한다고 공시했고, 사람들은 당연히 자동차 사업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은 빗나갔다. ‘인종평등’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이다. 


 애플은 ESG 경영에 더 중점을 두었다. 이미 애플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앞장섰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문제 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 영역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2030년까지 부품 조달까지 포함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자리를 딴 약자다. 이제는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니라, 적극적인 환경과 사회 문제 참여와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에 투자를 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최근 기업과 언론에서는 ESG에 대해서 앞 다투어 강조하고 있다. 


 ESG는 2006년 UN이 발표한 사회책임투자원칙이 시발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영자,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익 위주로 기업을 경영하고, 투자를 했다. 그러다가 2008년 금융위기,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ESG를 주창하는 착한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 MZ 세대도 사회적 기업을 선호하면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회장 래리 핑크은 연례 서신에서 새로운 자산 운용 기준으로 ESG를 내세우며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했을 정도다. 이제 ESG를 무시한 기업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될 지경이 되었다. 심지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경영진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실제로 블랙록은 2020년 69곳의 기업과 64명의 경영진에 대해서 주총에서 반대의견을 제시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 투자기관이다. 


 “ESG 관련 투자금액은 2016년 21.4조에서 2020년에는 2배 규모인 40.5조 달러로 증가했다.” - p33 


 반면 국내는 아직 ESG 관련 투자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다. ESG 관련 투자 규모는 약 28조 원이고, 전체 운용자산 대비 ESG 투자 비중은 4.18%에 불과하다. 이 중 96% 이상이 국민연금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돈을 많이 버는 ‘결과’가 전부가 아니다. 그 ‘과정’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이러한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업체들이 소개되었다. 거대한 분식 회계로 망한 엔론 사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 호주의 광산 업체 리오 틴토는 철광석을 캐기 위해서, 4만 6000년 된 원주민 동굴을 파괴하다가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예전 같으면 그냥 조용히 사라졌을 이슈지만, 시대는 변했다. 회사의 CEO 등 경영진이 자리에서 물러나야했다. 


 그 동안 사회적 기업에 대한 필요성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등을 통해서 논의가 되었다. 다만 ESG가 다른 점은 그 동안 막연하게 느껴졌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이를 정량화해서 구체적으로 수치화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서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앞으로 고민해야할 부분은 ESG에 대한 평가기관이 많다는 것이고, 국내의 경우는 평가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표준화와 구체화가 필요하고, 한국형 ESG 평가 모델 및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2020년 지구 평균기온은 1850~1900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2도가 높아졌다. 이러한 평균 기온 상승은 대기와 해양을 변화시키고, 폭풍, 폭우, 홍수, 산불 등 각종 재해를 유발할 수 있다.

 

 ESG 기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지금까지 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무분별한 투자를 자행했고, 인류는 거기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앞으로 다음 세대, 그리고 지구에 머무를 후손들을 위해서,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사회단체, 각 개인이 모두 노력할 때다. 아직 늦지 않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 사회, 기업구조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 한 줄 요약 : 사회적 기업, 투명한 기업이 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 생각과 실행 : ESG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보다 많은 착한 기업들이 살아남았으면 한다. 기업과 국가뿐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ESG는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적어도 1회 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것이 작은 실천 방안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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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녁마다 삶의 방향을 잡는다 - 무너진 일상을 되찾는 저녁 1분 루틴
고토 하야토 지음, 김은혜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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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날개 표지에 적힌 글에 왠지 마음에 찔렸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넷플릭스를 계속 본다.” 


 나름대로 아침과 점심시간은 충실히 보내고 있다. 그런데, 늘 문제는 저녁시간이었다. 아침과 점심에 열심히 일하고, 자기계발을 하고나면 왠지 보상심리가 생긴다. 노력했으니, 저녁은 쉬어야지. 물론 이 책의 저자도 노력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을 저녁 늦게 보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그다지 개운하지 않다. 


 그것은 낮에 활발한 교감신경, 밤에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의 교차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저녁에는 나의 뇌의 스위치를 ‘오프’해야 한다.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뇌가 각성이 되면서 다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당연히 나의 뇌는 피로를 느끼고, 숙면을 제대로 취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뇌’를 쉬게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서 힐링 음악과 명상, 독서, 저녁 식사 전 목욕을 추천했다. 


 “부교감신경을 의식적으로 활성화하고자 할 때 힐링 음악이 효과적이다. 힐링 음악은 알파파를 유도하는데, 알파파에는 다양한 효과가 있다.” - p54 


 무엇보다 퇴근 후 집에 왔을 때, “다녀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휴식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손을 씻으면서 ‘거울’을 보고, 오늘 수고 많았어, 고마워 등의 말을 자신에게 한다. 특히 하루를 복기하면서, 실수나 고칠 것도 생각해보면 다음에 동일한 실수를 안 할 수 있다.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복기 과정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하루 중 ‘좋았던 일’을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실수투성이인 하루였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좋았던 일을 떠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 p23


 “매일 저녁 하루를 되돌아보며 오늘 하루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 되돌아보는 습관을 들이면, 결단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 p44


 잠자리에 들 때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몸도 힘들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다음 날로 가져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감사의 마음’과 ‘기분 좋았던 일’, 그리고 ‘내일은 좋은 하루가 될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라고 한다. 


 잠자리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가서는 안 된다. 잠자리에 가지고 가면 부정적인 잠재의식 상태에서 잠이 들기 때문에 다음 날 일어날 때도 힘들 뿐 아니라 부정적인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 p29


 “피곤에 지쳐 집에 돌아왔을 때 가만히 눈을 감고 ‘내일은 좋은 하루가 될 거야’라고 되뇌어보자. 그 말을 되뇌는 것과 동시에 좋은 하루를 보내는 나의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보자.” - p117


 다음 날을 미리 상상하고,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서 내일 중요한 회의나 약속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 행동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미리 머릿속에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실제 상황에 닥쳤을 때, 성공할 확률을 높여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잠재의식 속 성공 체험을 통해 예상 밖의 상황을 제거한다.” - p84 

 

 무엇보다 이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하루를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안 좋은 결과가 나왔더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확실히 이런 마음을 가지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결과도 편안하게 받아들이며,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어도 부정하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며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이것이 좋은 결과를 이끈다.” - p33 


 “오늘 하루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면 잠시 생각의 회로를 끊어보자. 생각을 멈추고 밤하늘을 올려다보거나, 편안한 소파에 앉아 10분간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p79


 저자는 주로 저녁에 독서를 하는데, 저녁에 독서를 하고 취침을 하면 그 내용이 자는 동안 잘 정리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공간’이나 ‘자리’를 만들라고 한다. 예를 들어서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소파 하나라도 있으면 좋다. 여기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가벼운 술을 하면서, 독서를 하거나 힐링 음악을 들으면서 최대한 긴장을 풀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이 습관이 되면, 좋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하루에 한 번은 꼭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도록 하자.” - p42


 마지막으로 잠자기 전 한 시간을 위해서, 독서를 하거나 명상을 권한다. 이렇게 긴장을 풀고, 마음을 편안히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또한 ‘감사의 말’을 한 마디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기 직전 3분 명상이다. 자연스럽게 잠들기 위해서는 활성화된 뇌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 p128 


 무사한 매일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는 잠들기 전에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고 기도한다.” - p190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이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습관이 된다면 누구보다 저녁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저녁은 다음 날 아침으로 연결되는 연결고리다. 그렇기 때문에 저녁을 잘 보내면, 다음날 아침도 그렇게 된다. 오늘부터 잠자기 전 명상, 독서를 습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나는 아침마다 삶의 감각을 깨운다》에도 관심이 간다. 


 - 한 줄 요약 : 저녁에는 나의 뇌를 쉬게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복기와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생각과 실행 : 취침 한 시간 전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독서와 음악, 명상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다음날 할 일을 미리 계획해야 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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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 읽기 쉽게 새로 편집한 자본론의 핵심이론 만화 인문학
야마가타 히로오 감수, 코야마 카리코 그림, 오상현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불편한 진실을 다룬다. 가난과 부, 빈부 격차의 심화, 분배의 문제 등. 토마 피케티가 저술한 《21세기 자본》을 만화로 재구성했다. 만화이지만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세계 각국, 200년 이상의 데이터를 15년에 걸쳐서 조사, 연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21세기 자본》을 집필했다. 그의 논쟁이 도화선이 되어서, 2011년 월스트리트에서 데모가 일어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가 주창한 r > g 라는 공식이 제일 유명하다. r은 ‘자본 수익률’이고 g는 ‘경제 성장률’이다. 즉, 노동자가 아무리 생산성을 높여도 자본이 증식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주창한다. 


 “과거에 축적된 부는 노동으로 얻은 부보다 성장이 빠르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부유층이 점점 부자가 된다.” - p35 


 순수하고 안전한 경쟁은 부등식 r > g를 바꿀 수 없다. 이것은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하여 생긴 일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 p157 


 부자는 이미 축적한 부를 토대로 재투자하면서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데, 누적된 부가 계속 불어나기 때문에 일반 노동자가 뼈가 빠지게 일해도 자본의 증식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1980년경부터 2010년에 걸쳐서 상위 1%의 소득 점유율은 9%에서 20%로 상승했다. (중략) 슈퍼 부자의 대부분은 기업의 최고경영자이다.” - p123


 이러한 경향은 선진국에서 더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은 인구증가율이 갈수록 하락하기 때문에 상속을 통해서 부를 세습화하는 경향이 커졌다. 예전에 형제가 많을 때는 부모가 이룬 부를 골고루 나눴으나, 이제는 한, 두 명에게 물려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부모, 조부모의 재산을 몇 안 되는 자식이나 손자, 손녀들이 물려받는 경향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부의 독점이 심해질수록 교육의 질도 차이가 나고, 부자의 자녀들은 좋은 교육을 받아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그렇지 않은 자녀들은 힘겨운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개천에 용 난다’는 말은 점차 전설이 된다.   


 r > g 개념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자본/소득 비율이다. 선진국일수록 자본의 축적이 커지기 때문에 자본/소득 비율이 높아진다. 현재 선진국에서 이 비율은 대략 5~6 정도다. 즉 평균 소득대비 자본의 축적이 6배 정도 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서 연간 소득이 5천만 원 정도 된다면, 자본은 3억 원 정도 된다. 자본에서 부동산 비율이 대략 절반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선진국의 과거 200년 동안의 평균 성장률은 1.6%(실질 성장률 기준)이었고, 그 절반인 0.8%는 인구 증가 덕분이었다고 한다. 앞으로 인구 감소를 고려할 때, 저성장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축적한 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경제 성장률이 낮으면 자본/소득 비율이 상승하고 과거 축적(자본)의 존재감이 높아진다. 자본이 증대하면서 자본 수익률은 하락하지 않을 경우 소득 전체에 있어서 자본소득의 비율은 점점 상승한다. (중략) 부유층은 자본으로부터 얻어지는 소득을 재투자로 돌릴 뿐이며, 경제 성장을 웃도는 소득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 p102


 결국 이러한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그 격차를 줄이거나 정당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것은 소득 상승에 따른 세금을 늘리는 누진세뿐만 아니라, 소외된 계층에 대한 교육 기회 확대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격차 규모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격차가 정당화될 수 있느냐고 하는 점이다.” - p108 


 이 책의 만화에 등장하는 히카리라는 주인공은 가난한 직장인인데, 임금체불로 인해서 퇴사한다. 다양한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면서 자격증 시험을 대비할지, 아니면 다른 차별점이 있는지 고민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새인 ‘문조’ 카페를 열어서 창업한다. 그녀는 ‘문조’를 몇 년 동안 보살피면서 깨달은 ‘기술’을 레버리지 삼아서 창업을 했던 것이다. 


 “장기적 안목으로 보아 임금을 올리고 임금 격차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교육과 기술에 대한 투자다.” - p118 


 피케티의 이론에 따르면, 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진다. 18~19세기 유럽에서 상위 10%가 대부분의 부를 독식했다면, 21세기 초에는 약 90%를 소유했다. 미국은 1910년대에는 상위 10%가 80%의 자본을 소유했다. 그러다가 세계 제1차,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부자들이 소유한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고, 이들이 소유한 건물, 상품 등이 파괴되면서 격차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부의 쏠림 현상은 다시 19세기 수준까지 이를 것이고, 현재는 그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 p128 


 18~19세기에 경제 성장률(g)은 1% 미만이지만, 자본 수익률(r)은 4~5%로 안정적이었다. 물론 현재는 예금 금리가 1%를 밑 돌기 때문에 당시와는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본 수익률을 4~5%로 늘리기가 만만치 않다. 


 이는 자본 수익률 격차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피케티는 지적한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중산층이 다른 금융 상품에 투자를 해서 매년 4~5%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주식 투자나 다른 금융 상품을 통해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상류층은 부동산, 각종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서 몇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아무래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정보의 ‘질’이 틀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으로 따지면 자본 수익률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 등, 투자 규모가 큰 대학일수록 수익률이 높다. 그 이유는 밑천이 크면 투자 상담 고문 등 전문가를 고용해서 고도로 자산 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43


 토마 피케티는 빈부 격차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는 힘은 존재하지 않고 단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다만, 이를 그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 상속세, 인플레, 누진소득세, 기술 보급과 기능 향상(=교육), 자산 접수와 국유화, 사회보장 등의 이동 등 다양한 솔루션 제시한다. 적어도 상속세, 누진소득세는 이미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전 세계적 자산의 누진과세를 주장했지만, 이는 피케티도 공상적인 이론에 불과하다고 인정할 정도다. 


 이상적인 장치는 세계적 누진과세이며, 이를 지극히 높은 수준의 국제 금융의 투명성과 함께해야 한다.” - p158 


 작년 하반기부터 주식 시장이 활황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빚을 내서 투자를 하고 있다. 왜냐하면 주식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을 듣고, 나도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다. 노동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기에 자본(부동산)의 가치 상승이 너무 빨리 이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부자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고, 중산층과 그 이하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과연 어느 정도 가능할지 미지수다. 이미 부를 이룬 사람들은 기득권이고, 기득권의 자녀들이 또 기득권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r (자본수익률) > g (경제성장률)라는 불편한 진실을 눈으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이 경제학자는 과거 200년 이상의 데이터로 이를 수치화해서 증명했다. 이 책의 원본을 읽기 전에 ‘만화로 읽는’ 《21세기 자본》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이다. 


 물론 그의 이론에 대해서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본 증대에는 부동산이 포함되어있는데,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면 상류층뿐만 아니라 서민층도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인적 자본을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어떤 경제학자는 자본 증가의 요인이 인적 자본에 의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이론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 줄 요약 : r (자본수익률) > g (경제성장률), 돈은 돈을 부른다. 

 - 생각과 실행 : 아무리 노력해도 자본이 많은 사람을 능가할 수는 없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불평하기 보다는 나만의 투자 방식을 세워서 자본을 늘려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를 이해하고, 재테크에 대한 노하우도 늘려야겠다. 또한 가장 기본이 되는 재테크는 바로 나의 ‘교육’에 대한 투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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